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주가 한 달새 17% 올랐는데…목표주가 일제히 내린 증권사들
한국전력의 주가 반등세에도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하고 있다. 한전의 대규모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정책들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5일 한전은 전날과 같은 1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달 사이 17.75% 오른 수치다. 정부와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 등 적자해소 정책을 추진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가의 일시 반등에도 증권가는 부정적인 전망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에 대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는 1개월 전 2만4300원에서 이날 2만3667원으로 떨어졌다. 내년에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한전이 내년에 13조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천연가스 가격 급등 등으로 인한 비용 상승에 비해 전기료 인상폭이 충분치 않다는 시각이 많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흑자전환이 가능할 수준인 kWh당 61원 이상의 요금 인상이 있어야 주식시장에서 반응할 것"이라며 "전기료는 정부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내년도 요금 상승폭은 16원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예상치보다도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기 도매시장에서 한전의 구매가격에 상한을 두는 'SMP 상한제'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SMP 상한제로 월 2000억~30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수 있지만 적자 상황을 크게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