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하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국내외 증시가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쇼트커버링 예상 종목을 눈여겨볼 만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11일 오전 10시 2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3.09% 오른 2476.42에 거래중이다. 코스닥지수는 2.82% 상승한 727.74에 거래중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하며 강세를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에 쇼트커버링 물량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쇼트커버링이란 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해 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증시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수익을 확정하고 손실을 축소하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날 나스닥지수가 7.35% 급등한 것도 쇼트커버링 영향이 크다는 게 월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통상 연말에 공매도가 줄어든다는 계절적 특성도 쇼트커버링 기대를 높이고 있다. 주식을 빌린 공매도 투자자는 연말엔 이자에 더해 배당금까지 대여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이런 추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당락일(12월 28일) 이전 공매도를 상환하려는 경향이 있다.
공매도 잔고 비중 상위 종목 / 자료=한국거래소
공매도 잔고 비중 상위 종목 / 자료=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은 순서대로 롯데관광개발(9.2%), 호텔신라(7.5%), 엘앤에프(5.8%), 두산퓨얼셀(5.6%), LX세미콘(5.3%), HLB(5.2%), 셀리버리(5.0%) 등이다. 대부분 오전 장중 코스피지수나 코스닥지수보다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다만 쇼트커버링은 단기적 수급 요인에 의한 일시적 주가 상승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쇼트커버링은 장기 투자보다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 중에서도 실적 전망치가 탄탄하면서 주가는 급락한 종목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은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 중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1개월 전보다 상향 조정된 기업을 추렸다. 엘앤에프, OCI, 씨아이에스, 에코프로비엠, 나노신소재, 씨에스윈드 등 2차전지 및 재생에너지 관련주가 다수 꼽혔다. 엘앤에프는 최근 한 달 동안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3.5% 높아졌지만 주가는 3개월 동안 8.3% 하락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