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플랫폼 밀리의서재와 2차전지용 탄소 나노튜브 제조업체인 제이오가 수요예측 실패로 상장을 철회한다. 이로써 올해 상장을 철회한 기업은 11곳으로 늘게 됐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지난 7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마감한 결과, 경쟁률이 한 자릿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기관이 공모주를 신청하지 않았다. 참여 기관도 희망공모가의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밀리의서재는 전자책 플랫폼 기업 중 최초의 상장 사례로 주목받았으나 증시 입성에 실패했다. 지난 8월 상장한 차량 공유플랫폼 쏘카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반토막 나는 등 플랫폼 기업의 인기가 급락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전자책 사업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도 기관의 참여가 저조한 이유로 꼽힌다.

기업 가치가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밀리의서재가 내년 매출 741억원, 당기순익 130억원을 올린다고 가정하고 기업 가치를 2761억원으로 평가했다. 올해 예상 실적보다 내년 매출은 두 배 이상, 영업이익은 네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IB업계는 구주 매출이 예정돼 있었던 점도 흥행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이날 제이오도 공모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 회사는 상장 후 시가총액이 5000억원대로 예상돼 더블유씨피에 이어 올 하반기 ‘대어’로 꼽혔다. 2차전지 관련 기업으로 주목받았으나 기관투자가를 사로잡는 데 실패했다.

증권가는 IPO 시장의 투자 심리가 당분간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초까지 컬리, 케이뱅크 등이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