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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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기 침체 신호가 커지자 기계·장비 업체들을 팔아야 한다는 월가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오고 있다. 안전자산인 금과 동반 상승하는 금광주는 비중 확대 의견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미국 금광 기업인 배릭골드는 4.42% 오른 19.62달러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1개월 사이 20.37% 오르며 S&P500 수익률(1.29%)을 크게 앞질렀다. 같은 기간 뉴몬트마이닝코퍼레이션(16.12%), 킨로스골드코퍼레이션(38.15%) 등 다른 금광주들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미국 경제의 침체 징후가 뚜렷해지면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상승하자 금광주들도 함께 뛰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전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6월물) 가격은 온스당 2038.20달러(종가기준)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해 금 가격이 치솟았던 지난해 3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조시 브라운 리트홀츠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금 관련주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과 펀더멘탈이 일치하는 기업을 찾는 것”이라며 “뉴몬트 같은 대형 금광업체들이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미국 제조업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기계·장비주 주가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3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3으로 전월치인 47.7보다 낮아졌다. PMI 지수는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50 이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ISM PMI 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50을 5개월째 밑돌고 있다.

미국 최대 건설기계 업체인 캐터필러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14.38% 하락했다. 기계장비 대여업체인 유나이티드렌탈(-24.4%), 미국 농기계 업체인 디어앤컴퍼니(-6.59%) 등도 최근 한 달간 약세였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기계·장비주들의 주가가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IB) 베어드는 최근 캐터필러와 유나이티드렌탈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했다. 미국 지역은행 불안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감소로 이어지면서 건설 경기가 악화돼 장비 업체들의 실적도 나빠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브라운 CEO는 “미국의 대출 기준이 엄격해지는 상황에서 앞으로 디어앤컴퍼니 같은 기업은 수많은 난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