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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우의 퀀트 포커스

“코스피200 12개월 선행 PBR 0.88배로 금융위기 때와 비슷”
코로나 엔데믹에…엑세스바이오·SK케미칼 저평가 수준으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이기 전 한국 증시가 과열됐다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대표적인 투자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최고 수준을 보인 탓이다.

하지만 상당수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증시가 조정을 거쳐 더 오를 수 있다는 쪽에 힘을 싣고 있다. 기업의 자산에서 빚을 뺀 자본과 시가총액을 비교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걸 근거로 든다. PBR이 1배 이하라는 건 해당 기업을 지금 당장 장부가치대로 청산해도 시가총액보다 많은 돈이 남는다는 뜻이다.

BNK투자증권에서 매크로(거시경제)와 전략을 담당하는 김성노 연구원은 “(연초 이후)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코스피200 합산 12개월 선행 PBR은 0.88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전체 시장과 달리 연초 이후 강세장을 주도한 2차전지를 비롯한 일부 테마에 포함된 종목은 아주 먼 미래의 수익까지 끌어와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한경 마켓PRO는 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강세장에서 소외돼 24일 종가 기준 PBR이 1배 미만인 종목을 추렸다. 시장에서 오랫동안 PBR 1배 이하로 평가돼온 종목을 피하기 위해 3년 평균 PBR이 1배 미만인 종목은 제외했다. 최근 3년(2020~2022년) 사이 한 번이라도 연간 영업손실·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종목과 자본이 감소한 종목도 걸러냈다. 경영 악화 때문에 주식시장의 평가가 박해졌을 수 있어서다.

스크리닝 결과 모두 142개 종목이 추려졌다. 이중 과거 3년 평균 PBR과 현재 PBR의 차이가 1 이상인 종목은 모두 10개다. 차이 0.5 이상인 종목은 50개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과거 평균 대비 가장 크게 저평가된 종목은 엑세스바이오다. 24일 종가 기준 PBR은 0.68배로, 직전 3년 평균인 2.83배의 4분의1 수준이다. 체외진단기업인 엑세스바이오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진단키트 매출이 급격히 늘며 주가도 치솟아 직전 3년 평균 PBR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감염병의 확산세가 잡힌 데 따라 급감할 수밖에 없는 진단키트 수요에 올해 큰 폭의 실적 뒷걸음질이 예상되면서 주가도 급락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벌어들인 현금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지 여부가 향후 주가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말 기준 엑세스바이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억7339만달러(약 4979억원)으로, 시가총액(24일 종가기준 3457억원)을 넘어선다.

SK케미칼의 PBR도 0.66배에 머물고 있다. 직전 3년 평균 PBR은 2.13배다. 국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모회사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 기대감이 부상한 2020년 여름께부터 주가가 치솟았다가, 상장 이후엔 지주사 할인을 받아 주가가 급락했다. SK케미칼의 작년말 기준 자본총계는 2조7089억원이며, 과거 3년 모두 2000억원대 중반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외 작년말 기준 자본총계가 2000억원 이상이면서 PBR이 크게 하락해 1배 이하를 기록 중인 종목으로는 2차전지 테마에 포함되기도 하는 DI동일(이하 현재 PBR 0.61배), 건설회사인 진흥기업(0.83배), 생활가전기업 쿠쿠홀딩스(0.58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기업 테크윙(0.86배) 등이 있다.

현재 PBR과 직전 3년 평균 PBR의 차이가 0.5~1 범위에 들어간 종목 중에서 작년말 기준 자본 총계가 1조원 이상인 종목으로는 대한해운(0.45배), 동원산업(0.78배), HMM(0.46배), 현대엘리베이터(0.97배), 녹십자홀딩스(0.80배) 등이 추려졌다. 이중 HMM의 자본에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영구채가 포함돼 있어, 향후 영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크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