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괴물 같은 고용+서비스업 회복…파월 '피벗' 너무 빨랐다?
1일 미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뉴욕 증시 랠리의 강도는 강해졌습니다. 하지만 2일 장 마감 뒤 나온 애플과 아마존, 알파벳 등 빅테크의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빠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웠죠. 게다가 3일(미 동부시간) 아침 미 노동부가 발표된 1월 고용보고서는 투자자에게 부정적 놀라움을 안겨줬습니다. 신규고용이 폭증하고 실업률이 추가 하락하는 등 모든 면에서 폭발적 수치가 나왔습니다.

① 고용 폭발, 실업률 50년 내 최저

신규고용은 51만7000개 증가해 월가 예상인 18만8000개를 훨씬 능가했습니다. 작년 7월 이후 가장 많습니다. 게다가 11월, 12월 신규고용 수치도 7만1000개나 상향 조정됐습니다. 신규고용의 근거인 기업조사뿐 아니라 실업률 산출을 위한 가계조사에서도 일자리를 가진 사람이 86만6000명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업률은 3.4%까지 떨어져 12월(3.5%)뿐 아니라 1969년 5월 이래 가장 낮았습니다. 예상은 3.6%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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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인플레이션 퍼즐을 풀 마지막 열쇠로 노동 시장의 냉각(임금 상승 둔화)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거꾸로 예상보다 훨씬 더 뜨거운 수치가 나온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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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임금 상승률은 유지

다행인 건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3% 상승해 예상과 같았다는 것입니다. 연율로 환산하면 4.4%입니다. 지난 12월 0.4%(애초 0.3%였지만 상향 수정됨), 4.6%보다 낮습니다. 그리고 노동 시장 참여율도 62.4%로 0.1%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노동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사람이 늘어나 뜨거운 신규고용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률은 더 올라가진 않은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또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레저/접객업 등 서비스 업종에서 일자리가 37만8000개 증가한 것도 임금 상승을 더 자극하지 않은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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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월 신규고용 수치는 다른 달보다 변화가 많고 신뢰성이 좀 떨어집니다. 인구 수치를 비롯해 업종 분류, 벤치마크 등에 많은 수정과 재설정이 가해지는 달이기 때문입니다. 또 계절 조정의 폭도 큽니다. 그래서 씨티가 30만5000개, 골드만이 30만 개를 내다봤지만, 모건스탠리는 17만5000개, 캐피털이코노믹스는 15만 개를 보는 등 월가 예상도 편차가 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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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조업과 헬스케어, 유통, 건설, 운송/창고 등 거의 모든 업종에서 골고루 고용이 늘었고 평균 노동시간도 증가하는 등 노동 시장이 뜨거운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이는 극도로 낮은 수준(20만 개 이하)이 이어지고 있는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 1100만 개를 넘은 채용공고 건수 등 다른 고용 지표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전략가는 "1월 신규고용 수치가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1월은 여러 가지 벤치마크 재설정이 이뤄지는 달임에도 불구하고 노동 시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걸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경제가 한 달에 50만 개의 새 일자리를 계속 추가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Fed는 작년 3월부터 기준금리를 4.5%포인트나 올렸습니다. 경기선행지수나 소비자신뢰지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선행지표와 주택시장 지표는 이미 침체 수준으로 깨졌습니다. 후행지표인 고용 지표도 곧 균열을 보일 것입니다. 임금상승률 둔화가 그런 조짐을 가리키는 징후일 수도 있습니다.

초기 시장 반응은 파괴적이었습니다. 오전 8시 30분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주가지수 선물은 급락하고, 채권 금리는 10bp 이상 급등했습니다. 뜨거운 고용은 Fed의 추가 긴축을 자극하는 요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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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주장해온 모건스탠리는 "깜짝 놀랄 만큼 강한 고용 수치와 뚜렷한 냉각 조짐이 없는 노동 시장은 오는 3월 Fed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자극할 수 있다. 우리는 한 차례 더 25bp 인상될 것으로 보지만, 만약 계속해서 고용 수치가 높게 나온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 고용보고서는 1월에도 경기 확장이 유지됐다는 강력한 증거다. 우리는 여전히 3월, 5월 두 차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다. 그리고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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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오전 9시 30분 0.3~1.9%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애플이 선전하면서 하락 폭을 줄였지만, 오전 10시 한 차례 더 충격이 가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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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급관리협회(ISM)의 1월 서비스업 PMI가 발표됐는데 12월 49.2에서 크게 반등한 55.2로 발표된 것입니다. 예상치 50.6도 크게 웃돌았습니다. 50 이상은 확장 국면입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입니다. 세부 지수 가운데 신규수주가 60.4로 전월(53.5)보다 크게 개선됐습니다. 고용도 50.0(49.4)으로 반등했습니다. ISM의 앤서니 니베스 회장은 "일부는 빈 일자리를 채우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일부는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업종과 회사에 따라 약간 다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물류와 생산력이 개선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전략가는 "인상적인 고용보고서에 이어 서비스 업황이 위축을 거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보고서가 이어졌다. Fed가 금리를 몇 차례 더 인상해야 할 수도 있으므로 금리는 상승하고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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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꺾이는 듯했던 증시는 다시 반등했고 오전 10시 45분께 주요 지수는 대부분 플러스로 전환됐습니다.

먼저 1월 고용 수치를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집리크루터의 줄리아 폴락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고용보고서는 진실이라고 믿기에는 너무 좋다. 떨어지는 인플레이션과 떨어지는 실업률은 경제학 소설에나 나오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라스무센의 조셉 브루셀라스 이코노미스트는 "1월 50만 개가 넘는 일자리 증가는 거의 확실히 계절적 잡음 등에 따른 것으로 몇 달 안에 수정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강력한 현재의 고용 추세를 과장한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런 고용과 경기가 개선되면 연착륙할 수 있다는 주장도 강해졌습니다. 앨리의 린지 벨 전략가는 "임금 상승률 4.4%는 작년 평균보다 낮다. 여전히 채용 수요가 많은데도 그렇다. 경기 침체 이야기가 커지자 기업들이 채용 시 임금협상에서 덜 공격적으로 나선 것 같다. 고용은 좋고 임금 상승률은 낮아진다면 Fed는 이 수치를 반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제금융협회의 로빈 브룩스 이코노미스트도 "만약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면 이런 종류의 놀라운 고용은 볼 수가 없을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경기 침체 논란을 끝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말했듯이 디스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고용과 노동시간은 증가하고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유지된다면 미국인들의 실질 소득은 늘어납니다. 소비가 유지될 수 있다는 뜻이죠. 모건스탠리는 "우리는 소매판매가 1월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노동시간이 늘어났고 자동차 판매도 증가했다. 휘발유 가격은 안정됐다. 이는 1분기에 소비를 의미 있게 지원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BMO는 "빡빡한 노동 시장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이 완화된다면? 그것은 역사에는 어긋나지만, 가능성의 영역을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고 고용 불안이 높아진 지금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 요구를 낮춘다면 임금 발 물가 상승 소용돌이가 거꾸로 돌기 시작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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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전날 장 마감 뒤 '어닝쇼크'를 발표한 애플이 힘을 냈습니다. 애플은 4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5% 이상 감소해 201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이익도 전년 대비 13% 감소했습니다. 둘 다 월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죠. 애플 측은 지난 분기 중국의 코로나 확산으로 아이폰 생산 및 판매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혔습니다. 경기 둔화, 강달러도 영향을 줬습니다. 하지만 팀 쿡 CEO는 "생산이 만족할 만큼 회복됐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일부에선 중국의 경제 재개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생산, 판매 문제가 개선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습니다. JP모건은 목표주가를 180달러에서 175달러로 낮추면서도 "애플 측의 보수적 가이던스와 중국의 상황 개선이 향후 주가 상승을 위한 더 나은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애플의 주가는 2.44%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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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후 12시 50분이 넘자 주요 지수는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습니다. 결국, 다우는 0.38%, S&P500 지수는 1.04% 내렸습니다. 나스닥은 1.59%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애플을 제외한 빅테크는 추풍낙엽처럼 떨어졌습니다. 아마존이 -8.43% 폭락했고 알파벳 -3.29% 마이크로소프트 -2.36%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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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는 오르락내리락했지만 다른 자산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채권시장에서는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금리가 일제히 폭등했고 PMI가 나온 뒤 한 단계 추가 상승했습니다. 오후 4시께 기준금리를 좇는 2년물 금리는 20.7bp나 치솟아 4.316%를 기록했습니다. 2022년 6월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률입니다. 10년물은 13.8bp 오른 3.540%에 거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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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시장에 따르면 3월 기준금리 25bp 인상 가능성은 99%까지 치솟았습니다. 전날 82.7%에서 크게 오른 것입니다. 시장이 예상하는 최종금리 수준도 다시 5% 위로 올라갔습니다.

Fed의 통화정책을 잘 반영하는 달러 환율도 아침부터 상승세를 지속했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1.2% 급등한 102.97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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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엔 FOMC 블랙아웃(침묵 기간) 이후 처음 연단에 선 Fed 인사인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가 한몫했습니다. 데일리 총재는 오늘 오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1월 고용 지표는 감탄할 정도지만, 추세는 놀랍지 않았다"라면서 "12월 점도표(최종금리 5.1%)는 적어도 통화정책(기준금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좋은 지표다. 지금 미국인에게 전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추가 긴축과 당분간 그 제약적 금리를 유지하는 게 통화정책 방향이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필요한 경우 그 이상으로 올릴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도 덧붙였습니다. '비둘기파'인 데일리가 FOMC 기자회견에서 12월 점도표에 더는 무게중심을 두지 않는 것 같아 보였던 파월 의장과 달리 매파적 입장을 보인 것입니다. 데일리 총재는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로 다시 떨어질 것이란 걸 진정으로 믿게 될 때까지 제약적 금리를 유지할 것이다. Fed 위원들은 단호하며 단결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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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불안 요인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다음주 7일 화요일 정오에 파월 의장이 등판하는 것입니다. 워싱턴 DC 이코노믹 클럽에서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설립자와 대담을 나눕니다. 지난 수요일 '비둘기파'로 여겨질 수 있는 발언을 쏟아낸 그에게 월가에서 잔뼈가 굵은, 그리고 블룸버그 등 방송가에서 맹활약 중인 루벤스타인은 날카로운 질문을 퍼부을 것입니다. 특히 50만 개가 넘는 1월 신규고용 수치가 디스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 등을 캐물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괴물 같은 고용+서비스업 회복…파월 '피벗' 너무 빨랐다?
월가에선 오늘 고용 수치가 나온 뒤 파월 의장이 너무 일찍 '피벗'(전환)을 해서 위험을 키웠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리처드 번스타인 리서치는 '비둘기의 불시착'(Dove's crash landing)이라는 글에서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그랬던 것처럼 금융여건이 더 빡빡하다고 말하는 건 우스꽝스럽다. 오늘 아침 신규고용은 충격적으로 많았고 실업률이 55년 최저치로 떨어졌다. 느슨한 금융여건이 인플레이션에 이바지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누군가는 이번 주 기자 회견이 파월 의장의 팬데믹 이후 가장 큰 실수였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파월은 너무 성급하게 디스인플레이션을 과신했고 더 많은 증시 변동성, 더 역전된 수익률 곡선, 더 높은 경착륙의 위험을 키웠다는 게 분명하다"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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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을 13번이나 언급하고, 오늘 연착륙 주장들이 나왔지만, 공식적 경제 전망을 침체→연착륙으로 바꾼 월가 금융사는 아직 없습니다.

JP모건은 오늘 "Fed는 얼마나 빨리 금리 인상을 끝낼까"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Fed가 3월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상한 후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Fed는 여전히 더 긴축할 위험보다 충분히 긴축하지 않을 위험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근원 상품과 에너지 등에선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되었지만,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를 낮추려면 여전히 할 일이 더 많다고 느끼고 있다"라면서 "이는 올해 언젠가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높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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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A리서치도 비슷한 보고서를 냈습니다.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을 거치면서 통상 세 단계를 지나는데, 첫 번째가 총수요 증가가 총공급 곡선의 가파른 부분으로 이동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치솟는 단계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총수요가 감소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떨어지는 두 번째 단계라고 봤습니다. 앞으로 몇 개월 더 진행될 이 단계는 '골디락스' 상황으로, 주가 상승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게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면 총수요가 줄어도 디스인플레이션 속도가 더뎌지는 세 번째 단계로 진입한다는 겁니다. BCA리서치는 "이 시점에 수요가 더 감소하면 완만한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봤습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반등한다면 Fed가 다시 강한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깊은 침체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BCA리서치는 연착륙 확률을 10%, 완만한 침체 확률을 70%로 봤고, 다시 인플레이션이 반등해 깊은 침체에 빠질 확률을 20%로 책정했습니다. BCA 측은 "대부분 투자자가 연착륙이 임박했다고 확신할 때가 연착륙 내러티브가 꺾이는 순간이 될 것"이라며 "아직 아니지만, 그 시점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경착륙과 연착륙 논의는 종이 한 장 차이"라면서 "인플레이션이 높은데 경기가 좋다면 물가는 떨어지기 어렵고 결국 Fed는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 일부에서는 경기는 좋고 인플레이션만 낮아지는 상황을 가정하는 데 그런 골디락스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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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지표가 혼재되어 나오면서 연착륙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혼란스럽습니다. 오늘 유가 움직임은 이런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유가는 인상적인 고용보고서에 이어 서비스업 PMI가 확장 국면으로 반등한 것으로 나오자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노동 시장이 Fed의 물가 싸움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훨씬 더 공격적인 긴축 옵션을 취할 수 있다는 관측이 퍼지자 폭락세로 돌아섰습니다. 결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49달러(3.28%) 하락한 배럴당 73.39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오늘 종가는 지난 1월 4일 이후 최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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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는 중요한 경제 지표 발표는 거의 없습니다. 어닝시즌은 계속 이어집니다. 디즈니, 펩시코, 페이팔, 듀폰 등이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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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50%가 오늘까지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들 중 70%는 추정치보다 높은 EPS를 보고했습니다. 이는 지난주 말의 70%와 같지만 5년 평균 77%, 10년 평균 73%보다 낮습니다. 또 이들의 이익은 추정치보다 0.6% 많은 데 그칩니다. 지난주 말 1.5%보다 낮고 5년 평균 8.6%, 10년 평균 6.4%보다는 훨씬 적습니다. 0.6%가 분기 말까지 이어진다면 2008년 이후 가장 적은 것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