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국내 1위 연성동박적층필름(FCCL) 제조 기업 넥스플렉스를 인수한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넥스플렉스의 최대주주인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는 전날 MBK파트너스에 회사 지분 100%를 약 5300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1년여에 걸쳐 매각 작업을 진행해 온 넥스플렉스는 우여곡절 끝에 새 주인을 찾게 됐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 영향으로 인수 후보자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공개매각 절차를 통해 JC파트너스의 자회사 JC그로스인베스트먼트(JCGI)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가 무산된데 이어 웰투시-우리PE 컨소시엄도 자금 조달에 실패해 인수를 포기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말부터 스카이레이크와 개별 협상을 통해 인수를 추진했다. MBK파트너스는 조단위 블라인드 펀드를 운용하는 만큼 자금 조달 측면에선 안정적인 후보로 꼽혔다.

다만 인수후보자가 바뀌는 과정에서 매각가는 크게 줄었다. JCGI가 제시했던 약 6300억원과 비교하면 약 1000억원이 빠졌다.

스카이레이크는 인수 5년 만에 투자 원금 대비 5배 수준의 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2스카이레이크는 2018년 SK이노베이션의 FCCL 사업부를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약 1000억원에 인수했다.

넥스플렉스는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핵심 부품인 연성회로기판(FPCB)에 쓰이는 FCCL을 제조한다. 매출 기준 국내 1위다.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2019년 681억원이었던 매출이 2021년 1547억원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억원에서 458억원까지 4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실적도 직전년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MBK파트너스가 넥스플렉스를 인수하는 건 FCCL 분야의 성장성이 여전히 높다고 판단한 것이란 분석이다. 기존 스마트기기용 FCCL 시장은 견고하고, 5세대(5G) 이동통신용 FCCL 수요는 커지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말부터 연거푸 조단위 거래를 성사시키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가 보유한 구강스캐너 업체 메디트를 2조4600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UCK와 공동으로 공개매수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