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 공모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달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기대로 채권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채권 수익률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 299개의 수익률은 10월 0.14%, 11월 1.14%로 2개월 연속 플러스였다. 지난 9월에는 -1.18%였다.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장기 국공채 투자 상품들의 수익률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국공채 관련 펀드 78개의 지난 9월 수익률은 -2.19%였지만 지난달에는 2.31%였다.

'삼성액티브종합채권플러스'(4.91%), '브이아이스마일연금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4%), '우리WOORI대한민국국고채액티브'(3.75%) 등은 왠만한 주식형펀드 이상의 수익률을 거뒀다.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이었던 채권 ETF도 지난달 플러스로 돌아섰다. 코스콤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43개의 중장기 채권 ETF·중장기 레버리지 채권 ETF는 모두 11월 한달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체 중장기 채권 ETF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KODEX 국고채30년액티브' 6.96%, 'SOL국고채10년' 4.44%, 'KBSTAR 국채선물10년' 4.36% 등이다. 반대로 채권 가격이 하락할 때 수익을 얻는 인버스 상품들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블룸버그와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10월 미국·신흥국 등 글로벌 채권 관련 상품 평균 수익률은 -19.3%였다.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꼽혔던 미국 초장기 채권조차 -32.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11월 들어 글로벌 채권 상품의 수익률은 5.1%로 반전했다.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예상이 채권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에도 채권 가격의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때 4%대 중반까지 치솟았던 미국 30년물의 이자율은 전날 기준 3.745%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인 3.75~4%를 밑도는 수치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이후로 채권과 관련한 대부분의 자산이 플러스 수익률을 회복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며 "채권가격 상승 싸이클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