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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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금리(낮아진 채권가격)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채권형펀드인 ‘만기매칭형펀드’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만기매칭형펀드란 펀드 만기와 편입 채권 만기를 동일하게 맞춰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손실 리스크를 없앤 상품이다. 채권 가격이 낮아진 상태에서 투자해 이자 수익과 함께 시세 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

3개월 만에 1500억 유입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이날까지 5개의 만기매칭형펀드가 출시됐다. 이들 펀드로 3개월 간 유입된 자금은 1500억원에 달한다. 교보악사만기투자형, 흥국2년만기형, DB1.5년만기형 등이 주요 상품이다. 31일에는 다올자산운용의 다올KTB2년만기형펀드가 설정된다.

만기매칭형펀드의 특징은 펀드 만기를 2년 이내로 잡고, 이 펀드가 투자하는 채권들의 만기도 이 기간에 맞추는 것이다.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평가 손실이 발생하지만, 만기매칭형펀드는 만기 때 상환 원금을 받는 전략을 활용하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도 손실이 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채권 가격이 떨어진 지금을 투자의 적기로 보고 있다. 이자 수익에 더해 시세차익까지 챙길 수 있어서다. 예컨대 만기가 2년 남은 AA0등급 회사채(발행가 1만원, 쿠폰이자율 연 1.83%)가 시장금리 상승으로 9533원으로 가격이 떨어졌을 때 매수해 만기 때까지 보유하는 경우, 만기 때 2년치 이자수익인 366원과 시세차익 467원을 챙길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만기매칭형상품에 투자하면 시중은행 정기 예금(이자율 2~3%) 대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출시된 만기매칭형펀드는 연 4% 내외의 수익률을 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다올KTB2년만기형펀드는 연 4.05~4.3%(보수 차감 전)의 기대수익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이같은 수익을 내려면 만기까지 펀드를 보유해야 한다. 투자기간을 1년6개월~2년으로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중도 환매 수수료는 5%로 높은 편이다.

A등급 이상 우량채권 투자

만기매칭형펀드는 채권 투자의 리스크로 꼽히는 발행사 디폴트로부터도 비교적 자유롭다는 분석이다. 투자금의 대부분을 우량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다올KTB2년만기형펀드는 AA등급, A등급 회사채에 주로 투자한다. 고영철 다올자산운용 채권전략팀장은 “이름을 들어본 대기업 회사채에 투자한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투자등급이 AA인 회사로는 SK하이닉스, LG전자, 미래에셋증권, A인 회사는 한화, SKC, 신세계푸드 등이 있다.

우리자산운용이 내놓은 우리2023만기펀드는 만기가 2023년 12월까지인 채권 중 A등급 이상 우량 채권만을 편입한다. 만기인 1년 4개월 동안 보유할 경우 최대 5% 수익을 낼 것이라고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DB자산운용이 출시한 DB1.5년만기형도 투자 기간이 1년6개월로 짧은 편이다.

오는 10월부터는 만기매치형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가 만기가 있는 채권형 ETF 도입을 골자로 상장 규정 개정안을 31일 시행하면서다. 거래소 관계자는 “다음달 초부터 운용사들로부터 제안서를 접수받을 것”이라고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 주요 운용사 대부분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3~4개의 만기매칭형 ETF가 올해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