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올해 공매도를 전면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증시가 안정되면 수개월 내에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29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코스피지수 2000선이 붕괴됐는데, 이 같은 상황에선 공매도를 전면 재개하기 어려웠다”며 “몇 달 안에 금융시장 혼란이 완화될 경우 공매도 규제를 정상화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안에 규제를 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불거진 은행 위기가 국내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엔 “매우 희박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국내 은행은 전체 자산에서 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대부분 단기물을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 위기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며 “한국 신종자본증권은 유럽의 AT1(기타 기본자본) 채권과 다른 구조를 갖고 있어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상각되는 사태도 일어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 레고랜드와 흥국생명 사태를 겪으면서 5000개 이상의 사업장을 전수조사했다”며 “그중 일부에선 문제가 생기겠지만 일시에 파산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레고랜드와 흥국생명 사태로 자금시장에 문제가 불거졌지만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과 협력해 시장 안정화에 성공했다”며 “이를 통해 어느 정도 면역이 생겼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 원장은 최근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어디로 인도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권 대표와 그의 동료들이 기소될 수 있도록 검찰과 협력해왔다”며 “그가 한국으로 인도되길 바란다”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