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신규 반도체 생산공장인 ‘M15X’를 건설한다. 공장 건설과 생산 설비 구축에 5년간 총 15조원을 투입한다. 최근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반도체 경기가 꽁꽁 얼어붙고 있지만 2025년 업황 반등을 노린 ‘역발상 투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달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6만㎡ 부지에 M15X 건설공사를 시작한다고 6일 밝혔다.

청주에선 총 세 곳(M11·M12·M15)의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번 공장은 기존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생산한 M15 공장 바로 옆에 라인을 증설하는 것이다. ‘확장(extension)’이란 뜻에서 M15X란 이름을 붙였다. 지난 6월 말 이사회에서 보류한 M17 공장과는 별개다. M15X 공장의 목표 완공 시점은 2025년 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존 M15의 확장 팹(생산 공장)인 M15X 착공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에 나선 것은 2018년 7월 이천 M16 이후 4년2개월 만이다. ‘불황일 때 더 투자해야 한다’는 경영 전략에 따른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대응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당장 반도체 시장이 소비 위축 등으로 얼어붙고 있지만, 지금 투자해야 몇 년 후 경기가 돌아섰을 때 반도체 공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이제는 다가올 10년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M15X 착공은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15X에서 생산할 제품은 미정이다. 공장 완공이 임박할 때 D램과 낸드플래시 중 시장 수요가 큰 제품을 골라 생산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M11·M12·M15 공장에서는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