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상 운송료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4주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정유사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지표인 정제마진도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주요 기업의 올해 실적 전망치도 꺾이고 있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항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단기 운임을 종합한 SCFI는 지난 16일 2312.65로, 전주보다 249.47포인트 내렸다. 올 들어 최저치로 이 지수가 2300선까지 밀린 것은 2020년 12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역대 최고치인 지난 1월 7일의 5109.6과 비교하면 54.7% 급락했다.

해운업계는 코로나19 직후 물동량이 늘면서 일시적으로 치솟은 해상 운송료가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해운사들이 컨테이너선 투자를 늘리는 것도 해상 운송료를 끌어내린 배경으로 꼽힌다. 조선·해운 분석회사인 클락슨에 따르면 2017~2022년 해운사들이 조선사에서 넘겨받는 신규 컨테이너선은 1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안팎에 머물렀다. 하지만 내년에는 250만TEU를 넘어설 전망이다.

정유업계 실적 전망도 어둡다. 9월 둘째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2.7달러로 전주(8.4달러)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주간 기준 연중 최저치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것으로 정유사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다. 중국이 석유제품 수출량을 대폭 늘릴 것이라는 전망에 정제마진은 큰폭 떨어졌다. 이 같은 정제마진이 이어질 경우 정유업계 실적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와 운영비를 감안한 국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 정제마진은 배럴당 4~5달러 선”이라고 설명했다.

해운사 실적을 좌우하는 해상 운송료 지표와 정유사 실적을 가르는 정제마진이 갈수록 내려가면서 상장사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도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34조977억원으로 집계됐다. 석달 전인 6월 30일(244조9333억원)에 비해 4.42%(10조8355억원) 감소한 금액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