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으로 몰리면서 공모펀드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강남 큰손' 돈 굴리던 스타 매니저, 공모펀드 진출 왜?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액티브 주식형 공모펀드(541개) 설정액은 지난 17일 기준 15조109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설정액이 1185억원 줄었다. 펀드 열풍이 정점을 찍었던 2008년 말(68조9192억원)과 비교하면 반의반 토막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공모펀드가 외면받는 가장 큰 원인은 투자자에게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안겨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장기 투자에 적합한 펀드보다 당장 많이 팔릴 상품에 집착했던 업계 내부의 잘못도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보수체계 개편, 세제혜택 강화 등을 통해 공모펀드를 다시 활성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부분 패시브 형태인 ETF와 달리 액티브 공모펀드는 증시가 부진할 때 지수를 끌어올리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공모펀드가 지나치게 위축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사모펀드로 이름을 날린 스타 매니저들이 공모펀드 시장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모펀드 운용사였던 VIP자산운용, DS자산운용, 더제이자산운용은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원회로부터 집합투자업(공모펀드) 인가를 받았다. 주식형 사모펀드 운용사가 공모 인가를 받은 것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이후 3년 만이다.

VIP자산운용이 지난달 처음 내놓은 공모펀드 ‘VIP 더 퍼스트 펀드’는 출시 첫날 300억원 한도를 채워 조기 마감했다. 타임폴리오가 2019년 출시한 첫 공모펀드도 1조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끌어모으며 대히트를 쳤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 큰손들이 투자하던 상품을 재간접 펀드로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