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 24일 오후 3시48분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차환 발행하는 대신 현금 상환하는 우량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기관투자가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지만 높아진 금리 부담을 지지 않고 현금 상환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달 21일 만기가 돌아온 3년물 회사채 4800억원어치를 현금으로 상환했다. 기아는 2021년 3월 이후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지 않고 있다.시장에선 기아가 이번에 회사채 발행에 나설지 관심이 컸다. 신용등급이 올해 들어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로 상향돼 회사채 조달 금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아는 현금 상환을 택했다.양호한 실적을 토대로 확보한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해 차환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기아는 이번에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3년 전 연 2.02%에 발행했다. 하지만 지난 24일 기아의 3년물 회사채의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 평균 금리)는 연 3.92%에 달했다. 만약 회사채를 차환 발행하면 기존보다 두 배가량 높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뜻이다.포스코인터내셔널(AA-)도 다음달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총 4000억원어치를 현금 상환할 방침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1740억원으로 사상 첫 1조원대를 돌파하는 등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방산 부문 실적이 개선된 현대로템(A-) 역시 회사채 현금 상환을 추진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다음달까지 85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현대위아(AA-)도 이달 총 7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왔지만 차환 발행하지 않았다.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담당자는 “일부 현금이 풍부한 우량 기업들은 일단 상환한 뒤 회사채 시장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포항공과대(포스텍)가 포스코그룹 계열사 투자로 1조5000억원에 달하는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사립대학이 국공채와 예금 위주로 대학기금을 운용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자산 운용으로 학교 재정을 확충한 포항공대 사례가 교육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포항공과대학교’가 보유한 포스코그룹 네 개 상장사의 지분 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약 1조6977억원에 달했다. 포스코홀딩스(지분율 2.34%), 포스코퓨처엠(2.81%), 포스코DX(0.78%), 포스코인터내셔널(0.1%) 등 네 곳의 지분 평가액을 합한 금액이다.포항공대는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통해 상장사 네 곳의 취득원가가 총 245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이들 상장사에서만 총 1조4500억원이 넘는 평가차익을 거둔 셈이다.종목별로 포항공대의 포스코퓨처엠 취득원가는 120억원인데, 이날 현재 평가액은 8320억원이다. 평가차익이 취득원가의 70배에 육박하는 820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홀딩스도 취득가(2251억원) 대비 네 배에 이르는 수익을 거두고 있다. 포스코DX와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취득가 대비 두세 배 올랐다. 포항공대 투자재무팀 관계자는 “합병·분할과 주식 매매 과정에서 취득원가 일부가 차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포항공대는 포스코이앤씨(지분율 2.07%)와 포스코기술투자(5.0%) 비상장사 두 곳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사 두 곳의 취득원가는 총 270억원이고 이들 지분의 현재 가치는 1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포항공대는 2000년 포스코로부터 3000억원을 기부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주식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학교 운영비를 제외한 2000억원을 포스코홀딩스(당시 포스코) 주식을 매입하는 데 썼다. 매입 단가는 주당 10만원대 초반이다. 포스코퓨처엠은 1985년 33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퓨처엠 70배 대박 낸 포항공대 120억 투자해 8200억 벌었다포항공과대(포스텍)의 기금 운용 규모는 약 2조원이다. 국내 주요 사립대 가운데 1위다. 각각 2, 3위를 기록한 홍익대(작년 말 기준 7288억원), 이화여대(6351억원)를 크게 앞선다. 포스코그룹 계열사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과 별도로 배당으로 매년 800억원가량의 수익을 내고 있다.지난달 말 기준 포항공대 기금의 주식 비중은 82.6%에 달했다. 부동산,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등 대체자산 비중은 12.3%다. 채권 비중은 5.1%에 불과하다. 포항공대 관계자는 “재정이 부족하면 학교가 발전하기 어렵기 때문에 적극적 기금 운용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기금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고스란히 학교 재정에 보태고 있다. 매년 650억원을 운영비로 보내고, 특별 사업비로 150억~3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보유 주식은 기본적으로 장기로 투자하지만 배당금 등으로 나오는 수익이 부족할 경우 주식을 매각해 지원비를 확보한다. 예컨대 포항공대는 지난 20여 년간 포스코홀딩스 주식 100만여 주(지분율 1%)를 주당 30만~40만원에 매각해 3000억원가량의 차익을 실현했다.지난해 말 기준 국내 210개 사립대 적립금은 9조3196억원이다. 적립금이 1000억원 넘는 학교만 23개에 달했다. 하지만 기금의 상당 부분이 정기예금과 국공채에 투자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90% 이상이 원금 보장형 상품에 투자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기금의 대부분이 안전자산에 투자되는 이유는 대학들이 손실을 내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이다. 운용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고 손실만 묻는 조직문화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내 사립대의 기금 운용 수익률은 연 0~2% 수준에 머물고 있다.해외 주요 대학은 적극적 기금 운용을 통해 연평균 두 자릿수 수익을 내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대표적이다. 하버드대기금은 주식·헤지펀드 등에 투자하면서 연평균 11%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박의명/성상훈 기자 uimyung@hankyung.com
포스코인터내셔널(이하 포스코인터)의 주가는 아직 ‘미생’인걸까.포스코그룹 주식들은 올 들어 ‘불기둥’을 뿜는데, 포스코인터 주주만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낀다.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이란 ‘신성장 날개’를 달고 질주 중이다. 연초 대비 52.94% 급등했다(14일 기준). 같은 기간 그룹 계열사인 포스코엠텍 268.35%, 포스코DX 96.72%, 포스코퓨처엠 78.85%, 포스코스틸리온은 48.56% 올랐다. 포스코인터만 22.69% 상승에 그친다. 이마저도 지난 14일(종가 2만6500원) 19.10% 상승이 없었다면 주가는 ‘제자리 걸음’ 수준이었다. 드라마 ‘미생’ 속 상사맨이 일한다…글로벌종합사업회사로 진화포스코인터는 어떤 회사일까. 2014년 10월~12월 우리가 환호했던 tvN 드라마 ‘미생’ 속 무역회사 상사맨들이 일하는 곳이다. 1967년 3월 22일 설립된 포스코인터는 80여개의 해외 네트워크와 마케팅 전문역량을 기반으로 에너지·철강·식량·부품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1월엔 포스코에너지와 합병을 통해 LNG 밸류체인을 완성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또 포스코그룹의 조달 창구와 미래 투자사업의 첨병 역할을 하며 전통적인 무역상사에서 글로벌 종합사업회사로 진화하고 있다. CCUS(탄소포집), 수소혼소발전, 친환경차 모터코아, 친환경 플라스틱 자원순환 플랫폼, 미래운송수단 하이퍼루프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 곡물전용 터미널을 인수해 운영 중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팜 농장 운영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원을 확보하고 있다.자회사로는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지분 100%)을 두고 있는데, 이곳에서 생산한 구동모터코아(친환경차 모터의 핵심부품) 시장 확대를 통한 친환경차 부품사업도 육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2021년 매출액 1조1795억원, 영업이익 415억원을 기록한 알짜 회사다. 올해는 매출액 1조5800억원, 영업이익 560억원이 예상된다. 포항을 비롯해 전국에 9개 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초극박 스테인리스 정밀재, 수소연료전지 금속분리판 등이 주요 사업이다. 하나증권 “1분기 영업이익 23% 증가” … 평균 목표가 3만2571원지난 14일 하나증권은 “포스코인터는 1분기 매출액 9조1000억원(전년 대비 7.8% 감소), 영업이익 2673억원(전년 대비 23.7% 증가)이 예상된다”며 “주요 에너지 원자재 가격 하락 및 국내 전력시장 규제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호황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주력 부문 시황이 회복되고 있어 긍정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NH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호주 세넥스에너지 인수(지분 50.1%)와 포스코에너지 합병으로 생산-저장-발전을 아우르는 LNG 사업 통합 시너지 및 친환경사업 확대가 기대된다”고 했다. 다만 “트레이딩 시황 악화와 합병에 따른 순차입금 추가 반영 등으로 올해 실적은 하향할 것”으로 봤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매출액 43조3332억원, 영업이익 1조410억원을 올릴 것으로 봤다. 최민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NG 사업을 적극 육성해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부문에서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3만6000원으로 유지했다. 14일 기준 7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인 3만2571원보다 후한 셈이다. 유통물량 20% 안 돼…포스코인터 “중기 주주환원책 수립할 것”14일 기준 포스코인터의 총 주식 수는 1억7592만2788주다. 최대주주는 포스코홀딩스로 지분 70.82%(1억2458만8657주)를 들고 있다. 2대 주주는 국민연금으로 6.90%(1213만2987주)를 신고했다. 자사주로는 3.28%(576만9021주)를 보유하고 있다. 유통 물량은 20%가 안 되지만, 주식 수가 많은 게 흠이다. 17일 포스코인터 관계자는 ‘포스코 형제들 중 유일하게 주가가 횡보하고 있다’는 지적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IR 활동을 강화하고, 중기 주주환원정책(2023~2025년)을 수립해 투자자들에게 공표하겠다”고 말했다. 또 “에너지·식량·구동모터코아 등 핵심 사업의 성장 전략 및 목표를 소개하는 ‘밸류 데이’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인터는 지난 13일 2030년까지 시가총액을 23조원(16일 기준 4조662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1400만 개미'와 함께 달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주식 계좌가 빨간불이 되는 그날까지 재미있는 종목 기사 많이 쓰겠습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서 윤현주 기자 구독과 응원을 눌러 주시면 매번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