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증권사의 단기자금 상황이 여전히 녹록치 않습니다.

정부의 채권시장 안정대책이 단기채권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 자금경색 위기에 놓은 중소증권사들은 높은 금리를 주고서라도 현금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도에 홍헌표 기자입니다.

<기자>

증권사의 단기자금시장이 싸늘합니다.

한양증권은 지난달 24일 11.0%의 금리로 전자단기사채 90일물을 발행했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지난 주 전단채 63일물 발행금리가 10.0%였습니다.

전자단기사채는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자금을 전자방식으로 발행하는 것으로 기업이 1억 원 이상의 단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채권입니다.

올해 초 증권사들의 전단채금리가 불과 1%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부동산PF 보다도 높은 두 자릿 수대 금리는 매우 이례적입니다.

단기자금시장 경색을 풀기 위한 여러 대책에도 여전히 녹록치 않다는 방증입니다.

신용등급 A2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ABCP 매입 프로그램인 '제2 채안펀드'에는 오늘까지 차환 만기를 앞둔 5개 증권사가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매입 프로그램 운영 기간인 내년 5월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A2 증권사의 보증물량은 총 1.5조 원으로 채안펀드(1.8조 원) 총 규모와 비슷합니다.

자금경색에 업황까지 악화되면서 중소형 증권사는 높은 금리를 주더라도 현금을 우선 확보해놓고 대비하려는 모습입니다.

또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대차증권과 한화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단기차입금 한도도 늘렸습니다.

증권사들은 구조조정까지 실시하면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단기자금시장은 당분간 불안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강승원 /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 : 통계적으로 국채금리가 피크아웃하고 나서 1분기 후에 크레딧이 안정됩니다. 아직은 크레딧 시장의 안정이 요원한 상태입니다. 국채금리가 더 내려가고 그 다음에 시차를 두고 크레딧 쪽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높은 금리로 자금을 끌어오는 것 자체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정부의 추가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


홍헌표기자 hph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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