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하는 금·은 가격
침체 우려에 금리인상 속도 조절
달러인덱스 112.8→103.6 하락
金 선물 가격은 10% 넘게 올라
활용도 높은 銀 상승폭 더 커
증권가 "내년에도 귀금속 유망"
금과 은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및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강달러’ 기조가 꺾인 데다 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경기 침체 우려마저 커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은에 투자하는 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엔 은 관련 상품이 금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내며 주목받고 있다.
강달러 꺾이자 금·은 훨훨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은 선물에 투자하는 ETF인 ‘KODEX 은선물(H)’은 최근 한 달(11월 21일~12월 21일) 동안 14.88%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금 선물에 투자하는 ‘TIGER 골드선물(H)’은 같은 기간 3.29%의 수익을 냈다. 코스피지수가 같은 기간 3.74% 빠진 점을 감안하면 귀금속 관련 투자상품이 시장 수익률을 웃돈 셈이다.
레버리지 상품이 많은 ETN 시장에서는 금·은 관련 상품이 더욱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신한 레버리지 은선물(H)’은 한 달간 31.54%, ‘KB 레버리지 금선물(H)’은 7.44% 올랐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달 기준금리 인상 폭을 0.5%포인트로 조정하며 달러 강세가 꺾이자 금과 은 등 귀금속 가격이 뛰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2023년 2월물)은 지난 10월 20일 온스당 1636.8달러에서 이달 20일 1825.4달러로 11.5% 상승했다. 반면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강세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같은 기간 112.8에서 103.6으로 하락했다. 은 가격도 이런 금 상승세를 타고 함께 올랐다. 통상적으로 은 가격은 금 가격과 함께 움직일 때가 많다. 은은 산업에 쓰이는 용도가 더 많아 가격 상승폭도 더 큰 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DB골드펀드’와 ‘인베스코 DB실버펀드’는 최근 1개월간 각각 3.48%, 15.56%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두 종목은 PTP에 해당돼 내년부터 팔 때 매도 금액의 10%를 세금으로 원천징수당할 수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상품 중에서도 ‘KODEX 골드선물인버스(H)’를 비롯한 일부 상품이 PTP에 해당하는 종목을 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금 ETF 대신 금광기업 ETF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광기업 ETF들은 대부분 PTP 종목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내년 임금 상승 압력이 다소 해소되면 금광업체가 금보다 더 매력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당국이 최근 발표한 기업공개(IPO) 건전성 제고 방안을 놓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뻥튀기 청약’을 막기 위해 사전 수요 조사를 허용하고 수요예측 기간을 늘리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실제 효과는 떨어지고 증권사에만 과도한 책임을 떠넘겼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IPO 담당자들이 금융당국의 IPO 개선 방안을 놓고 속을 끓이고 있다. 이번 제도 개선만으론 ‘허수성 청약’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금융당국은 기관들이 납입 능력을 초과해 주문을 넣는 ‘묻지마 베팅’을 하면 주관사가 해당 기관에 수요예측 참여 제한 등 페널티를 부여하도록 했다. 공모가 산정을 위해 증권신고서 제출 이전에 사전 수요 조사를 하고 수요예측 기간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한다.하지만 IB업계는 사전 수요 조사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도 상당수 증권사가 희망 공모가를 결정하기 전에 비공식적으로 기관투자가의 눈높이를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사전 수요 조사가 제대로 의미를 갖기 위해선 수요예측 이전에 특정 적격 투자자에게 일부 공모주 물량을 배정할 수 있는 제도 도입까지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금융당국이 증권사에 과중한 부담을 지운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허수 청약을 하는 기관의 주금납입 능력을 주관사가 확인하고,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증권사에 제재를 내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주관사는 각 기관이 제출하는 서류만으로 현황을 파악해야 하는데, 고의나 실수로 서류에 잘못된 사항이 기재돼도 이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미국에서는 주관사가 오랫동안 관계를 맺은 기관투자가만 수요예측에 참여시키기 때문에 주금납입 능력을 주관사가 파악할 수 있다”며 “해외와 제반 사정이 다른 국내 IPO 시장을 감안하지 않은 설익은 정책으로 시장 혼란만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내년 상반기까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주 주가는 바닥에 근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21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반도체 출하 증가율에서 재고 증가율을 뺀 값(반도체 출하-재고 지표)은 2개월 연속 반등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서 반도체 출하 증가율과 재고 증가율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8.4%, 13.0%를 기록했다. 역사적으로 반도체 업종의 주가 수익률은 반도체 출하-재고 지표에 동행하며 움직였다.이종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재고 증가세가 둔화하는 동시에 출하가 늘어났다”며 “수요 환경 개선과 기업의 재고 조정 노력이 동시에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최근 증권가에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강해지는 것과는 상반된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 47조3750억원에서 최근 32조5049억원으로 내려갔다.반도체 사업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 회사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 8조5572억원이었다. 최근에는 1조81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메리츠증권도 11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8.6% 감소한 것에 주목했다. 반도체 수출 부진은 출하량 감소보다 가격 하락이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출하 개선은 가격 하락을 고려하지 않고 재고를 방출하면서 발생한 결과”라며 “단기 실적 관점에서는 악재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땐 악성 재고 방출로 사이클 반등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크래프톤의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TCP)’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올 한 해에만 60% 넘게 빠졌다. 증권사 목표주가도 잇달아 하향 조정되고 있다.21일 크래프톤 주가는 1.68% 내린 1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한 해에만 61.74% 급락했다. 기대를 받았던 신작 TCP가 지난 2일 출시된 뒤에도 주가는 별다른 반등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출시 이후 주가가 20.23% 빠졌다.TCP는 출시 전부터 배틀그라운드를 이을 크래프톤의 최대 흥행작이 될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제작비만 1200억원 넘게 투입된 데다 과거 성공작이었던 ‘데드스페이스’의 유명 개발진이 대거 참여해 기대가 컸다. 하지만 출시 후 각종 게임 비평 사이트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평점을 받고 있다.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32만원에서 21만원으로 34% 하향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까지 판매량 추정치를 300만 장에서 240만 장으로 조정한다”고 말했다.내년에도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는 7609억원으로 올해 대비 2.1%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