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만큼 투자자의 요구를 충족할 만한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 라인업도 다양해지고 있다. ‘변주’를 준 여러 투자 방식의 채권형 ETF가 쏟아져 나오면서 다양한 투자 전략을 짜는 게 가능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무작정 채권 투자에 나서기보다 ‘안정적 채권투자 전략’ ‘공격적 채권투자 전략’ ‘이를 결합한 중위험·중수익 전략’ 등 자신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공격적 투자 가능한 스트립·레버리지형
기준금리 상승 속도가 더뎌지고 연내 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좀 더 적극적인 ‘롱’ 포지션을 취하고 싶어하는 투자자가 많아지고 있다. 스트립채권형 ETF는 이런 투자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출시된 상품이다. 스트립채권은 일반적 채권과 달리 원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나눠서 발행하는 채권을 뜻한다. 이번에 국내 처음으로 출시된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와 같은 원금스트립채권을 통해 ETF를 구성하면 채권의 평균 만기를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늘릴 수 있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30년물 채권 ETF의 평균 만기는 20년 내외지만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의 평균 만기는 28년이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ETF가 담은 채권의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채권 가격의 변동 폭도 크다.
레버리지형은 채권 가격이 변동할 때 생기는 수익 혹은 손실 폭을 두 배로 늘린 상품이다. ‘KBSTAR 국채30레버리지KAP’ ‘ACE 미국채30년선물레버리지’ 등 국내외 장기채권 레버리지 상품이 이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레버리지형 역시 좀 더 공격적 투자를 원하는 채권 ETF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ETF가 투자하는 채권의 평균 만기가 18년이라도 레버리지를 활용하면 36년 만기 채권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KBSTAR 국채30레버리지KAP의 실제 유효 평균만기는 38.5년, ACE 미국채30년선물 레버리지는 33.6년이다. 임종욱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 팀장은 “장기금리 하락 시 만기가 긴 채권형 ETF의 투자매력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만기 시 원금+ 이자 돌려주는 만기매칭형 인기
반면 안정적 채권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를 위한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된 만기매칭형 채권 ETF는 한 달 만에 1조6000억원의 자금을 모으는 등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ETF지만 만기가 있어 마치 채권처럼 일정 기한이 끝나면 상장이 폐지된다. 상장폐지 시 투자 원금과 이자를 돌려준다. 투자 과정에서 채권 가격의 변동이 있더라도 만기까지 보유하면 손실을 피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만기 이전에 매도하는 경우에는 채권 가격 리스크에 노출된다. ‘KBSTAR 23-11 회사채(AA-이상)액티브’, ‘KODEX 23-12 은행채(AA+이상)액티브’ ‘SOL 24-06 국고채액티브’ ‘TIGER 24-10 회사채(A+이상)액티브’ 등이 현재 시장에 상장돼 있다.
상품명에 표시된 숫자로 만기 시점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1월 말 출시된 KBSTAR 23-11 회사채(AA-이상) 액티브는 2023년 11월 상장이 폐지되는 1년 만기 상품이다.
극단적으로 위험을 피하고 싶은 경우를 위한 초단기형 상품도 있다.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는 익일물 국채·통안증권을 담보로 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RP 금리인 무위험지표금리(KOFR)가 수익률의 기준이 된다. 채권 만기일이 하루인 셈이라 사실상 신용 리스크가 없는 ETF다. 장기 투자보다는 투자진입 시점 이전 몇 개월간 ‘파킹통장’용으로 활용하기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채권에 우량 주식을 일부 담은 채권+주식형 ETF도 있다.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 ‘ARIRANG Apple채권혼합Fn’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 ‘KODEX 삼성전자채권혼합Wise’ 등이 상장돼 있다. 채권에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투자하는 국내외 우량 종목을 합친 ETF다. 구성 비율은 중기 채권 70%, 단일 종목 30%로 구성돼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오는 7일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 상장지수펀드(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고 6일 밝혔다.이 ETF는 'S&P Ultra T-Bond Futures'(Excess Return)를 기초지수로 삼는 상품으로, 해당 지수의 일간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해당 지수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상장된 미국 국채 30년 선물을 편입한다. 해당 선물의 기초자산은 미국 재무부 발행 잔존만기 25~30년의 미국 국채다.회사는 채권 ETF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라 이번 ETF를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국내 시장에 상장된 채권형 ETF의 순자산총액은 최근 1년간 58.51% 증가한 15조60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전체 ETF 시장 내 채권형 ETF 비중은 14.06%에서 18.025로 커졌다.해당 ETF는 듀레이션이 33.6년으로, 국내에서 출시된 미국채권형 ETF 중 가장 길다. 듀레이션은 금리 변화에 따른 채권가격 변동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장기채권일수록 가격 변동성이 높아 금리 하락기에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보수는 0.25%로, 전세계 미국채 30년 레버리지 ETF 상품 중 최저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달러 강세 및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하락 마감했다.(다우 -0.38%, 나스닥 -1.59%, S&P500 -1.04%, 러셀2000 -0.78%) 6일 국내 증시는 달러 강세 전환에 따라 그동안 상승장을 이끌었던 외국인 순매수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K증시 외국인 수급 변화 주목MSCI 한국 지수 ETF는 2.61%, MSCI 신흥 지수 ETF는 1.78% 각각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247.20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환율은 17원 상승 출발, 코스피는 0.7% 내외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서 연구원은 "미 증시가 달러 강세와 금리 급등을 빌미로 장 후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달러 강세, 금리 상승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미국의 강력한 고용지표는 달러 강세로의 전환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외국인 순매수 강도도 축소될 수 있다"며 "코스피 2500선 이상은 PBR 0.95배를 넘는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에 당분간 증시는 강세 기조보다는 소강상태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 1월 고용 서프라이즈 충격, Fed 인사들 발언 이후의 연내 금리 경로 전망 변화 여부, 블리자드 디즈니 SK이노베이션 카카오뱅크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중국 PPI와 미국 기대인플레이션 등 인플레 지표 등에 영향 받을 전망"이라며 "주간 코스피 예상 레인지는 2420~2520선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연착륙 기대도 커졌지만, 추가적인 금리인상 우려는 더 커디면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Bad Is Bad, Good Is Bad'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 또 파월 입 쳐다보는 美 증시지난 주말 미국 중시는 달러 강세 및 국채 금리 상승으로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하락 마감했다.(다우 -0.38%, 나스닥 -1.59%, S&P500 -1.04%, 러셀2000 -0.78%)이번주 미국 증시는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과 기업들의 실적 등을 주시하며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7일 파월 의장은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행사에서 토론에 나설 계획이다. 파월 의장이 최근 고용 지표와 관련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지난주 발표된 1월 고용 지표에선 신규 고용이 51만7000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도 3.4%로 1969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용이 계속 강한 모습을 보일 경우 Fed가 경기 침체를 걱정하지 않고, 긴축을 계속할 여지가 커지게 된다. 파월이 연내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강한 발언을 내놓는다면 시장의 랠리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고용 시장이 강한 수준을 유지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Fed가 섣불리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금리 인하 신호를 주지는 않을 것으로 월가는 보고 있다.이번주에는 기업들의 분기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듀폰, 치폴레, 월트디즈니, 펩시코, 페이팔 등의 실적이 예정돼 있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에 70%가량이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 中 1월 물가지수 주목중국 증시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3일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에 따라 하락세로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0.68%, 선전성분지수는 0.63% 내렸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춘제(설) 연휴 이후 1조2000억위안 규모의 시장 유동성을 흡수한 것도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이번주에는 7일 인민은행이 외환보유액을, 10일 국가통계국이 1월 물가지수를 발표한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9월 말 3조290억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장바구니 물가인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예상치는 전년 동월 대비 1.8%로 작년 12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관측됐다. 공장 출고 또는 도매 물가인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 WSJ, '핫'한 고용지표에 연내 2회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제기"장밋빛 경제지표에 투자자들의 'Fed 불안'이 되살아났다" 미국에서 잇따라 발표되는 양호한 경제 지표가 오히려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작년 말 시장을 뒤덮었던 경기침체 공포가 사그라든 대신 Fed가 예상보다 더 많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겼다는 것이다. 1월 일자리가 시장 전망치의 3배에 가까운 51만7000 개 증가하고, 실업률은 거의 54년 만의 최저치(3.4%)를 기록했다는 미 노동부의 지난 3일 발표가 이러한 걱정을 증폭시켰다. 이러한 결과는 경기침체 우려를 크게 해소했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좋은 소식이지만, 상당수 투자자는 지난해 월가를 지배한 '좋은 뉴스가 실은 나쁜 뉴스'라는 격언을 다시 떠올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직 경기가 괜찮다는 겉보기에 좋은 뉴스가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여지를 열어놓음으로써 시장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 LGD·SK하이닉스, 兆 단위 적자기업 신용도 영향 '촉각'주요 상장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속속 이뤄지면서 신용등급 강등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발표되는 지난해 기업들 실적을 신용등급 평가에 발 빠르게 반영하며 수익성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6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신평사들로부터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기업들 가운데 지난 1일 기준으로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기업 40곳 중 절반에 가까운 19곳은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었다. 주요 회사채 발행 기업 가운데 LG디스플레이(A+)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이 2조850억원으로 전년(영업이익 2조2306억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효성화학(A)도 지난해 3367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효성의 또 다른 계열사인 합성섬유 기업 효성티앤씨(A2+)의 작년 영업이익도 1236억원으로 전년(영업이익 1조4237억원)에 비해 91.3% 급감했다.그밖에 SK하이닉스(AA·-43.5%), LG생활건강(A1·-44.9%), LG화학(AA+·-40.4%) 등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비 40%대 감소했다.기업들의 지난해 실적 윤곽이 드러나면서 신평사들도 신속히 기업 신용등급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2조원대 적자를 낸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3대 신평사들이 일제히 신용등급 영향 검토에 들어갔다.글로벌 신평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신용평가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와 고객사의 공급업체 과잉재고가 겹쳐 올해 신용지표가 크게 약화할 것이라며 아예 SK하이닉스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다. 현재 S&P가 SK하이닉스에 부여한 신용등급은 BBB-다.회사채 시장 투자자들 역시 기업 실적에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롯데지주·케미칼·건설·하이마트 등 상당수 계열사가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받은 롯데그룹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A등급 이하 비우량 신용등급 기업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다수의 채권 전문가는 국채와 고금리 회사채 등이 모두 동반 하락한 지난해를 극히 예외적인 경우라고 평가하고 있다. 올해는 대부분 채권 상장지수펀드(ETF)와 채권 수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국채와 고금리 회사채 등으로 분산 투자하는 ‘바벨전략’이 유효할 것이란 설명이다.3일 얼라이언스번스틴(AB) 자산운용이 1992년 1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총 124분기의 분기별 채권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국채와 고금리 회사채 모두 하락했던 경우는 9%에 불과했다. 절반가량(48%)의 시기엔 두 채권의 수익률이 모두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채가 플러스(+), 고금리 회사채가 마이너스(-)였던 경우는 16%, 반대로 국채가 마이너스, 크레디트가 플러스였던 경우는 28%였다.지난해 1~3분기는 국채와 고금리 회사채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9%에 속하는 경우였다는 설명이다. 올해까지 예외적인 경우가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유재흥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각종 경제지표는 국채 금리 하락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고금리 회사채도 현 금리가 너무 높은 상태라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변동성이 있는 만큼 국채와 고금리 회사채를 모두 담는 것이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채권 혹은 채권 ETF 투자 시 최소한의 분산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유 매니저는 “양쪽을 모두 담으면 변동성 대비 위험조정 수익률을 조정할 수 있다”며 “작년에 작동하지 않았던 바벨 전략이 올해는 매우 유효할 것”이라고 했다.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