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울산의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고려아연 제공
사진=울산의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고려아연 제공
지배력을 둘러싼 두 가문의 대립이 더 첨예해질 전망이다. 장형진 그룹 회장 일가와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 일가가 공동 경영하는 고려아연 지분 매입에 여러 회사들이 참여하면서 양측의 지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고려아연 주식을 확보한 과 세계 2위 원자재 거래업체 트라피구라, , 등이 최 부회장의 백기사(우호 주주)로 거론된다. 장 회장도 개인회사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늘려나가고 있어 더 지분경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 부회장 측 28.6% VS 장 회장 측 31.39%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올 3분기(7~9월)에 고려아연 주식 11만540주(지분 0.56%)를 550억원에 매입했다. 2021년 4월 고려아연 주식 4만4570주(0.22%)를 400억원에 사들인 한국타이어는 이번 매입으로 보유 지분이 0.78%로 늘었다.

내화물(벽돌) 업체인 조선내화도 지난 3분기에 고려아연 지분 3만9000주(0.21%)를 210억원에 사들였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들은 "한국타이어와 조선내화 오너일가가 고려아연 최윤범 부회장과 친밀한 관계"라며 "최 부회장의 우호 주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 측 지분은 이외에도 더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23일 그룹 LG화학 트라피구라 모건스탠리 한국투자증권 등과 자사주 지분 6.02%를 이들 업체와 맞교환·매각 거래를 진행했다. LG화학(1.97%) 한화(1.2%) 트라피구라(매각 지분 1.55%) 모건스탠리(0.50%) 한국투자증권(0.80%) 등이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했다. 지난 8월에는 한화H2와 한화임팩트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고려아연 지분 6.88% 확보하기도 했다. 모두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한 최 부회장 측 우호 주주로 분류된다. 최 부회장 측 우호 주주 지분합계는 총 13.88%다. 여기에 최윤범 부회장 및 특수관계자 지분(14.80%)을 합치면 28.68%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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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경쟁 격화...물밑 신경전
최 부회장 측이 지분을 규합하는 와중에 장형진 회장 측도 지분을 늘려가고 있다. 장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경영컨설팅업체 에이치씨와 영풍그룹 계열사인 가 지난 8월 고려아연 지분 0.03%를 확보한 것이다. 장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고려아연 지분 31.39%를 보유 중이다.

고려아연은 고(故) 최기호·장병희 창업주가 세운 회사다. 고려아연 등 비철금속 계열사는 최윤범 부회장을 비롯한 최씨 일가가 맡고 있다.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 회장을 비롯한 장씨 일가가 담당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최 부회장이 한화 등을 으로 지분을 유치하고 신사업을 이어가면서 장씨 일가와 관계가 나빠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한 최 부회장 일가가 지분을 늘려 지배력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모양새도 보인다. 현재 장 회장 일가 지분(31.39%)이 최 부회장 측 지분(28.68%)에 비해 많지만 근소한 차이다. 그 격차를 벌리거나 뒤집기 위해 두 일가가 경쟁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 회장이 고려아연 자사주를 LG화학 등에 넘기는 이사회 안건에 찬성한 만큼 경영권 분쟁이 종식됐다고 보는 관측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양측의 신경전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지분경쟁은 물밑에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