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소재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한경 재테크쇼'에 주식 부문 전문가로 참석한 김대현 하나증권 명동금융센터 부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변성현 기자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소재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한경 재테크쇼'에 주식 부문 전문가로 참석한 김대현 하나증권 명동금융센터 부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변성현 기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200여명이 모인 행사장에서 나태주 시인이 쓴 '풀꽃'의 일부가 낭독됐다. 시 낭독회가 아닌 투자자들이 모인 재테크쇼에서다.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소재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한경 재테크쇼'에 주식 부문 전문가로 참석한 김대현 하나증권 명동금융센터 부장은 '폭락장 뚫은 스타워즈 우승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김 부장은 올 상반기 열린 실전 투자대회 '한경 스타워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인물이다. 대회 기간 코스피지수가 13.37% 밀리는 등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김 부장은 참가자 중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올렸다.

김 부장은 대회 우승의 비결 섹터로 '자율주행' '리오프닝' '웹콘텐츠' 등을 꼽았다. 성장성이 담보된 미래산업이라든가 역발상 전략을 취한 산업 등을 겨냥한 것이다.

섹터를 잘 고른 영향도 있겠지만 김 부장은 무엇보다 자신의 투자 지론이 시장에 잘 먹혔다고 판단했다. 그는 "오랜 기간 '결국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아야 이익을 얻는다'는 지론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대회에서도 이를 실험, 학습할 수 있었다"며 "투자 지론이 실전에서 효과가 있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어서 개인적으로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시 '풀꽃'에서처럼 주식시장에선 투자대상 종목을 '풀꽃'으로 여겨야 한다고 김 부장은 강조했다. 자세히, 오랜 기간 들여다 봐야 종목의 미래가치가 보인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김 부장은 세 가지 원칙을 언급했다. 첫째로 그는 "무엇으로 얼마나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을까 생각해야 한다.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있어야 미래가치에 대한 현재가치를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둘째로는 "기업 탐방과 시장 분석, 스터디 활동 등 직접 발품을 팔아 남들보다 많이 알아야 한다"고 했고, 셋째로 "막연히 보유하지 말고 항상 투자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즉 발품을 통해 습득한 배경 지식으로 리스크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소재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한경 재테크쇼'에 주식 부문 전문가로 참석한 김대현 하나증권 명동금융센터 부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변성현 기자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소재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한경 재테크쇼'에 주식 부문 전문가로 참석한 김대현 하나증권 명동금융센터 부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변성현 기자
실례로 김 부장은 BMW 딜러사인 D사를 들었다. 2018년 하반기 BMW에서 대규모 연쇄 화재가 발생했을 때 수많은 투자자들이 이를 악재로 받아들였지만 김 부장은 오히려 확신을 갖고 추가 매수에 나섰다.

김 부장은 탐방과 꾸준한 리포트 분석을 통해 D사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확인해 본 결과 문제가 된 차량은 차량 설계 변경 전인 2017년 이전 모델이었고 제조사인 BMW의 책임이 컸을 뿐 딜러사의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오히려 이로 인해 AS 부문 수익성은 증가했다. 아울러 그해 1~6월 동안 국내 H사와 K사에서 화재를 겪은 차량이 1600대인 데 비해 BMW는 피해차량이 58대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또 중고차매매단지 분양사업만으로도 회사는 연간 12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김 부장은 2018년 8월부터 4개월간 D사의 가격이 가장 쌀 때 꾸준히 사들였다가, 2019년 4월 말 CB 전환권을 행사한다는 공시가 나온 뒤로 분할 매도했다. 주가는 실제로 2019년 상반기부터 주가가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기 시작했다.

김 부장은 ""BMW가 불이 난들 D사의 실적과 주가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었다. 화재로 주가는 빠지는데 회사는 건재하니 저평가 매력이 높다고 생각했다"며 "이 때 D사 수익률은 100%에 근접하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연단을 내려오기 전 투자자들을 향해 "투자는 무척 복잡할 수 있겠지만 또한 아주 단순할 수도 있다"며 "시장이 어디까지 빠르고 언제 오를지 알 수 없다. '쌀 때 산다'는 원칙을 갖고 해당 종목을 꾸준히 추적, 관찰하면서 분산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