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새 감사인에 안진…"독립성 문제로 내부 검토"
현대자동차의 새 외부감사인으로 딜로이트안진이 지정됐다. 삼정KPMG는 SK㈜와 SK이노베이션의 감사인으로 지정되면서 SK그룹 주요 계열사 감사를 모두 맡게 됐다. 2018년 말 본격 시행된 새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신외감법)에 따라 금융당국이 이들의 새 감사인을 지정한 결과다.

금융감독원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 등 신외감법에 따른 감사인 지정 결과를 회사와 외부감사인에 지난 11일 본통지했다. 본통지를 받은 기업들은 2주 이내에 지정감사인과 감사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한 회사가 6년 이상 동일 감사인을 선임한 경우 이후 3년 동안은 금융당국이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현대차 새 감사인에 안진…"독립성 문제로 내부 검토"
삼정KPMG는 내년부터 SK㈜, SK이노베이션, SK네트웍스, 현대미포조선 등의 감사를 맡게 됐다. 삼정은 올해 자유 선임 시장으로 돌아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신한금융지주 등의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재계 2위 SK그룹 지주회사 감사까지 맡으면서 올해 수임전에서 사실상 승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주기적 지정 대상 기업 가운데 ‘최대어’로 꼽힌 현대차의 감사인 자리는 딜로이트안진이 가져갔다. 안진은 1986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자동차의 외부감사를 맡아왔다. 2019년 삼정KPMG가 현대차 감사 계약을 따낸 지 3년 만에 당국 지정에 따라 감사인 자리를 되찾았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삼정KPMG와 2021사업연도에 33억원 규모의 감사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상장사 가운데 감사 계약 규모 2위에 해당한다.

업계에서는 독립성 문제 등을 이유로 현대차의 감사인이 재지정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딜로이트안진이 현대차의 연결 내부회계관리제도 용역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안진은 “내부회계관리제도 관련 용역이 반드시 감사 독립성과 충돌한다고 볼 순 없다”며 “현재 관련 규정에 따른 내부 검토 프로세스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감사인이 재지정될 경우 EY한영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안진은 현대차와 더불어 KT, 삼성화재의 감사인으로 선정됐다. 삼일PwC는 ㈜LG 감사인으로 지정됐고 EY한영은 이마트 롯데칠성 롯데정밀화학 ㈜LS ㈜한화 등의 감사인을 맡는다.

올해 주기적 지정 대상이 된 법인은 665곳이다. 이 중 상장사 166곳과 대형 비상장사 63곳 등 229개사가 신규 지정됐다. 금융당국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등 신외감법 개선을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기업의 애로사항 파악을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설문조사를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