[마켓PRO] 슈퍼엘니뇨 전망에…농산물 ETF '깜짝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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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트렌드


올해 여름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곡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들의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당초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예상에 가격 하락세를 보이던 곡물가는 이상 기후가 감지되자 반등세로 돌아서고 있다.

콩·밀 관련 ETP 가격 반등

8일 코스콤에 따르면 국제 콩가격과 연동된 'KODEX 콩선물(H)' ETF는 지난 1주일 사이 3.09% 상승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올해 초대비 12.9% 하락하며 계단식 하락을 보였지만, 이달 들어 급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콩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인 신한 '콩선물 ETN(H)'과 '하나 레버리지 콩 선물 ETN(H)'는 각각 3.15%, 6.61% 상승했다.

밀에 투자하는 상품도 비슷한 가격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올해초 대비 25% 이상 떨어졌던 '대신 밀 선물 ETN(H)'은 이달 들어 하락세를 멈췄다. 지난 1주일 사이 2.19% 상승했다.

여러 곡물에 함께 투자하는 'KODEX 3대 농산물 선물(H)' ETF와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 ETF는 이 기간 각각 1.57%, 1.07% 올랐다.

"슈퍼 엘니뇨 발생가능성 80~90%"

지난달 미국 해양 대기청(NOAA) 등 국제 기후기관들이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매우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발생 확률은 높아지고 있다. NOAA가 예측하는 엘니뇨 발생 가능성은 80~90%에 달한다.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2도 이상 올라가는 상황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슈퍼엘니뇨가 발생하면 인도, 호주, 동남아, 남미 등의 곡물 생산량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슈퍼엘니뇨는 높은 확률로 폭염, 폭우, 태풍 등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태풍 피해와 관련한 보험 상품을 파는 미국 주요 보험 회사들은 이미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의 댐이 폭파됐다는 소식도 곡물가격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러시아군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우카 댐은 지난 6일 폭파됐다. 카호우카 댐을 이용하던 드니프로 강변 생산 작물의 손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세계 최대 곡창지대 중 한곳인 우크라이나의 농산물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식품기업 주가 희비 갈릴것"

식품기업들의 주가도 슈퍼엘니뇨에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곡물가 상승으로 원료비가 올라가면 대부분의 식품 기업들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비용 상승을 가격으로 전가시킬 수 있는 기업이나,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정크 푸드 등의 판매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오히려 유리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식품 기업중에서는 농심이나 오리온 등이 이러한 기업으로 꼽힌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슈퍼 엘니뇨가 발생하더라도 수요가 덜 위축될 수 있는 품목을 영위하는 기업에는 기회 요인이 많을 것"이라며 "농심과 오리온에 대해서는 톱픽(TOP PICK) 의견"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