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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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말 시작한 증권시장안정펀드 재가동 작업이 지난주 마무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패닉 장세가 나타날 경우 곧바로 펀드 자금을 투입해 변동성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다만 최근 증시가 반등하고 있어 펀드 투입 시점을 두고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1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와 18개 금융회사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증안펀드 출자금에 대한 의결을 마쳤다. 지난 9월 말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증안펀드 재가동 등 변동성 완화 조치를 적기에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지 한 달 만이다.
[단독] 10.7조 증안펀드 조성 완료…"시장 마비 때 즉각 투입"
조성 규모는 총 10조7600억원이다. 10월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7조5864억원)의 141.8% 수준이다. 국책은행과 5대 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삼성생명 등 금융회사에서 10조원을 조성한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에서도 7600억원을 조달한다.

증안펀드는 향후 캐피털 콜(실제 투자할 때 자금 납입) 방식으로 필요할 때마다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모펀드 운용은 민간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맡는다. 투자 대상은 코스피200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 펀드 등이다.

지난달 31일에는 증안펀드 투자관리위원회 첫 회의가 열렸다. 증안펀드는 민간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투자 시기와 규모 등을 민간 위원으로 구성된 회의에서 결정한다.

국내 1세대 펀드매니저인 강신우 전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이 투자관리위원장으로 참여한다. 이밖에 연태훈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KDB산업은행, 5대 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삼성생명, 부산은행 등 주요 출자기관 인사가 투자관리위원에 포함됐다.

전날 투자관리위원회에선 현 증시를 진단하고 증안펀드 투입 시점에 대해 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펀드 가동이 처음 논의됐던 지난 9월 말에는 코스피지수가 2150선까지 추락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지만, 최근 2300선까지 반등한 만큼 당장 자금을 투입할 필요는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증안펀드 관계자는 “증안펀드의 취지는 시장 기능이 마비됐을 때 이를 정상화하는 것이지, 단순히 주가를 올리는 게 아니다”라며 “증시가 추가로 급락한다면 증안펀드를 긴급하게 가동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시장은 그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당초 금융투자업계에선 코스피지수 2000선이 무너질 경우 증안펀드를 투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증안펀드 투입 여부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투입 시점을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투자관리위원회에선 최근 국내 자금시장 경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시장 리스크가 주식시장으로 옮겨갈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