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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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주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이 최근 잇따라 호실적을 발표해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새 국제회계제도(IFRS17)가 도입돼 전년보다 이익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3일과 24일 양일간 한화손해보험은 595원(상승률 14.25%) 올랐다. 현대해상(10.78%)과 DB손해보험(8.04%)도 강세를 보였으며 대장주 삼성화재(2.89%)도 빨간불을 켰다. 같은 기간 코스피 보험 지수는 5.71% 올라 KRX 지수 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0.25%)과 비교하면 수배를 웃돌고 있다.

손보사, 손해율 낮춰 호실적 기록

손보주는 전통적인 경기방어주다. 큰 수익 보다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는 종목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 기록한 호실적과 이익 증대감에 대한 기대가 더해져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 올해부터 새 회계기준 IFRS17이 도입돼 보험사의 이익이 증가할 것이하는 전망도 힘을 보태고 있다.

대표적인 손보사인 현대해상은 연결 기준 영업익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고 한 822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순이익도 28% 늘어난 5609억원이었다. 현대해상 측은 "손해율 및 사업 비율이 개선되며 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손해율은 손해보험에서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 지급액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손해율이 낮을수록 보험사 이익은 늘어난다.

DB손해보험도 지난해 영업익과 순이익이 각각 23%와 26.2%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화손해보험과 삼성화재도 전년 대비 개선된 실적을 발표했다.

"손보사, 생보사보다 IFRX17 도입에 따른 혜택 클 것"

여기에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증익 규모는 손보사가 생명보험사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도입된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산출하는 회계제도다. 부채 등을 시가로 계산하기에 금리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저축성 보험 등을 많이 보유할수록 보험사엔 부담이 된다. 손보사들은 생보사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험 상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보니 이에 따른 수혜를 볼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에 따르면 저축성 보험은 더 이상 수익으로 인식되지 않는다"며 "생보사의 경우 보장성 보험 상품보다 저축성의 비중이 높아 손보사에 비해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해상은 기업설명회에서 "IFRS17을 적용하면 기존 회계기준보다 자산은 감소할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47조5000억원에서 34조9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고, 일반·자동차 보험 손익은 유지되면서 장기보험 순익이 늘어나 당기순이익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분석 대상 보험사들의 IFRS17 상 세후 보험 영업이익추정치는 총 4조6000억원으로 기존 순이익(4조6000억원)과 비슷하다"며 "보험 영업익만으로 기존 순이익만큼의 증익이 예상돼 회계 제도 변경에 따른 증익은 기정사실화됐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이 각각 1조1000억원과 6000억원의 증익 효과를 볼 것으로 추정했다. 임 연구원은 "계약자서비스마진(CSM)의 상각세보다 유입이 더 많아 보험사들의 구조적인 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5년간 보험사별 세후 보험 영업이익 연평균성장률은 현대해상 10%, 삼성화재 7.4%, DB손해보험 7.5%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CSM은 보험영업의 미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CSM은 우선 부채로 계상된 후 일정기간 상각돼 보험사의 이익으로 처리된다. CSM이 큰 보험사는 그렇지 않은 보험사보다 높은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