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26일)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모두 최소 1%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S&P500지수는 지난 8월 19일 이후 처음으로 4200선 위에서 마감했지요.
30일(미 동부시간) 아침만 해도 이런 열기는 이어졌습니다. 엔비디아는 개장과 함께 최대 7% 급등하면서 1조 달러 고지에 등극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주말 새 부채한도 합의안을 도출한 것도 위험 선호 심리를 지원했습니다. 채무불이행 불안에 지난주 급등했던 국채 금리는 하락해 주가를 뒷받침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밝힌 X-date(재무부 자금이 소진되는 날) 직전인 다가오는 주말까지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시장은 조금씩 힘을 잃었습니다. S&P500 지수는 오후 1시 반이 넘자 보합 선을 오르내렸습니다. 결국, 다우는 0.15% 내렸고 S&P500 지수는 0.00% 보합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0.32% 올랐습니다.
먼저 부채한도 합의안의 의회 통과를 둘러싼 진통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공화당 내 극우파인 프리덤 코커스는 오늘 정오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 방침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프리덤 코커스의 의장인 스콧 페리 하원의원은 "합의안은 완전한 실패다. 통과를 저지하고 끝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라면서 매카시 의장이 통과를 밀어붙이면 불신임에 나서겠다고 시사했습니다. 칩 로이 의원도 "어떤 공화당원도 이 합의안에 찬성해선 안 된다. 부채한도 4조 달러를 올려주고 받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프리덤 코커스는 40여 명의 의원이 소속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후 3시엔 하원 운영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이를 전후해 S&P500 지수는 보합 선에서 머물렀습니다. 공화당 9명, 민주당 4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에서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도 일부 제기된 탓입니다. (오후 6시 기준 운영위 통과 가능성은 큰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는 그만큼 합의된 연방정부 지출 감소 폭이 다소 온건하다는 얘기입니다. 합의안은 2025년 1월까지 약 2년간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대신 2024 회계연도 지출(비국방 재량 예산)은 동결하고 2025년 예산은 최대 1%만 증액하기로 했습니다. 의회예산국(CBO) 예비 추정에 따르면 이 법안이 6년간 유지되면 연방정부 지출을 2조1000억 달러 줄입니다. 예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소셜시큐리티 등은 건드리지 않은 탓입니다.
이는 이번 합의가 시장 환영을 받은 핵심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은 이 합의에 따른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감소 폭이 0.1~0.2%에 그칠 것으로 봅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발표된 합의안이 법률화되면 이에 따른 지출 감소는 거시 전망을 크게 바꿀 게임 체인저처럼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합의안이 미칠 거시경제적 여파는 거의 없다. 향후 2개 회계연도 동안 본질적으로 비국방 재량 지출은 거의 바뀌지 않고 유지된다. 이는 GDP 예측치를 0.1% 이상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원은 이르면 수요일 밤에 투표할 것으로 예상되며, 상원의 투표가 뒤따를 것입니다. 월가에선 합의안이 통과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습니다. 지금 좌초되면 공화당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쓸 것이고, 내년 대선 승리 확률도 떨어질 것입니다. 에버코어ISI는 "실패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 법안이 이번 주 의회를 통과하고 X-date 이전에 법에 서명될 것으로 예싱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핌코는 "양당에서 모두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 법안은 하원과 상원을 통과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주 월요일 X-date 전이나 그날 대통령이 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X-date 다음날인 6월 6일 만기 국채의 수익률은 오늘 정점에서 1.5%포인트나 떨어졌습니다.
부채한도 이슈가 해결된다고 걸림돌이 모두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두 가지 역풍이 예상됩니다. 먼저 부채한도가 높아지면 재무부가 국채를 대량으로 발행해 유동성을 빨아들이고, 이는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현재 미 중앙은행(Fed) 내 재무부 일반 계좌(TGA)의 잔액은 390억 달러인데, 재무부는 이를 연말까지 6000억 달러로 높여놓을 계획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재무부가 부채한도 통과 즉시 금세 1조 달러 규모의 국채를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매크로 컴패스의 알폰소 페카티엘로 설립자는 "재무부는 TGA 잔액을 높이기 위해 채권을 발행해 금융시스템에서 유동성'을 빼내야 한다. 정부의 적자 지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채권을 찍을 때는 (돈을 바로 쓰기 때문에) 은행 준비금이 감소하지 않는다. 하지만 TGA에 쌓아놓으려고 채권을 발행하면 은행 준비금은 감소한다. 줄어든 준비금은 은행이 더 방어적 투자를 하도록 하고 시장에 더 적은 유동성을 공급하도록 만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번째, 부채한도 문제 해결은 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데 걸림돌이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느려지고, 소비가 강하게 이어지면서 Fed가 6월에 금리를 높일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발표됐던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줬지요. Fed가 주시하는 근원 물가는 전월 대비 0.4% 상승했고 전년 대비로 4.7% 올라 예상치인 0.3%, 4.6%보다 높았습니다. 4월 개인소비도 0.8%나 증가해 예상 0.5%를 크게 상회했죠.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은행 총재는 오늘 "(데이터에서) 실제 수요가 줄어들고 있고 그것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시작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싶다. 내가 보기에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은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오후 3시 기준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의 6월 금리 동결 확률은 31.2%에 그쳤습니다. 일주일 전 71.9%에서 크게 떨어진 것입니다. 대신 25bp 인상 확률이 68.8%까지 높아졌습니다. 부채한도 해결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오늘 국채 금리는 2년물, 10년물 모두 12bp씩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통화정책을 반영하는 달러 가치는 높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오늘 104.06을 기록해 0.13% 내렸지만, 여전히 2개월 내 최고치에 가깝습니다.
ING는 "부채한도 합의안 도출로 국채 금리가 약간 하락했지만 외환 시장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부채한도가 해결되면 외환 시장의 관심은 경직적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 대응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강력한 소비가 인플레이션을 너무 높게 유지시키고 있다. Fed의 매파는 점점 더 우위를 점할 것이며 부채한도 드라마가 순조롭게 해결되고 오는 금요일 5월 고용이 뜨겁게 나온다면 6월 기준금리 인상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부에선 6월에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7월에 다시 올리는 '퐁당퐁당' 인상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Fed가 금리를 인상하려면 ① 강력한 데이터 ② 부채한도 증액 ③ 지역은행 혼란 완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이들 조건이 확인되면 Fed가 만약 6월에는 인상을 건너뛴다고 해도 7월에 올릴 수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시장 관심은 2일 발표될 5월 고용보고서에 쏠리고 있습니다. 월가 콘센서스는 신규고용을 18만 개 수준으로 예상합니다. 4월 25만3000개보다 줄어드는 것이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는 수준인 10만 개 이하보다 많습니다. 웰스파고는 "지난 한 달 동안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대부분 횡보했으며, 이는 5월 한 달 동안 실업률이 가속화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노동 수요는 완화 조짐을 보이지 있지만, 여전히 견고한 고용 증가를 뒷받침할 만큼 충분히 강하다. 우리는 5월 비농업 고용이 20만 개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내일 아침엔 노동부가 4월 구인 이직 보고서(JOLTS)를 내놓는데요. 이를 보면 노동 수요가 얼마나 줄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컨센서스는 3월 959만 개보다 소폭 감소한 4월 937만 개입니다.
오늘 나온 경제 데이터도 그리 나쁘진 않았습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3월 주택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4% 올랐습니다. 전월에 0.7% 오른 후 또다시 오른 것입니다. 지난 2월에 8개월 만에 반등한 주택 가격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죠. 작년 동기 대비로는 0.7% 올랐습니다. S&P 다우존스지수는 "두 달의 상승세로 확실한 회복이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작년 여름 시작된 주택 가격 내림세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왔다는 점을 시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5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2.3으로 전월 103.7보다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예상치인 99.0보다는 훨씬 높았습니다. 콘퍼런스보드 측은 "현재 고용 조건에 대한 평가에서 가장 심각한 악화를 보였다. 소비자들은 또 미래의 비즈니스 조건에 대해 더 비관적으로 되었다. 그러나 향후 6개월 동안 고용과 수입에 대한 기대치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거시경제와 Fed를 둘러싼 예측에는 일부 불안감이 있지만, 뉴욕 증시에는 버팀목이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열풍입니다. 엔비디아 주가는 개장 직후 7% 이상 오른 419.38달러까지 급등해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했지만 이를 유지하진 못했습니다. 결국, 2.99% 오른 401.11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종가 기준 시총은 9919억 달러입니다.
주가는 올해 들어 180% 급등했습니다. 특히 지난 25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다음 분기(5∼7월) 매출이 AI 붐에 힘입어 월가 전망치를 50% 상회하리라 전망한 뒤 질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기에 너무 올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캐시 우드는 어제 트위터를 통해 "엔비디아를 2014년부터 최고의 AI 주식이라고 분석해왔다. 엔비디아가 계속해서 AI 시대를 주도할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올해 예상 매출의 25배에 거래되는 주가는 곡선을 너무 앞서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우드의 아크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3월에만 해도 엔비디아 주식 230만 주 이상을 보유했지만, 올해 1월 3만7000주에 불과했고 그것도 다 팔았습니다. 현재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에 포함된 반도체 경쟁사들은 올해 매출의 6배,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12배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리트홀츠 자산운용의 조시 브라운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출연해 보유한 엔비디아 주식의 25%를 오늘 매도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2015년 처음 엔비디아 주식을 샀는데 주당 20달러대로 기억한다. 수익률이 1000%를 넘는다. 여전히 그들이 세계 최고의 기술회사라고 생각한다. 오늘 아침 엔비디아 주식은 상대강도지수(RSI) 86을 기록했는데, 닷컴버블 때 최고 RSI가 81이었다. RSI가 이런 수준이 된 뒤 3개월, 6개월, 1년 수익률은 거의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기본적으로 엔비디아는 세계 최고의 주식이지만, 주가가 50일 이동평균선보다 46% 높은 데까지 올라갔다. 주식 역사상 역대 6번째로 높은 수치다. 역사적으로 과매수 된 수준에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습니다. RSI는 매수와 매도 강도를 따져 산출하는 기술적 지표인데, 매수 주문만 있고 매도가 없으면 100입니다.
물론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토니 파스쿼릴로 글로벌 헤지펀드 담당은 "지금의 AI 투자 붐은 암호화폐 붐보다는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 때를 떠올리게 한다. 주가의 움직임이 조금 지나쳤을 수 있지만 이런 종류의 움직임은 통상적으로 그렇다. 나는 확실히 지금 달리는 화물차 앞을 막아서지는 않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시장 향방을 둘러싼 논란도 심화하고 있습니다. 부채한도 이슈가 해결 가닥을 잡았고, AI 열풍이 지속하면서 낙관론이 일부 커지고 있습니다.
비관론을 유지하던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주 "올해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 EPS가 기존 추정치 200달러보다 높은 215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올해 말 S&P500 지수 목표치를 4000에서 4300으로 높였습니다. 씨티도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등급을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었죠. 오늘은 RBC에서 올해 EPS 추정치가 200달러에서 213달러로 높였다며 S&P500 지수 목표치를 4100에서 4250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4400~46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오늘은 업종 비중을 조정했습니다. 정보기술(IT) 업종을 비중축소에서 시장 비중(중립)으로 높인 대신, 헬스케어와 통신서비스를 비중 확대에서 축소로 내렸고, 필수 소비재는 비중 확대에서 시장 비중으로 낮췄습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대표는 "시장이 놀라울 정도로 탄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경제가 놀라울 정도로 탄력적이었기 때문이다. Fed가 강하게 긴축했지만 그런데도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매우 강력한 충격 흡수 장치들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충격 흡수 장치로 ① 부양적 재정정책과 (은행 혼란에 따른) 통화정책 지원, 늘어난 유동성 ② 강한 노동시장 ③ 베이비붐 세대의 누적된 부와 이어지는 소비 ④인프라 투자 증가 ⑤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실질 소득 증가 ⑥ AI 등에 따른 생산성 향상 ⑦ 여전히 쌓여있는 잉여저축 ⑧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한 강력한 은행 시스템 등 여덟 가지를 들었습니다. 그는 "Fed의 긴축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은행 위기는 우리가 제약적 환경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제롬 파월 의장도 우리가 제약적 영역에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Fed가 원하는 것은 기준금리를 제약적으로 만들고 그걸 유지하는 것이다. 그들은 뭔가 심각하게 무너지고 나서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을 때까지 계속 올리고 싶지 않다. Fed가 원하는 곳에 있고 여기에서 그것을 유지하리라 생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강세장이 이어지기 어렵다는 주장도 많습니다. 엔비디아 등 기술주 홀로 상승세를 지속해 시장의 폭이 너무 좁다는 게 대표적입니다. 미즈호의 경우 S&P500 종목 중 지수보다 수익률이 높은 주식이 20%에 그쳐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전 이후 최악의 상황이고, 나스닥 100지수 대비 러셀2000 지수의 스프레드도 1999~2000년 닷컴버블 붕괴 직전 수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UBS는 "S&P500 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 18.5배는 지난 10년 평균보다 프리미엄이 14%나 많은 것으로 주식의 단기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다. 또 S&P500 지수는 연초 대비 9.5% 상승했지만, 초대형주의 영향을 없앤 동일 가중치 기준 지수는 오히려 0.4% 하락했다"라면서 "역사적으로 편협한 시장 리더십은 더 긴 상승세의 시작이 아니라 후기 강세장의 특징이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UBS 글로벌자산관리의 솔리타 마르셀리 미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부채한도 해결 가능성이 위험 심리에 긍정적이고 단기적으로 주식을 지지할 수 있지만, 여전히 거시적 도전 속에서 광범위한 미국 주식에 대한 위험-보상 균형이 여전히 불리하다고 생각한다"라며 ① Fed의 다음 움직임이 뭔지 확실하지 않다 ② 부채한도 합의는 경제 성장에 역풍을 더할 수 있다 ③ 주가 밸류에이션은 너무 높고 유난히 랠리의 폭이 좁다 등 세 가지 위험을 지적했습니다.
BCA리서치는 "일반적으로 폭이 좁은 랠리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몇 가지 예외가 있다. 한 사례가 2020년 랠리다.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발표된 2020년 11월 초까지 S&P500 랠리는 그다지 넓지 않았다(현재만큼 좁지는 않았다). 그러나 백신 발표 이후 랠리는 확대되면서 지속하였다. 이런 점에서 중대한 긍정적인 체제 변화가 없다면 S&P500 반등의 지속 가능성은 의심스럽다. 랠리 확대를 정당화할 변화는 무엇일까? AI가 전반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는 주요 거시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하락하고 기업 마진은 확대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매우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다음 몇 분기 안에 일어날 것인지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긍정적 생산성 충격을 제외한다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이익 성장은 조만간 다시 투자자의 관심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러면 주식 시장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현대차증권은 31일 중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예상된다며 1,200원대 재진입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4원 상승한 1,324.9원에 마감했다. 작년 연말 1,200원대에 진입했던 환율은 올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미국 부채한도 협상 난항 등으로 상승 압력을 받아 1,300원대로 회귀했다. 오창섭 연구원은 이날 관련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의 1,200원대 진입 여부는 글로벌 경기 반등과 달러화 약세에 달렸다"며 "지난달을 기점으로 주요 20개국(G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반등해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였다"고 밝혔다. 또 "향후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 가능성이 부각하며 달러화도 중장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향후 환율이 다시 1,2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경제는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공급망 불안이 해소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와 함께 올해 상반기 통화 긴축 종료도 기대되고 있다"며 "이는 다시 채권금리 하락과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달러화 약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지난해 4분기 이후 국내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유입 기조로 전환된 것도 외환 수급 측면에서 환율 하락 요인"이라고 짚었다. /연합뉴스
지정학적 리스크 커진 글로벌 석유·가스 시장반사이익 얻은 서방 에너지 메이저들 신규 자원에 적극 투자엑슨모빌과 로열더치셸 등 서방 석유 업계의 '슈퍼 메이저' 기업들이 중동과 러시아 등 분쟁 지역을 버리고 아프리카와 남미 등 남반구로 대거 진출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유럽 에너지난 덕분에 지구 온난화와 관련해 일부 '면죄부'를 얻은 기업들은 다시 새로운 유전을 찾아 나섰다. 오래된 시설은 매각하고 미주 지역과 아프리카 등에서 새로운 유전을 탐사한 뒤 환경을 덜 오염시키는 최신 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서방의 메이저 6개 기업만 해도 총 2000억달러(약 265조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운 덕분이다. 그동안 생산량 기준으로 1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를 비롯해 러시아 로스네프트, 이란 석유공사 등 비(非)서방 기업들이 원유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했다. 한국도 원유 수요량의 30%를 사우디에서 공급받는 등 해마다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60~80%에 이른다. 전통 산유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기대됐던 셰일혁명도 2020년 유가 폭락 이후 잠잠해졌다. 그러나 러시아와 나토(NATO)의 대결 구도가 뚜렷해지면서 서방 에너지 기업들은 중동과 러시아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중심 산유국 협의체 OPEC+의 영향력이 서방 석유 메이저 기업들의 약진으로 또 한번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린 에너지 미루고 유전 탐사 '기지개'31일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서방의 메이저 석유 기업들이 신규 유전 탐사와 생산시설 확충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리서치 기업 S&P글로벌에 따르면 2020년 팬데믹의 여파로 15년 만에 최저 수준인 3500억달러 규모로 줄어든 전 세계 업스트림(자원 탐사) 자본 지출이 지난해 약 4500억 달러로 다시 증가했다. 석유 메이저 기업들의 투자는 최근 2년 간의 막대한 이익 덕분이다. 엑슨모빌, 셰브런,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셸, 토탈에너지, 에퀴노어 등 서방 에너지 6개 기업의 작년 순이익은 총 2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엑슨모빌은 557억 달러의 사상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셰브론도 매출은 2021년의 1625억 달러 대비 52% 늘어난 2463억달러, 순이익은 355억달러로 각각 사상 최고였다. 올 들어서도 엑슨모빌은 1분기 114억달러의 순이익을 내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고, 셰브런 역시 전년 동기보다 늘어난 66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대형 석유 기업들은 일제히 순항중이다.서방 석유 기업의 '횡재'는 산유국 러시아의 몰락 때문이다. 작년 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고,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재제가 더해지면서 원유값은 지난해 6월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았다. 사우디아라비아·미국과 석유 생산량 선두를 다투던 러시아가 갑자기 글로벌 달러화 결제망에서 배제되자 전세계 기업들은 서방 메이저 기업으로 달려갈 수 밖에 없었다. 러시아는 중국과 인도 등 몇몇 소수 국가에만 석유를 팔고 있다. 2021년 리오프닝 국면에서도 메이저 정유사들은 적지 않은 이익을 봤다. 코로나19 사태로 각 국의 셧다운이 잇따르면서 원유(선물) 가격이 2020년 중반 마이너스까지 내려갔고, 중소형 에너지 기업들은 대거 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각 국 정부가 이른바 ‘횡재세’ 부과를 검토한 것도 결국은 석유 메이저 기업에 호재가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석유 업계가 터무니 없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서 “(유가 인하를 위한) 증산에 투자하지 않는 기업들은 초과 이익에 대해 더 많은 세금을 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밀려 수 년간 석유·가스 투자를 줄이고 신규 유전 탐사도 중단해야했던 석유 기업들은 생산을 늘릴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까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손가락질 받았으나, 지난해 에너지난을 겪고난 뒤로는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다. 2020년 당시 '10년안에 석유 가스 생산량 40%를 줄이겠다'고 했던 버나드 루니 BP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즈(FT)의 "전 세계 정부와 사회가 에너지 시스템에 투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2019년 생산량 기준으로 2030년까지 25%만 줄이기로 목표를 수정했다"고 말했다. 안전한 앞마당에 집중하는 미국·유럽 에너지 기업미국과 유럽의 에너지 기업들은 지정학적 위험에 대비해 석유·가스 투자처를 자국과 가까운 남미와 아프리카 등으로 각각 옮기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정학적, 경제적, 환경적 요인의 소용돌이로 인해 '슈퍼 메이저'는 점점 더 동쪽과 서쪽이 아닌 남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에너지 기업들은 분쟁 지역은 물론 노후 시설과 채산성이 의심되는 자산을 적극적으로 매각하고 있다. 고유가 시대 과잉투자로 대거 손실을 본 전례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기업인 엑슨모빌과 셰브런 등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자산을 대거 처분하는 대신 자국 내 셰일가스와 남미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엑슨모빌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 사업을 포기했다. 카메룬, 차드, 적도 기니, 나이지리아 등의 아프리카 자산도 처분하기 시작했다. 셰브론은 영국과 덴마크의 프로젝트를 매각했고,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채굴권이 만료되는 광구를 갱신하지 않았다. 대신 엑슨모빌은 베네수엘라와 수리남 사이의 작은 나라인 가이아나 앞바다에서 2015년 새로 발견한 유전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19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갔고 지난해 추가로 유전이 발견기도 했다. 셰브런은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의 재제 완화로 최근 베네수엘라산 원유 거래를 재개했다. 베네수엘라는 그동안 미국으로부터 '불량 국가'로 간주돼 재제를 받아왔다.셰브런은 올해 자본 지출의 3분의 1 이상을 미국 셰일가스에, 나머지 20%도 멕시코만에 투자할 계획이다. 셰브론은 지난 22일엔 76억 달러를 들여 콜로라도의 PDC에너지(PDC)를 인수했다. 셰브론의 덴버-줄스버그 분지 생산량은 하루 26만 배럴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기업들은 러시아와 중동 대신 아프리카로 몰려가고 있다. 영국 BP는 앙골라, 아제르바이잔, 이라크, 오만, 아랍에미리트에서 철수를 추진하고 있다. 멕시코의 석유 관련 자산도 매각중이다. BP와 셸은 러시아에서도 철수하면서 각각 250억달러와 50억달러의 자산을 상각했다. 셸은 미국 텍사스의 셰일가스 관련 자산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토탈은 캐나다의 오일샌드 관련 자산을 내다 팔고 있다. 셸은 대신 노르웨이의 국영 석유 회사인 에퀴노르와 손잡고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에 300억 달러 규모의 액화 천연가스(LNG) 터미널을 건설하기로 했다. 토탈에너지는 모잠비크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가스 프로젝트에 투자를 시작했다. 낡은 시설들은 향후 환경 규제의 빌미가 될 것으로 예상해 적극적으로 내다팔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가 30일(현지시간) 시가총액 1조달러 선을 터치했다.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개장 직후 7% 이상 급등해 419달러까지 찍어 장중 시총 1조달러를 돌파했다.이른 오후까지도 1조달러 선을 유지하던 엔비디아 시총은 9천900억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에서 장을 마감했다. 주당 404.86달러 이상으로 마감돼야 종가 기준으로도 시총 1조달러 클럽에 남을 수 있었으나, 401.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현재 뉴욕증시에서 시총 1조달러 클럽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등 4개사에 불과하다.엔비디아에 앞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 2021년 6월,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2021년 10월 각각 1조달러 선을 넘었다가 다시 물러난 상태다.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조달러 클럽 가입 후 메타 주가는 25%, 테슬라 주가는 41% 각각 급락했다.시총 1조달러를 넘은 회사는 전 세계를 통틀어도 한 자릿수에 불과하고, 반도체 기업으로는 엔비디아가 사상 처음으로 잠시나마 이 기준을 충족했다.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166% 이상 폭등한 엔비디아의 질주에는 챗GPT로 촉발된 AI 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구동하기 위한 필수품으로 꼽히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전 세계 시장에서 90% 이상 엔비디아가 공급하고 있다.최근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출시한 대규모 언어모델 GPT-4에도 엔비디아의 GPU(A100) 1만여개가 사용됐다.특히 다음 분기(5∼7월) 매출이 AI 붐에 힘입어 월가 전망치를 50% 상회할 것이라는 자체 전망이 나온 지난 25일 하루에만 엔비디아 시총은 1천840억달러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엔비디아는 기세를 타고 AI 슈퍼컴퓨팅 서비스인 'DGX 클라우드'를 비롯해 다양한 AI 관련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