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4월은 강한 달…베어마켓 끝? 그런데 "숏 친다"는 나일스
31일(미 동부시간) 아침 발표된 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월가 예상보다 덜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① 예상보다 낮게 나온 물가

헤드라인 수치는 1년 전보다 5.0%, 한 달 전에 비해선 0.3% 올랐습니다. 시장 추정(5.1%, 0.4%)보다 낮았고, 1월(5.4%, 0.6%)보다 크게 떨어졌습니다. 2월 에너지 물가가 1월 2.0% 증가에서 0.4% 하락으로 돌아선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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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와 음식물을 제외한 근원 수치는 각각 4.6%, 0.3% 상승했습니다. 역시 월가 예상(4.7%, 0.4%)보다 덜 올랐고, 1월(4.7%, 0.6%)보다 둔화했습니다.

사실 월가에서는 근원 수치가 전월 대비 0.3% 오른 데 대해 안도했습니다. 서비스 물가가 버티면서 예상보다 더 상승할 가능성을 경계했는데, 예상에도 미치지 못했으니까요.

사실 오늘 새벽 유럽에서는 3월 소비자물가(CPI)가 발표됐는데요. 헤드라인 수치는 1년 전보다 6.9% 올라 2월의 8.5%보다 크게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에너지와 음식물을 제외한 근원 수치는 5.7%나 올라 2월 5.6%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유로존 출범 이후 새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1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범했을 때에 비해 에너지 가격이 급락한 게 헤드라인 수치를 큰 폭으로 낮췄지만,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확대된 탓입니다. ING는 "실업률이 여전히 6.6%로 낮은 상황이어서 임금 상승 압력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서비스 측면에서 다소 경직적인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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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그런 걱정이 있었는데, 2월 PCE를 보면 근원 물가도 둔화한 것이지요.

미 중앙은행(Fed) 제롬 파월 의장이 주시하고 있는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슈퍼 코어)도 0.3% 증가에 그쳐 1월(0.5%)보다 하락했습니다. 판테온 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이코노미스트는 "슈퍼 코어 인플레이션이 추세가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했을 뿐 아니라 작년 7월 이후 가장 느린 속도를 기록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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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E 물가는 최근 소비자물가(CPI)에 비해 낮아 나오고 있습니다. 주거비에 대해 CPI보다 훨씬 더 낮은 가중치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② 줄어든 소비지출

2월 개인소비지출은 0.2% 늘었는데, 1월(2.0%)보다는 크게 둔화했고 예상(0.3%)보다도 적었습니다. 팬데믹 이전 평균인 0.3% 증가보다도 낮았죠. 특히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지난달 지출은 0.1% 감소했습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전략가는 "개인소비지출이 0.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줄어든 것이다. 좀 더 빡빡해진 금융여건이 앞으로도 소비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소비를 대변하는 지표 중 하나인 3월 자동차 판매 수치(예비)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2월 개인소득은 0.3% 증가했습니다. 근로자 수와 평균 급여를 모두 고려한 총 명목 보상도 0.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저축률은 전월 4.4%에서 2월 4.6%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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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긍정적이지만, 5월 25bp 인상 유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Fed가 긴축을 중단하거나 그럴 수준은 아닙니다. 지난 3개월간의 근원 PCE 물가를 보면 12월 4.6%, 1월 4.7%, 2월 4.6%입니다. 거의 변동이 없습니다. Fed의 목표 2%를 훨씬 넘는 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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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무센은 "2월 PCE 데이터는 전반적으로 냉각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Fed의 목표보다 훨씬 높은 상태를 유지했다. 이는 Fed가 이달에 25bp 인상한 것을 합리적으로 만든다. 또 긴축 사이클이 이제 몇 달 남지 않았다는 우리의 예상도 재확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에드워드 존스는 "인플레이션이 뜨거웠던 1월에 비해 실질적으로 완화됐다는 소식은 긍정적이다. 근원 물가가 여전히 4.6%에 있지만,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있으며 Fed가 앞으로 몇 달 안에 금리 인상을 일시 중지하고 옆으로 물러날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보스턴 연방은행의 수전 콜린스 총재는 PCE 보고서가 나온 직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물가 압력의 핵심 동력이 통화 정책 전망을 바꿀 만큼 충분히 식었다고 아직 믿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새로운 데이터가 지난 몇 달만큼 상승하지 않았다는 것은 희소식이지만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는 데 아직 많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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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 시장을 보면 5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베팅이 51.6%(전날 52.9%), 25bp를 올릴 것이란 베팅이 48.4%(전날 47.1%)로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PCE 데이터가 나온 뒤 금리는 보합세에서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주가지수 선물은 상승세를 보였고요. 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3%의 조심스러운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오전 10시에 발표된 미시간대의 3월 소비자태도지수(확정치)는 62.0으로 2월(67.0)뿐 아니라 시장 예상(63.2), 잠정치(63.4)를 모두 밑돌았습니다. 미시간대 조사 책임자인 조앤 쉬 교수는 "소비자 심리가 4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은행 부문의 혼란은 실리콘 밸리 은행이 붕괴하기 전에 이미 하향 모멘텀을 보이던 소비자 심리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수와 함께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떨어졌습니다. 단기(1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3.6%로 2월(4.1%), 3월 잠정치(3.8%)보다 더 하락했습니다.5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2.9%로 전월과 같았습니다. 이는 PCE 물가에서 확인한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감을 부추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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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지수는 오전 10시를 지나면서 상승세를 본격화했습니다. 장 막판까지 오름세가 확대됐습니다. 결국, 다우는 1.26%, S&P500 지수는 1.44% 올랐고 나스닥은 1.74%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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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 꺾일 것이란 예상이 강해지면서 국채 금리는 급락했습니다. 오후 4시께 2년물 수익률은 9.4bp 떨어진 4.040%, 10년물은 6.8bp 하락한 3.485%에 거래됐습니다. 채권 시장 관계자는 "PCE 물가 등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온 데다, 장 후반으로 갈수록 월말 수요가 집중되면서 채권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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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플레이션 문제가 금세 해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작년 이맘때 인플레이션이 높았던 기저효과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반기는 작년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여서 기저효과도 사라집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는 앞으로 넉 달 동안 전월 대비 인플레이션이 0.6% 이상이 찍힌다 해도 6월까지 CPI가 3%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즉 3~6월에 매달 0.6%씩 올라도 6월 CPI는 3.99%가 된다는 것이죠. 그러나 하반기 들어선 바뀝니다. 만약 0.6%씩 계속 오른다면 연말 CPI는 다시 7.40%로 치솟고요. 0.5%씩 올라도 6.233%, 0.4%씩 상승한다면 5.07%로 다시 올라갑니다. 0.3% 이하의 상승률이 지속하여야 올해 12월 CPI가 3.93%로 둔화할 수 있습니다. 뉴욕 연은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Fed의 행동이 인플레이션을 우리의 2% 목표까지 끌어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면서도 "향후 2년 안에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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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장 분위기는 뜨거웠습니다. △알파벳 2.87% △애플 1.59% △테슬라 6.05% △엔비디아 1.39% 등 빅테크는 급등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번 분기 S&P500 지수는 7.03% 올랐지만, 나스닥은 16.77% 상승했습니다. 팬데믹 직후인 2020년 2분기 이래 분기 최대 수익률입니다. △엔비디아가 90.1% △메타 76.1% △테슬라 68.3% 등 빅테크가 폭등한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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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시장의 폭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들어선 빅테크뿐 아니라 △보잉 △델타항공 △포드 △슐럼버거 △맥도널드 등 산업 에너지 임의소비재 등도 상승세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은행 혼란이 걷히면서 경기민감주가 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필수소비재 등 경기방어주는 약세를 보이고요. 이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럼 전략가는 "일주일 전만 해도 도이치뱅크 주가 폭락이 매도세를 촉발하면서 폭락을 경험했었다. 이번 달이 얼마나 다사다난했는지를 고려하면 이제 주말까지 위험을 감수하려는 투자자들의 심리는 이제 최악의 상황이 지나갔다고 믿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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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시장에 대한 기대도 큽니다. LPL리서치에 따르면 1950년 이후 S&P500 지수는 4월에 평균 1.5%, 중앙값 1.2% 올랐습니다. 11월에 이어서 두 번째로 수익률이 좋은 달입니다. 최근 20년만 따지면 가장 좋았고요. 특히 4월에는 첫 12거래일 동안 1.4% 상승해 수익률 대부분을 챙겼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4월은 강한 달…베어마켓 끝? 그런데 "숏 친다"는 나일스
펀드스트랫은 S&P500 지수가 지난 4분기부터 2개 분기 연속으로 상승세를 보였는데, 이는 지난 50년간 베어마켓에서는 없었던 일이라며 이는 작년 10월 12일이 이번 베어마켓 바닥이었고 이후 6개월 동안 불마켓으로 접어들었다는 우리 견해를 강화해 준다. 지금 덫에 걸린 것은 비관론자(곰)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펀드스트랫은 S&P500 지수가 올해처럼 이전 해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지만, 다음 해 첫 5거래일 동안 1.4% 상승했던 일곱 번의 해(1958, 1963, 1967, 1975, 2003, 2012, 2019)를 따져보면 3, 4월 시장은 폭발적 상승세를 보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를 확률이 100%이고 평균 수익률 6.8%(중앙값 7%)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4월 수익률이 3월보다 통상 더 컸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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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랠리는 여기가 한계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토리펀드의 댄 나일스 설립자는 오늘 CNBC 인터뷰에서 "이제 공매도를 추가하려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3월 10일 실리콘밸리 은행이 붕괴한 날 트위터를 통해 "많은 공매도를 커버한다"라고 밝혔던 사람입니다. 그는 "실리콘밸리 은행이 실패한 지난 10일 시장이 바닥이 칠 것으로 생각했다. 리먼브러더스 위기를 겪었던 정부가 주말에 뭔가 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날 S&P500 지수는 3810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다음주 월요일부터 랠리가 나타났고, 지금까지 250포인트 정도 상승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왜 다시 공매도에 나서려 할까요? 그는 "지난 3월 14일 CNBC 인터뷰에서 나는 S&P500 지수가 4100까지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지금 그 범위에 들어갔다. 그리고 4월 14일 JP모건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어닝시즌이 시작된다. 그래서 나는 지금이 랠리에 팔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금융 안정성에 모두가 집중하고 있지만, 이제부터는 실적이 중요하다. 예금 이탈과 예금 이자 인상으로 순이자 마진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은행들의 주당순이익(EPS)은 10~20% 감소할 것이다. 은행들이 어려워지면 일반 기업들의 이익과 이익 전망도 깎일 것이다. 나는 통상 자산의 55%를 공매도에 할당하는데, 이제 공매도를 추가하기 시작했고 이제 25% 정도를 공매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공매도 대상 종목에 대해 "업종별로 보는 게 중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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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스는 은행주를 공매도 타겟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부분이 은행주라는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이익이 중요할 것이고, 은행주는 아직 이익 감소를 할인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는 "금융주는 이자 4.7%를 주는 3개월 단기 국채와 같은 곳으로 예금이 이동할 위험에 여전히 직면해 있고 이는 순이자 마진을 해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나일스는 크게 오른 기술주에 대해선 "몇몇을 좋아한다"라며 인텔과 메타, 반도체 주 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인텔에 대해 "시장이 싫어할 때 우리는 추천했었다. 올해 20% 이상 올랐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도체 주에 대해선 "지난 1년 이상 싫어해 왔는데 이제는 좋아한다"라면서 인텔과 함께 마이크론을 예로 들었습니다. 또 드래프트킹스, 팬듀얼 같은 스포츠 도박 주식도 긍정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나일스의 말처럼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주가가 단기에 너무 올랐고 △S&P500 지수 기준 4100은 강한 저항선이라는 점(오늘 종가는 4109.31) △어닝시즌이 다가오는데 실적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듭니다. △은행 위기가 걷히면서 Fed의 유동성 주입이 줄어들 것이라고도 지적합니다. 월가 관계자는 "3월 하순에 급격히 오른 것은 은행 위기가 크게 번질 것으로 생각하고 주식 채권 공매도에 나섰던 이들이 급격히 숏커버링을 하면서 나타났다고 본다"라면서 "이제 숏커버가 대부분 이뤄졌다"라고 말했습니다. UBS 파이낸셜의 아트 캐신 플로어 운영 이사는 "우리가 지켜본 것은 안도의 한숨 랠리"라면서 "다음주에 이번 랠리가 지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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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 랠리에는 전날 공개된 Fed의 대차대조표(3월 29일 기준)에서 은행들의 자금 수요가 안정화되고 있는 게 확인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 1주일 동안 잔액은 278억 달러가 감소했고, 은행들이 빌려 간 돈이 1주일 전 1639억 달러에서 1526억 달러로 줄어들었습니다. 은행의 긴급한 유동성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장 마감 뒤인 오후 4시 15분 Fed가 발표한 상업은행 대차대조표(~3월 24일)를 보면 지난주에도 은행 예금 잔액은 1310억 달러가 감소했습니다. 이전 주와 달라진 건 대부분인 1290억 달러가 25대 대형 은행에서 유출됐다는 겁니다. 중소 은행에서는 19억 달러가 줄어든 데 그쳤습니다. 물론 실리콘밸리 은행이 25대 은행에 포함되어 있고, JP모건 등 대형 금융사가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으로 300억 달러 예금을 예치한 게 영향을 줬을 것입니다. 어쨌든 은행 예금이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머니마켓 펀드(지난주 660억 달러 순유입)와 채권 펀드 등으로 계속 옮겨지고 있다는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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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에는 4월 7일 발표되는 3월 고용보고서가 가장 중요합니다. 여전히 20만 건 이하에 머물고 있는 주간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 등을 보면 신규고용이 급격히 줄어들었을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월가는 3월 일자리가 22만5000개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월 31만1000개보다는 적지만,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10만 개 이하보다는 훨씬 많은 수준입니다. ING는 "은행 혼란에 따른 대출 기준 강화로 기업들의 해고가 늘어날 수 있지만 이게 고용보고서에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3월 신규고용이 20만 개를 넘으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에서 기준금리 25bp 인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는 게 요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중요한 고용지표가 하필이면 뉴욕 증시가 '성 금요일'(Good Friday)로 휴장하는 7일 금요일에 발표가 된다는 것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들이 목요일까지 주식 비중을 줄여놓으려 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좋지 않은 수치가 나온다면 다음주 월요일(10일)에 큰 충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