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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트렌드


작년 말 대차잔고 감소에도 대부분 종목 주가 내려
중국 리오프닝 등 호재성 이슈 공매도 종목 주가 이끌어
쇼트커버링 가능성…공매도잔고 비중 상위권 종목 '주목'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공매도종합상황실.  /사진=뉴스1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공매도종합상황실. /사진=뉴스1
공매도 시장에서도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진행 중이다. 이때 공매도와 대차잔고 추이를 살피며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아직 공매도 물량이 많고, 동시에 주가가 부진한 종목들을 중심으로 쇼트커버링 투자전략을 염두에 두란 설명이다.

종목별 옥석 가리기에 앞서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쇼트커버링 효과'이다. 이 효과는 주로 연말에 나타나는데, 연말이 되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공매도한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현상이다. 이 경우 수급 측면에서 매수 물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해 주가 상승에 도움을 준다.

쇼트커버링 전략은 매년 연말에 통하는 투자법으로 알려져 있으나 전문가들은 공매도잔고 비중이나 대차잔고 금액에 따라 새해에도 추가적인 쇼트커버링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 특히 국내 증시에선 대차잔고와 주가의 연관성이 크다. 무차입 공매도가 허용되지 않아 공매도를 위해서는 대차거래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대차잔고는 투자자들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 등에서 주식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을 의미한다.

이번 한경 마켓PRO '마켓 트렌드'에선 유가증권시장 내 공매도잔고 비중 상위권 종목을 중심으로 쇼트커버링 전략에 대해서 살펴봤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대차잔고는 통상 연말이 다가오면 감소한다. 작년 월별 대차잔고를 살펴보면 8월 67조8948억원이던 대차잔고 금액은 매달 늘어나더니 11월 75조3823억원까지 증가했다. 이후 연말이 가까워지자 12월 대차잔고 금액은 65조31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마켓PRO]공매도 쇼트커버링 아직 진행중…어떤 종목 노릴까
우선 작년 11월 말부터 주주명부 확정일인 12월27일까지의 공매도잔고 추이를 살펴봤다. 11월 말 기준 공매도잔고 비중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롯데관광개발(8.34% 공매도잔고 금액 715억원) ▲호텔신라(5.65%, 1620억원) ▲OCI(5.28%, 1198억원) ▲HMM(4.98%, 5429억원) ▲두산퓨얼셀(4.62%, 1017억원) ▲명신상업(4.32%, 400억원) ▲아모레퍼시픽(4.10%, 3132억원) ▲DL(3.18%, 45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후 12월27일에는 ▲롯데관광개발(9.70%, 971억원) ▲OCI(5.98%, 1226억원) ▲두산퓨얼셀(4.87%, 976억원) ▲명신산업(4.84%, 382억원) ▲아모레퍼시픽(4.73%, 3917억원) ▲HMM(4.41%, 4709억원) ▲호텔신라(3.86%, 1255억원) ▲DL(3.12%, 407억원)로 집계됐다.

한 달간 공매도잔고 비중이 늘어난 종목은 총 5개로, 중국 리오프닝 관련주인 롯데관광개발과 아모레퍼시픽을 제외하고 모두 내렸다. 공매도잔고 비중이 줄었지만,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HMM, DL로 나타났다. 호텔신라 주가는 공매도잔고 비중 감소와 함께 중국 리오프닝 테마에 올라타며 13% 넘게 올랐다.

중국 리오프닝 등 확실한 호재성 이슈가 있는 종목의 경우 공매도잔고 비중이 증가해도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으나 비중이 줄었다고 주가 꼭 오르는 것은 아니었다.
[마켓PRO]공매도 쇼트커버링 아직 진행중…어떤 종목 노릴까
이 기간 이들 종목의 대차잔고 금액도 살펴봤다. 롯데관광개발의 대차잔고 금액은 1450억원에서 1695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이외에도 ▲호텔신라(4788억원→4220억원) ▲OCI(3603억원→2588억원) ▲HMM(1조654억원→9190억원) ▲두산퓨얼셀(2875억원→2457억원) ▲명신산업(839억원→795억원) ▲아모레퍼시픽(7700억원→7959억원) ▲DL(1171억원→1025억원)로 나타났다.

통상 대차잔고가 감소한다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공매도 포지션을 일부 청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공매도 한 종목들에서 공매도한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사는 쇼트커버링 효과를 기대하게 만든다.

롯데관광개발과 아모레퍼시픽의 대차잔고 금액은 늘어났지만 호텔신라, OCI 등 나머지 종목의 대차잔고는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점은 대차잔고 금액이 감소하더라도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 호텔신라를 제외하고 대차잔고가 준 다른 종목들 주가는 내렸기 때문이다. 나아가 대차잔고가 늘어났음에도 롯데관광개발과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오히려 두 자릿수 오름세를 보였다.
[마켓PRO]공매도 쇼트커버링 아직 진행중…어떤 종목 노릴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공매도 시장에서도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쇼트커버링 종목이라도 꼭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쇼트커버링으로 수급이 개선될 수 있지만 실적 등 기업의 펀더멘털까지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공매도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은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올 들어 대차잔고가 늘어난 종목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추후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을 통해 쇼트커버링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공매도 잔고가 많지만, 대차잔고 감소 폭이 작은 종목은 연말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쇼트커버링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쇼트커버링이 늘면 수급 면에서 매수세가 강해져 주가 상승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일부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을 통해 쇼트커버링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대차잔고 비율이 과거보다 높은 수준이면서, 주가가 많이 하락한 종목들은 앞으로 쇼트커버링에 따른 수급개선이 가능성이 높다"면서 "호재성 이슈나 기업 펀더멘털이 뒷받침을 해줘야 하는데,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대차잔고를 꾸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