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탄탄한 기업 중심으로 상승하는 종목 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악의 실적 터널’ 탈출을 목전에 둔 기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 개선세가 뚜렷할수록 주가도 크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업종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타이어 업종과 코로나19로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은 카지노 업종 등이다. 신차 판매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재료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가가 하락하면서 타이어 업종은 흑자 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입국제한 조치가 풀리면서 카지노와 면세 업종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고개 드는 타이어株

타이어·카지노·면세점…'터널 탈출株' 주목
6일 넥센타이어는 0.75% 상승한 80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저점 이후 약 50% 상승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도 7월 저점 대비 약 30% 올랐다.

타이어주가 고개를 든 것은 실적 개선 기대 때문이다. 지난 2분기까지 타이어업계는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신차용·교체용 타이어 판매가 모두 감소한 데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물류비와 재료비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

최근 분위기는 급변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감소했던 자동차 생산량이 올 하반기부터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용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올초 배럴당 120달러를 훌쩍 넘겼던 유가는 최근 9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다. 유가는 타이어 재료비의 약 60%를 차지한다.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가격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주요 원자재 가격은 타이어업계 4분기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넥센타이어 등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 꼽혀온 물류비도 감소하고 있다. 최근 해상 운송료가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물류비에 숨통이 트이면서 하반기 흑자 전환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지노·면세도 ‘순풍’ 기대

카지노 업종도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파라다이스의 8월 드롭액(방문객이 게임을 위해 구매한 칩 총액)은 3314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급증했다. 8월 매출(508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지만 7월 매출이 274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 거리두기 해제, 5월 재개한 해외 마케팅 등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면세점 업종도 최악의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다. 지난주부터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의무가 폐지됐고, 일본·대만·마카오를 대상으로 한 무비자 입국 제도 적용 기간도 10월까지로 연장됐다. 해외 여행자가 반입하는 면세 물품의 한도도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됐다. 신세계 면세점의 하루평균 매출은 지난해 1분기 약 50억원에서 8월 1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탄탄한 백화점 실적이 받쳐주면서 면세점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신세계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배송이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내면세점 마진이 아직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낮고, 앞으로 나타날 공항 면세점 실적 개선세를 고려하면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