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참관객들이 삼성SD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열린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참관객들이 삼성SD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하이투자증권은 28일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기존 87만원에서 96만원으로 높였다. 미국에 배터리 생산 라인을 늘려 세제 혜택을 받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이 증권사 정원석 연구원은 "최근 미국 환경보호청이 발표한 차량 배출 기준 강화안에 따르면 2032년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67%는 전기차"라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고려하면 북미 지역 내 배터리 셀 생산 능력은 1800기가와트시(GWh)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확정된 생산 능력은 780GWh에 불과해 국내 업체가 북미에 추가로 투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올해부터 자국 내에서 생산한 배터리 셀에 kWh당 35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한다.

지난 26일 삼성SDI는 GM과의 합작법인에 30억달러(약 4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6년부터 30GWh 이상 차세대 배터리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하이니켈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 등이 포함된다. 합작법인은 2분기 내 설립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도 2025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인디애나주에 연산 23GWh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1분기 삼성SDI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5조400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6% 증가한 375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과 영업익 모두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부합했다.

정원석 연구원은 삼성SDI의 실적에 대해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 디스플레이 업황 악화 등 전방 산업이 부진하며 전자재료 부문의 실적이 악화했다"면서도 "유럽에서 프리미엄 전기차가 신규 출시되며 자동차전지 부문의 실적이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ESS 사업도 전력용 프로젝트 판매량이 증가해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삼성SDI의 주가에 대해 정 연구원은 "2025년 예상 실적 기준 삼성SDI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8배 수준으로 경쟁사에 비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있다"며 "기술력이 뛰어난 만큼 삼성SDI의 주가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