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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따라잡기
[마켓PRO] 월가 투자자 41% "우량주 빅테크" 선호…"AI 열풍-경기 침체"
엔비디아발(發) 훈풍으로 미국 증시에서 '빅테크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의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월가 투자자 492명에게 ‘올해 가장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 전략 및 요소’을 주제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40.9%는 빅테크를 비롯한 우량주 중심 매수전략을 꼽은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우량주를 매수하고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치는 종목을 매도할 때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러한 ‘우량주 전략’에 주가가 급등한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 기업에 대한 매수 포지션을 취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어 주가 상승 모멘텀과 기업 가치가 각각 21.1%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저위험, 변동성, 베타로 12%를 차지했다. 나머지 4.9%는 ‘스몰캡’ 주식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미국 경기가 하반기 침체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우량주 선호 현상이 한층 더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100 지수는 지난해 32.9% 하락했지만, 올해 30.7% 상승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나 아담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수석 주식 전략가는 “현재 증시는 누구도 자신의 목을 내밀고 싶어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오랫동안 투자의 큰 동력이 되어온 미국 대형 기술주들이 매력을 보이는 시기”라고 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인식도 빅테크 강세를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주 씨티그룹은 AI 활성화와 Fed의 금리 인상 종료를 근거로 빅테크 주식들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하기도 했다.

반면 빅테크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한 기대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비싸졌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AI 반도체에 대한 기대를 넘는 수요가 이어지면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 주가를 들어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가 소폭 상승하거나 횡보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전문 투자자의 26.1%, 개인투자자의 34.5%는 연말 S&P500 지수가 현재보다 5~10%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거의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도 전문투자자 25.8%, 개인투자자 24.4%로 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S&P500 지수가 현재보다 10% 이상 더 상승하며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은 전문 투자자 중 8.8%, 개인투자자 중 11.7%에 그쳤다. 오히려 10% 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전문 투자자 14.9%, 개인투자자 16.2%로 응답 비중이 더 높았다.

응답자의 42%는 내년 주식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로 경기 침체를 꼽았으며, 금리가 23%로 그 뒤를 이었다.

아담스 전략가는 “현재 시장은 정상적인 환경이 아니다”라며 “경기 침체에 대한 기대는 투자자들의 사고 프로세스를 구성하고 가시성을 제한하는 매우 독특한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