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증시와 불확실성을 먹고사는 '커버드콜 ETF'…고배당 노린 '개인 매수세'↑
국내외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자 개인투자자들이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고 있다. 커버드콜이란 현물 주식을 보유하는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하는 투자전략이다. 수익이 제한되는 대신 하락장에서 손실이 줄어든다.

11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1개월 사이 개인투자자들은 'TIGER 미국나스닥 100커버드콜(합성)'을 102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나스닥100지수에 투자하면서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올 들어 매달 1%에 가까운 월배당을 하고 있다. 개인매수세에 힘입어 순자산은 처음 500억원을 돌파했다.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액티브'에도 39억원의 개인 자금이 순유입됐다. 미국 주요 배당주에 투자하면서, 콜옵션을 매도한다. 순자산은 350억원을 넘어섰다. 올 들어 0.6% 수준의 월배당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코스피지수 및 배당주로 커버드콜을 구성한 'TIGER 200커버드콜ATM'(24억원)과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3억원)에도 개인 자금 순유입세가 나타났다. 올해 예상 연배당률은 각각 9%, 6%다.

성장 정체를 보이던 커버드콜 상품들이 올 들어 증시 불확실성 때문에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커버드콜 ETF는 증시가 횡보하면서도 변동성은 클 때 높은 수익률을 낸다. 콜옵션 매도액을 주수익원으로 삼는데, 변동성이 클수록 콜옵션 가격은 올라가기 때문이다.

최근 한달 코스피지수(-2.34%), S&P500지수(0.49%), 나스닥100지수(1.83%) 등 커버드콜 ETF가 추종하는 지수들은 등락을 거듭하며 박스권 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하 시점 및 경기침체 양상을 두고 시장의 전망이 팽팽히 맞서면서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커버드콜 ETF로서는 최적의 환경이라는 평가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단기간의 '대박'을 노리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배당을 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커버드콜 상품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