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파는 외국인…똘똘한 종목은 담았다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대형주로 쏠리면서 코스닥시장 중소형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똘똘한’ 종목에는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3차원(3D) 측정기술 업체 고영, 건강간편식 전문업체 푸드나무 등 성장세가 뚜렷한 중소형주엔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달 5% 공시 조사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한 달(10월 8일~11월 8일)간 금융감독원 ‘5% 지분 공시’를 조사한 결과 외국계 기관이 10여 개 종목의 지분을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단일 종목의 지분이 5%를 넘으면 거래 내역을 공시해야 한다.

글로벌 운용사인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는 고영 지분을 8.18%에서 9.27%로 늘렸다. 캐나다 가치투자 운용사 템퍼드인베스트먼트는 푸드나무 지분을 6.18%에서 7.31%로 늘렸다.

미국계 운용사 케인앤더슨루드닉은 취업사이트 운영업체 사람인에이치알 지분을 5.02%에서 6.34%로 확대했다. 라자드에셋매니지먼트와 매사추세츠파이낸셜은 반도체 코팅·세정 업체 코미코휴젤 지분을 각각 5.14%, 7.04%까지 늘렸다.

가장 주목받는 종목은 고영이다. 알리안츠 외에 베일리기포드(지분율 6.73%), 퍼스트센티어(7.35%)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적지 않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자산운용사는 작년 말부터 고영 지분을 늘리기 시작했다. 베일리기포드는 테슬라 주가가 7달러 수준에 불과하던 2013년부터 투자를 시작해 주요 주주까지 오른 운용사다. 고영은 산업용 3D 검사장비 부문 세계 1위 기업이다. 그동안 자동차,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검사장비를 주로 만들었으나 반도체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푸드나무·사람인도 주목

푸드나무는 간편식 전자상거래 플랫폼 ‘랭킹닭컴’을 운영하는 업체다. 닭가슴살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통해 250만 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했다. 시가총액은 1330억원 수준이지만 매출이 매년 두 배씩 늘어나고 있다.

푸드나무에 투자한 템퍼드인베스트먼트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가치투자 운용사다. 작년 8월 4만7600원까지 올랐던 푸드나무 주가가 2만원대로 떨어지자 집중적으로 지분을 늘리기 시작했다. 8일 종가 기준 푸드나무 주가는 1만9550원이다.

사람인에이치알은 취업시장이 공채에서 경력직 수시채용으로 바뀌면서 지난 10년간 매출이 연평균 10% 성장했다. 네덜란드 공적연금인 STICHTING DEPOSITARY APG도 2020년 3월부터 장기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보유 지분은 6.84%다.

순매수 규모로 보면 제이시스메디칼,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 씨아이에스, 인탑스가 순위권에 들었다. 최근 한 달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시가총액 1조원 이하 중소형주를 추린 결과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증시에서 대형주가 주목받고 있지만 독보적 사업모델을 보유하거나 경기 침체에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중소형 종목에도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