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JP모건의 CPI 예상 "6.3% 밑이면 주가 상승"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13일(미 동부시간) 0.1~0.2%의 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지난 주말 미 공군이 '미확인 비행물체(UFO)'를 세 개째 추가로 격추하면서 중국 스파이 풍선이냐, 진짜 UFO냐 논란이 생긴 것 말고는 별다른 뉴스가 없었습니다. 또 오늘 예정된 중요한 경제 지표나 핵심 기업 실적 발표도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내일 아침 1월 소비자물가(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컸습니다. 거래량도 평소보다 적었습니다.

아침 10시 뉴욕 연방은행의 1월 소비자조사 결과가 나온 뒤 주가는 확연한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조사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JP모건의 CPI 예상 "6.3% 밑이면 주가 상승"
① 인플레이션 기대 : 안정적

소비자들의 향후 1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전달과 같은 5%로 유지됐습니다. 3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2.7%로 12월 2.9%보다 낮아졌고, 5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2.5%로 전월 2.4%보다 살짝 높아졌습니다.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평가됐습니다.

② 미래 가계 소득 예상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미래 가계 소득 증가율은 3.3%로 전월의 4.6% 증가에서 많이 감소했습니다. 소득 증가에 대한 기대는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여전히 높지만, 뉴욕 연은은 약 10년 전 조사를 시작한 이래 한 달 동안 가장 큰 하락 폭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예상되는 미래 지출 증가율은 지난 12월 5.9% 상승에서 지난달 5.7%로 둔화하였습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인플레이션 기대는 '약간 안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소득은 지난 10년 내 가장 큰 월간 하락 폭을 기록했지만, 이게 임금 디스인플레이션 기대를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주식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오전 10시를 전후해 내림세를 본격화했습니다. 오후 4시께 10년물은 전장보다 3.3bp 내린 3.704%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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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계속 올라갔고 결국 다우는 1.11%, S&P500 지수는 1.14%, 나스닥은 1.48%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늘도 3% 오르면서 다시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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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연은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고 1월 CPI 등 인플레이션에 대해 안심하긴 어렵습니다. 지난주 발표된 미시간 대학의 소비자심리조사에 따르면 올해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2월에 4.2%(1월 3.9%)로 높아졌습니다. 중고차와 휘발유 가격은 오르고 있고, 주택시장도 바닥을 다지고 반응하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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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채권시장에서 장기물 금리는 내렸지만, 2년물 등 단기물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2년물은 오후 4시 20분께 3.8bp 오른 4.549%에 거래됐습니다. 라스무센의 조셉 브루셀라스 이코노미스트는 "2년물 금리 움직임은 데이터와 Fed에 대한 기대의 방향이 급속히 바뀌었음을 보여준다고 믿는다. 1월 CPI 발표 이후 그 방향이 어디로 향할지 주시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기준금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6개월물은 한때 4.952%까지 올라 5%에 근접했습니다. 2007년 8월 5.012% 이후 최고치입니다. 지난 3일 발표된 뜨거운 1월 고용 데이터가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계속 인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킨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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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뉴욕 증시와 채권시장 간의 틈은 1월 고용데이터가 발표된 뒤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이라고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지난 12일 자 기사에서 "1월 고용데이터가 나온 뒤 경제학자들이 연착륙, 경착륙이 아닌 노 랜딩(불착륙)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노 랜딩은 미국 경제가 이른바 착륙, 즉 둔화하지 않고 지속해서 좋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건데요. 이렇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쉽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Fed가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 있으므로 시간이 좀 흘러 경착륙 확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WSJ 인터뷰에서 "만약 추세나 추세 이상의 성장으로 재가속되는 것을 본다면(지금까지는 그렇지 않은 것 같지만)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2%에 가깝게 낮추거나 연착륙한다고 말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걱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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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랜딩 시나리오를 가장 먼저 주장한 아폴로 매니지먼트의 토스텐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는 다시 가속화되고 있다. Fed는 시장이 현재 가격에 반영한 것보다 더 많이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고 더 오랫동안 높은 수준에서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오늘 보고서에서 "1월의 고용 보고서는 굉장한 놀라움이었고, 충분히 놀라울 만큼 많았기 때문에 Fed와 시장 전망을 재고하게 됐다. 미국 국채에 대한 뷰를 '중립'으로 다시 낮춘다. 이런 하드 경제 데이터가 너무 강해서 Fed가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고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채권 금리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Fed의 미셸 보우먼 이사는 오늘 "아직 물가 안정을 달성하려면 멀었다”라며 ”인플레이션을 우리 목표까지 낮추기 위해 통화정책을 더 긴축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통화정책을 긴축하는 데 비용과 위험이 있지만 나는 인플레이션이 훨씬 더 지속하도록 허용하는 비용과 위험이 크다고 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은 지난주부터 이런 걱정을 많이 반영했습니다. 국채 금리는 크게 올랐고, Fed의 최종금리에 대한 예상도 고용지표 발표 전 4.4%에서 지금은 5.2%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이처럼 1월 고용지표가 나온 뒤 채권시장은 Fed의 더 추가 긴축을 반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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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뉴욕 증시는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주 S&P500 지수 기준으로 1.11% 내렸지만, 하락 폭이 큰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오늘 1.14% 올라 지난주 하락 폭을 모두 만회했습니다. 지금의 노 랜딩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있는데, 경기가 유지된다면 증시에 좋다는 것입니다.

웰스파고는 오늘 보고서에서 "새로운 노 랜딩 시나리오는 미국 경제가 착륙을 취소한 뒤 성장이 다시 가팔라지는 것이고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어쨌거나 경착륙은 피한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베어마켓은 끝났다"라고 주장했지만 그렇다고 "불마켓도 아니고 그냥 마켓(just a market)"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그냥 시장에서는 "단기 급락은 없고, 오르락내리락하는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라고 봤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에드 클리솔드 전략가는 "경기 침체 가능성은 최소한 향후 몇 개월 동안은 상당히 감소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향후 6~9개월 동안은 연착륙 확률이 점점 더 커질 것처럼 보인다. 올해 들어 이어진 랠리는 (작년 말) 너무 많은 경기 침체와 나쁜 투자 심리를 가격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랠리는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도 "투자자들이 이미 많은 나쁜 소식에 가격에 반영했기 때문에 주식 시장은 연말까지 사상 최고치로 올라갈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기업 실적이 다음 하락장을 촉발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이미 EPS 추정치는 여러 달 동안 하락해 왔다. 중요한 것은 주가가 여기에 어떻게 반영하느냐인데, 투자자들은 나쁜 실적에 대해 과거보다 훨씬 덜 처벌하고 있다. 이는 EPS 하락이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펀드스트랫에 따르면 지금까지 4분기 실적을 놓친 기업은 그날 평균 약 1% 하락했습니다. 이는 2021년 3분기~2022년 3분기까지 평균 2.5~3% 매도세보다 훨씬 나은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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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랠리에는 FOMO(Fear Of Missing Out : 주가 상승에서 홀로 소외되는 것)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액티브 펀드매니지들은 주식 노출비중을 거의 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많은 고객이 기업 실적 감소 위험을 고려할 때 현 주가에서 약세장 뷰를 갖고 있지만, 추가 랠리에서 뒤처질까 봐 주가가 강세를 보일 때 매도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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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증시가 비현실적 가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CIO는 "최근 최종금리 예상이 상승한 것은 Fed가 생각보다 더 오랫동안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개념을 뒷받침하지만 주식 시장은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있다. 주가는 이번 약세장 동안 계속 그랬던 것처럼 현실과 거의 동떨어져 있으며, 지금은 약세장 그 어느 때보다 주식의 위험 보상 프리미엄이 형편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주식이 직면한 현실은 이제 기업 실적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에 달리 통화정책이 여전히 제약적인 영역에 남을 것이란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실적 감소에 따라 주가가 하락한 뒤 하반기 반등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래서 S&P500 지수가 연말 3900으로 마감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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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은 오늘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에 주식 고점이 기록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지금 랠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좋은 시기가 계속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미슬라브 마즈테카 전략가는 "큰 그림에서 지난 10월 시작된 주식 랠리가 CPI 정점/금리 정점과 중국 경제 재개, 유럽 에너지 하락으로 이어지기를 바라지만, 올해가 흐르면서 한 단계 추가 상승할 수 있는 펀더멘털에서의 확인을 얻지 못할 것 같다. 그래서 1분기가 시장 고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일부에서는 지금의 노 랜딩, 혹은 연착륙 시나리오는 일시적 희망일 뿐이라는 비관론도 있습니다. 매번 경기 침체가 오기 전에 이런 희망을 담은 시각이 확대되면서 주가가 올랐지만, 결국 침체가 왔다는 것입니다. 실제 Fed가 강하게 긴축한 경우 침체를 피한 역사가 거의 없습니다. 긴축 효과가 시간을 두고 나타나면서 결국 경기를 침체로 끌어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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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중립적 견해도 있습니다. 프린시펄 애셋의 시먀 샤 전략가는 "약세장은 종종 수명이 짧으니 계속 투자하라"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오늘 보고서에서 "최근 주식 랠리에 따른 성과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 가능성이 여전히 많은 투자자 마음에 남아 있다. 그래서 일부 투자자는 지금 이 시장에서 철수하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경기 둔화는 실제 어려운 시기가 될 수 있지만, 역사는 종종 약세장은 강세장보다 수명이 짧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프린시펄 애셋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약세장은 평균 14개월 동안 이어졌고 그 기간 평균 36% 하락했지만, 강세장은 평균 5년 9개월 동안 지속하였고 평균 192%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샤 전략가는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자산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투자자는 적절한 다각화를 유지해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최근 역사를 봐도 시장 주기가 계속되는 동안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갖고 투자를 유지하는 게 일반적으로 최선의 투자 접근 방식임을 보여준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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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은 1월 고용데이터가 나온 뒤 추가 긴축을 채권 가격에 재산정하고 있습니다. 고용과 마찬가지로 매우 중요한 게 물가입니다. 내일 아침 8시 30분(한국 시각 14일 밤 10시 30분)이면 1월 CPI가 발표됩니다. 월가 관계자는 "고용에 이어 이 CPI 마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증시도 Fed의 추가 긴축이란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CPI가 예상이나 그보다 좋게 발표된다면 지난 10일간 시장에 반영된 추가 긴축 기대가 급하게 되돌려지면서 금리가 하락하고 주가가 추가 상승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JP모건 트레이딩 데스크는 항상 그렇듯 'CPI 데이' 게임 플랜을 내놓았습니다. 만약 헤드라인 수치가 6.5%를 초과하면(확률 5%) S&P500 지수는 2.5~3% 내릴 것을 봤습니다. 또 6.4~6.5%(25%)가 나오면 0.75~1.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반면 6.0~6.3%(65%)로 집계된다면 S&P500 지수는 1.5~2% 오를 것으로 봤고요. 6.0% 미만(5%)이 나온다면 2.5~3% 급등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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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매우 격동적인 시기(turbulent period)로 향하고 있다. 그리고 CPI는 그 시작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내일 CPI는 인플레이션을 전망하는데 안일함이 있었는지 알 수 있는 첫 번째 수치가 될 것이다. 나는 시장이 지금 가격에 반영한 것보다 더 많은 금리 인상 없이 과연 2%로 물가 목표로 향하는 경로에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월가는 1월 CPI가 전년 대비 6.2% 상승(12월 6.5%)할 것으로 봅니다. 이는 7개월 연속 둔화를 의미합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1월 5.4% 올라 역시 12월(5.7%)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해 물가가 급등했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인해 둔화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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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월 대비 수치가 문제입니다. 헤드라인 수치는 0.5%, 근원 0.4%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12월의 0.1%, 03% 상승보다 더 높아지는 것이죠.

시장이 주시하는 것은 제롬 파월 의장이 밝힌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입니다. 일부에서는 슈퍼 코어(super core: 초근원)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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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은 지난 금요일 발표한 새로운 계절 조정치를 발표했습니다. 비중을 조정한 것이죠. 이에 따라 작년 10~12월 CPI가 기존 발표치보다 소폭 더 올랐습니다. 주거비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주택소유자의 등가임대료(OER) 등의 비중이 더 높아졌기 때문에 월가 예상보다 더 높은 수치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언리미티드펀드의 밥 엘리엇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PI 계절 조정치 수정 전에는 근원 상품 물가는 상당한 디스인플레이션을 보여줬고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상대적으로 낮은 속도의 상승세를 보여줬다. 하지만 조정한 뒤에는 근원 물가의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는 완만해졌고 최근 몇 달 동안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5%로 가속화됐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것이 Fed가 직면한 핵심 문제다.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는 CPI에서 약 4분의 1을 차지하지만,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에서는 비중이 더 크다. 이번 수정으로 PCE에서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JP모건의 CPI 예상 "6.3% 밑이면 주가 상승"
하지만 이런 기술적 이슈가 우려의 근원은 아닙니다. 소비자들은 물가 상승을 점점 더 걱정하고 있습니다. 노동시장 과열이 지속하면서 집값과 임대료, 중고차와 휘발유 가격이 모두 다시 꿈틀대고 있으니까요.

CPI 관련 두 개 증권사의 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1월 헤드라인 CPI가 한 달 전보다 0.4%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는 최근 속도보다 가속화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6.1% 상승해 12월의 6.5%보다 떨어질 것으로 봅니다. BofA는 에너지와 식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5.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BofA는 "헤드라인 CPI의 가속화 예상은 에너지 가격 상승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근원 수준에서는 근원 상품 물가가 4개월 연속 하락할 것이고 중고차 가격은 이런 내림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만하임 중고차 지수는 최근 반등했는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2월과 1월 중고차 가격 상승으로 인해 CPI에서의 중고차 가격 하락세는 앞으로 멈출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근원 서비스 물가는 주거비 상승으로 인해 0.5% 올랐을 것으로 봤습니다. 호텔 등 숙박 시설 숙박료는 낮아진 것으로 보지만 임대료와 OER은 계속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임대료와 OER 인플레이션은 올해 중 상당히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BofA는 "CPI를 집계하는 노동통계국이 예측에 추가적 불확실성을 일으키는 계절조정 요소의 가중치를 바꿨다"라며 "새로운 가중치가 결과를 실질적으로 바꾸진 않지만 헤드라인 및 근원 물가 추정치에서 몇 bp 정도는 더하거나 빼는 효과를 낼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JP모건의 CPI 예상 "6.3% 밑이면 주가 상승"
웰스파고는 "CPI 추세는 최근 둔화하여 왔다. 헤드라인 CPI는 지난 12월 0.1% 상승했고, 근원 수치는 0.4% 올랐다. 큰 폭의 휘발유 하락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도움됐지만 식품, 중고차 가격 등에서도 인플레이션 둔화 징후는 나타났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웰스파고는 "하지만 1월 CPI는 그보다 덜 둔화했을 것"이라며 "1월 헤드라인 CPI는 전월 대비 0.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휘발유 가격 상승 및 중고차 하락세 중단은 1월이 12월보다 가격 상승이 더 빠를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근본적인 인플레이션 속도는 여전히 점진적으로 둔화하는 것으로 보이며, 1월에도 전년 대비 CPI는 또다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는 헤드라인 수치를 6.2%로 추정합니다. 웰스파고는 "우리 예상대로 나온다면 이는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느린 CPI 인플레이션 속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