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도 변동성 키울까…"옵션만기일 外人을 주목해라" [증시 개장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지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약 2년 만에 최저치(5.0%)를 기록하며 상승 출발했던 뉴욕 증시가 상승분을 반납하며 하락 마감한 것이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옵션 만기인을 맞아 최근 시장의 움직임을 결정 짓은 외국인들의 선물 동향이 한국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증시, 하락 출발 후 차익 실현 매물 출현 가능성"

13일 국내 증시는 0.3% 내외 하락 출발 후 전날에 이어 차익 실현 매물들로 인해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장 중 경지 침체 이슈가 유입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인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이를 빌미로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기술주, 특히 반도체와 전기차 업종이 하락을 주도한 점은 한국 증시에서 관련 종목군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일에도 미 CPI 결과에 따른 인플레 안도감에도, 침체를 예상한 FOMC 의사록 부담 등 대외 이벤트와 옵션 만기일에 따른 외국인의 현선물 수급 변화 등 대내 이벤트를 소화해가면서 장중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단기 랠리를 전개한 측면이 있는 만큼 증시 전반적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점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러면서 "연초 이후 집중적으로 수급 쏠림 현상이 발생했던 2차전지주들의 경우, 미국 테슬라(-3.4%), 루시드모터스(-3.9%) 등 전기차 관련주들이 업계 경쟁 심화 우려 등으로 동반 약세를 보였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2차전지주에서 일정부분 수급 이탈 현상이 나타날 시에는 (전일과 비슷하게) 해당 자금이 자동차, 바이오, 반도체 등 그간 소외되고 있었던 여타 주력업종으로 유입될지 여부가 국내 증시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예상된 CPI 발표에도 FOMC 의사록에 움츠린 美 증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대로 둔화하고 있음에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이후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38.29포인트(0.11%) 하락한 33646.50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6.99포인트(0.41%) 떨어진 4091.95로, 나스닥지수는 102.54포인트(0.85%) 밀린 11929.34로 장을 마감했다.

CPI는 2021년 5월과 같은 5.0%를 기록했다. 약 2년 만에 최저치다. 다만 에너지와 식류품을 뺀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5.6% 올라 2월(5.5%)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이 때문에 다음달 2~3일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예상된 CPI 발표 후 상승 출발했던 뉴욕 증시가 소폭 하락한 채 마감한 이유다.

미 중앙은행(Fed) 고위 인사들 사이에선 향후 금리 인상을 높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방은행 총재는 11일 공개된 연설문에서 "신용 조건 변화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신중하고 인내심있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 아직 할 일이 남아있다"고 말해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제 유가 5개월만에 최고치 기록

뉴욕유가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했다는 소식에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고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나며 상승했다. 또한 미국이 전략 비축유를 조만간 보충할 것이라는 소식도 유가를 끌어올렸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73달러(2.12%) 오른 배럴당 83.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이틀 연속 올랐으며 이틀간 상승률은 4.4%에 달한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최고치다.

미국의 3월 물가가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된 것이 유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Fed가 조만간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면서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통상 유가는 오름세를 보인다.

DTN의 트로이 빈센트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지난주 5거래일간 유가는 2021년 중반 이후 가장 좁은 범위에서 거래된 이후 마침내 인플레이션 발표 이후 그 좁은 범위를 벗어났다"라고 말했다. CFRA리서치의 스튜어트 글릭만 애널리스트는 이번 물가 지표는 "약간 환영할만한 신호"라며 "CPI 수치가 완화되고 있으며, 이는 미래에 더 강력한 금리 인상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원유 수요 측면에서 상황이 약간 나아 보인다"라며 "이는 아마도 유가의 지속된 침체 가능성을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美, 2032년까지 車배출가스 56% 감축...신차판매 67% 전기차 목표

미국 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강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차량이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와 오염물질 기준을 강화했다. 또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성능의 70% 이상을 차량 운행 8년 뒤에도 유지하도록 하는 등 배터리 최소성능기준을 도입했다.

이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량에 적용되는 기준으로, 한국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에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 될 전망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12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차량 배출 기준 강화안을 공개하고 60일 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한다고 밝혔다.

새 규제안은 2027년식부터 2032년식 차량에 적용되며 6년간 단계적으로 차량의 이산화탄소(CO₂), 비메탄계 유기가스(NMOG)와 질소산화물(NOx), 미세먼지 등의 배출 허용량을 줄여가는 게 골자다.

예를 들어 2032년식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량을 1마일당 82g으로 설정해 2026년식 대비 56% 줄이도록 했다.
자동차 업계 입장에서는 강화된 기준을 맞추려면 내연기관차의 기술 개선으로는 한계가 있어 배출량이 적은 전기차 판매 비중을 대폭 늘릴 수밖에 없다.

EPA는 새 기준이 도입되면 전기차가 2032년식 승용차의 6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에 미국에서 판매된 새 승용차의 5.8%만 전기차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야심 찬 목표라는 평가도 나온다. EPA는 새 기준을 맞추려면 차 한 대당 비용이 약 1200달러(2023년식 기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료비 절감 등 전체 경제적 편익이 비용을 능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EPA는 "제안된 규정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며 제조사들이 규정을 준수하는 데 발생하는 비용은 합리적인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금투협, 운용사 의결권 가이드라인 개정 착수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협회 등과 함께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 개정을 위한 실무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고 13일 밝혔다.

자산운용사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은 운용사의 의결권 행사가 주주 권익 보호 및 기업가치 제고에 부합하도록 의사결정 원칙과 함께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08년 처음 제정돼 2016년 한 차례 개정을 거쳤으나, 최신 이슈를 반영하지 못해 실제 의결권 행사를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운용사가 참고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TF는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및 공시 업무 현황, 해외 주요국의 규제 현황 등을 분석해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 밖에 운용사가 의결권 행사 내용을 충실하게 공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개선 방안도 함께 모색할 예정이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월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운용사들이 주주로부터 위임받은 의결권 행사를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일인지 깊이 논의했다"며 "향후 의결권 행사 규정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개선할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