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명부가 닫히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배당주에 쏠리고 있다. 배당락일을 앞두고 주가가 오르면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데다 주주명부가 폐쇄되기 전 배당을 받을 권리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배당주를 담아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9%대 수익이 넝쿨째…'배당 막차' 타볼까

○막차 떠나기 전 담을 배당주는?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추정치가 있는 기업 243곳 가운데 연간 기대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은 9.33%를 기록한 DGB금융지주로 나타났다. 이어 JB금융지주가 9.31%, 우리금융지주가 9.06%, BNK금융지주가 9.0%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은행주들이 강세를 띠었다. 기업은행(7.89%), 하나금융지주(7.74%) 등도 높은 배당수익률을 보였다.

비은행주 가운데서는 효성이 8.5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에쓰오일(7.49%), 삼성카드(7.46%), 쌍용C&E(7.15%), LX인터내셔널(7.00%), SK텔레콤(6.79%) 순이었다.

최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반등하면서 배당주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고배당50’ 지수는 최근 1개월(10월 14일~11월 15일) 동안 6.8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4.68% 오른 점을 고려하면 시장수익률을 밑돌았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지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상승 폭의 상단은 제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코스피지수 상승 상단을 2480~2500포인트로, BNK투자증권은 2550~2650포인트 사이를 제시했다. 3분기 기업실적이 크게 부진해진 데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등 변수가 남아 있어 다시 하락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안정적 배당주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배당락일을 앞두고 통상적으로 배당주 주가가 오르는 것을 고려하면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정점을 통과하고, 소비를 포함한 실물경기가 4분기 말부터 둔화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당분간 고금리 상황이 유지되고, 주식시장에선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배당주로 수급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영업이익 오르는 ‘찐배당’ 담아야

전문가들은 안정적 배당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면 배당수익률 외에 최근 주가 흐름은 물론 내년 영업이익 상승률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간 기대 배당수익률 5% 이상 종목 26개 중 내년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20개였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을 비롯한 은행주는 높은 배당수익률과 영업이익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에쓰오일, 삼성카드, LX세미콘, HMM 등은 현재 배당수익률은 높지만 업황 부진 등으로 내년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예금 대비 높은 배당수익률을 챙기면서 주가가 안정적인 종목을 골라야 한다”며 “주가가 하락하면서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종목보다 전통적 배당주를 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배당주 투자가 어렵다면 배당주를 담는 배당주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