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룽 화면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장중 144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은 18.4원 오른 1439.9원 마감됐다. 한편 코스피는 2년 2개월 만에 2200선 아래로 떨어진 2169.29에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룽 화면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장중 144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은 18.4원 오른 1439.9원 마감됐다. 한편 코스피는 2년 2개월 만에 2200선 아래로 떨어진 2169.29에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자산시장의 유동성 축소 우려가 부각되는 가운데 28일 증시가 크게 요동쳤다. 경기 침체와 달러 강세, 금리 급등 등 최근 주식시장 하락을 촉발했던 요인들이 한 번에 유입되면서 투자심리가 한껏 위축된 것으로 읽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54.57포인트(2.45%) 밀린 2169.29에 장을 마쳤다. 17.71포인트(0.08%) 낮은 2206.15로 시작한 지수는 오전 중 가파르게 낙폭을 키웠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22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20년 7월 20일(2198.20) 이후 2년 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수급을 살펴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강했다. 개인 홀로 3251억원어치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59억원, 1782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코스닥지수의 낙폭은 더 컸다. 지수는 전장 대비 24.24포인트(3.47%) 떨어진 673.87에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563억원, 734억원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1340억원 순매도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모두 장중 기록적인 급락을 보였다"며 "전일처럼 장마감 임박해 외국인 매도세가 축소되며 지수 낙폭이 일부 만회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게 특징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강달러 심화에도 약세폭을 방어하던 위안화마저 7.2위안을 돌파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440원에 육박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1388원)보다 18.4원 오른 1439.9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은 장중 한때 1440원도 웃돌았다.

지수가 왜 급락했는가를 두고 증권가는 애플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아이폰 수요 둔화를 이유로 올해 생산을 늘리려는 계획을 철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중국 등 수요 수요처의 경기침체 우려를 자극했다는 시각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애플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종목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되며 한국 증시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런 애플의 아이폰 수요 둔화 가능성이 부각되자 경기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며 달러화가 강세폭을 확대했다"며 "나아가 신용평가사 피치도 경기가 둔화되며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점도 영향"이라고 말했다.

달러 강세의 경우 애플 소식에 의한 경기 침체 이슈가 주효했지만, 노드스트림 이슈가 결국 유로존 경기 침체 가능성을 더욱 확대해 유로화의 약세를 심화한 점도 달러 강세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드스트림 가스관 폭발을 두고 독일 일각에선 러시아가 관련돼 있다는 루머가 전해졌는데, 노드스트림을 둘러싼 마찰이 안보 이슈를 자극했단 얘기다.

시장 급락에 시가총액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1300원(2.4%) 밀린 5만2900원에 마감하며 또 한 차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천연가스 관련주의 오름폭은 두드러졌다. 대성에너지(3.69%)와 지에스이(3.73%), 서울가스(0.73%) 등이 강세 마감했다. 유럽의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누출 소식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세를 탄 영향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