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해외직구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온라인쇼핑 해외 직접 구매액 중 미국 구매액은 51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하는 데 그쳤다.이는 주간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한 값이다. 지난해 2분기 1100원 선을 오르내리던 원·달러 환율이 올해 2분기 1260원까지 오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미국 직구액 자체는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지난해 2분기 미국 직구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7% 늘었단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확연하다.반면 엔저 현상에 일본 직구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직구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직구 수요를 잡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먼저 롯데온은 10월 한 달간 150개 인기 직구 상품의 재고를 미리 확보한 뒤 이를 활용한 할인 행사를 열어 환율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롯데면세점은 해외 직구 온라인몰인 '엘디에프 바이(LDF BUY)'에 일본 직구관을 연 상태다.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운영하는 11번가는 직접 제품을 만져볼 수 있는 오프라인 체험관을 다음 달 7일까지 운영한다.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 위안·달러 환율이 1%포인트 오르면 원·달러 환율은 0.44%포인트 상승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에 위안화 가치 하락이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한국과 중국의 경제가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원화와 위안화 간 동조화 현상이 심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이런 내용의 '최근 외환시장 불안정성 점검과 시사점-경제 심리 악화 및 위안화 약세도 환율 급등의 주요 요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과 위안·달러 환율의 상관관계는 최근 0.96까지 상승했다. 수치가 높을수록 원화와 위안화의 환율 흐름이 비슷하다는 의미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0.6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분석 결과 위안·달러 환율이 1%포인트 상승하면 원·달러 환율은 0.44%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대(對)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3%다. 위안·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7.23위안을 기록하면서 14년 만에 7.2위안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같은 날 1439원90전으로, 연고점을 기록했다.보고서는 "한국과 중국 간 경제가 상호 긴밀하게 얽혀 있어 원화와 위안화 간 동조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위안화 평가 절하 압력이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보고서는 이와 함께 시장참가자들의 경제 심리 악화가 원화 가치를 내리는 주요 배경으로 지목했다. 예컨대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뉴스심리지수(경제 분야 뉴스 기사에 나타난 경제 심리를 지수화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90 수준으로 하락해 기준치(100)를 밑돌자, 지난달 22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섰다.보고서는 뉴스심리지수가 1% 상승하면 원·달러 환율은 0.03%포인트 유의미하게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주체의 심리 악화가 원화 절하(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걸 시사한다.여기에 최근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등 악화한 점도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원인으로 꼽혔다. 최근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0.75%포인트까지 벌어졌고, 지난 8월 경상수지는 30억5000만달러(약 4조3036억원) 적자로, 8월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보고서는 "최근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는 한·미 간 금리 격차, 위안화 약세, 경제주체들의 심리와 경상수지와 같은 대외거래 수지의 악화 등에 의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외환시장 안정화는 물론 대외 경쟁력 제고, 국내 경제 펀더멘탈 유지 등과 같은 다양하고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 정점 시기를 10월로 보고 있다”면서도 “에너지 가격과 환율 절하 등으로 정점이 바뀔 수 있다”고 26일 말했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중략)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선 “Fed와 정보 교환을 하고 있다”면서도 “이론적으로 현재 한국이 처한 상황에서 통화스와프는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Fed의 통화스와프에는 내부 기준이 있다. 글로벌 달러 시장에서 유동성 부족 문제가 있을 때 논의하게 돼 있다”며 “Fed의 전제조건이 맞을 때 그 근처일 때 얘기하는 것이 맞지, 조건이 맞지 않는데 지금 우리나라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스와프를 달라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나거나 저자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9월 27일자 기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을 담은 기사입니다.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시점에 대해 “아직은 때가 아니다”는 이 총재의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한·미 통화스와프가 뭐길래 이 총재가 이런 발언을 했을까요?통화스와프는 두 나라의 중앙은행이 일정한 환율을 정해 각 나라의 돈을 서로 교환하기로 하는 계약을 말합니다. 한·미 통화스와프라고 하면 한국과 미국의 중앙은행이 필요할 때 각자 원화와 달러를 교환하기로 약속하는 거죠. 한국 입장에선 달러가 부족해지면 언제든지 달러를 가져다 쓸 수 있는 셈이라 흔히 ‘달러 마이너스통장’으로 비유합니다.요즘 신문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것도 우리나라 안에 혹시 달러가 부족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입니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뛰어넘었습니다. 이렇게 환율이 가파르게 치솟으면 한국은행은 외환시장에 달러를 풀어 환율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합니다. 환율이 오르면 외국에서 물건을 사올 때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하고, 그러다보면 물가가 오르는 등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한국은행이 외환시장에 달러를 풀면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달러가 줄어듭니다. 한국은행은 올 2분기에만 환율 안정을 위해 154억900만달러(약 21조9000억원)를 시장에 풀었습니다. 시장에 달러가 부족해 원·달러 환율이 높아졌으니 달러를 풀어 안정시키려고 한 겁니다. 이건 한국은행이 이 수치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이 수치가 더 심상치 않은 건 지난 3분기에는 한국은행이 더 많은 달러를 외환시장에 푼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2분기에는 1300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이 3분기 14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한국은행이 달러를 시장에 내다 팔다 보니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달러 규모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지금 환율 기준으로 630조원이 조금 안 되는 수준입니다. 올 들어서만 40조원 정도 줄었습니다. 외환보유액이 줄어든다고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우리가 집에 가지고 있는 현금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 것처럼 외환보유액 역시 줄 때도, 늘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연간 단위로 외환보유액이 크게 줄어든 건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이후 처음입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달러 비상금’으로 쓸 수 있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2008년과 2020년 두 차례 체결된 적이 있는데, 발표 소식만으로 환율이 안정된 전례가 있습니다.하지만 정부는 한국 상황이 아직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은 경제 규모(GDP 기준) 대비 25% 수준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건 다른 나라와 비교해 높은 수치라는 겁니다.한·미 통화스와프가 근본적인 환율 불안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영국은 미국과 상시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지만, 최근 파운드화 가치가 역대 최저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나수지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1. 통화스와프는 언제 체결할까.2.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우리나라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3. 달러 가치가 상승·하락하는 원인을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