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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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공개매수에서 절반도 매각하지 못하면서 남은 주식에 대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

27일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카카오가 지난 7일부터 26일까지 SM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한 결과, 매수 목표 833만8641주(35%)의 두 배 넘는 청약 물량인 1888만227주가 몰리며 최종 경쟁률 2.27대1을 기록했다. 100주를 공개매수 신청했다면 44주만 팔 수 있게 된 것. 청약 물량은 SM 유통 주식 수 2356만9022주의 80%에 달한다.

앞서 하이브는 SM 인수와 경영권 확보를 위해 4500억 원가량을 들여 주식을 사들였다. 공개매수에는 SM 지분 15.78%에 해당하는 375만7237주를 참여했다. 배정 비율대로 계산하면 이 가운데 165만8426주(또는 165만8427주)를 공개매수가 15만 원에 매각하게 되는데, 매각 총액은 약 2488억 원 정도다.

하이브는 앞서 공개매수를 통해 12만 원에 SM 지분을 확보했다. 15만 원에 전량 처분했다면 각 주당 3만 원씩 총 1100억 원 이상의 차익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공개매수 신청 물량이 목표 물량의 2배를 넘어서면서 주식매각에 따른 차익은 그 절반도 안 되게 됐다. 보유 주식의 44%인 165만8426주만 팔았다고 계산한다면, 차익은 498억 원 정도다.

또한 공개매수를 통해 팔지 못한 잔여 물량은 손실로 감당하게 됐다. 팔지 못한 209만8811주는 여전히 하이브 소유다. 카카오의 공개매수가 마무리된 후 SM 주가는 전일 대비 15% 하락한 9만1100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주가를 적용하면 하이브는 주당 2만8900원씩 총 607억 원의 평가 손실을 보게 된다. 카카오 공개매수에서 얻은 이익과 합해도 109억 원 넘는 손실을 보는 것이다.

문제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다. SM 주식은 올해 초 7만 원 선에 거래됐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 잇따른 공개매수 제안 등으로 가파른 상승률을 보여왔다. 만약 SM의 주가가 경영권 분쟁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하이브의 평가손실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하이브는 잔여 지분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