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에 줄줄이 내려가는 '목표주가'…오히려 오른 기업은?
하반기 경기 침체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사들이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춰잡고 있다. 상향의견이 나온 기업 비중은 최근 30%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업황 개선 등으로 목표주가가 상향된 기업들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발행된 기업 분석 보고서 가운데 목표주가 하향 의견이 나온 보고서 수는 364개로 집계됐다. 지난달 134개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목표주가가 상향된 보고서 수는 44개에 불과했다.

목표주가 하향은 투자자들에게 매도 신호로 읽히곤 한다. 증권사들이 발표하는 보고서 가운데 매도 보고서 비중 자체가 극단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발행된 기업 분석 보고서 7356개 가운데 투자의견을 매도로 나타낸 보고서 비중은 0.04%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약세장 속에서도 오히려 목표주가가 상향된 기업들에 주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기업분석 보고서를 발간한 증권사가 5개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최근 1개월 사이 목표주가가 상승한 기업 비중은 29%로 집계됐다.

최근 1개월 사이 목표주가 평균 상승 폭이 가장 높은 기업은 임플란트 및 치과기기 전문업체인 덴티움으로 나타났다. 최근 1개월간 7.14% 상향됐다. 이어 셀트리온이 4.65%, 롯데쇼핑이 4.08%, 한국항공우주가 4.03%, 셀트리온헬스케어가 3.85%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상승으로 수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도 최근 목표주가가 올랐다. 기아는 2.15%, 만도는 1.15% 상향됐다. 현대차도 0.2% 소폭 상향됐다. 태양광 관련주인 한화솔루션(2.32%), OCI(1.41%)도 각각 목표주가가 상향됐다.

목표주가가 상향된 기업들은 주가 흐름도 양호했다. 덴티움은 연초 이후 6.25%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연초 이후 19% 넘게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롯데쇼핑도 연초 이후 3.47% 올랐다. 셀트리온은 연초 이후 7.30% 하락했지만 코스피 하락률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쇼핑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목표주가가 상향된 기업 대다수가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역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통계적으로는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목표주가 상승 기업 비율이 낮아졌을 때는 목표주가 상승 기업의 평균 수익률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