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약세로 마감했습니다. 하루 종일 물가 이슈가 시장을 지배했습니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만에 9.1% 뛴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입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보다 0.45% 떨어진 3,801.78, 나스닥지수는 0.15% 밀린 11,247.58, 다우지수는 0.67% 하락한 30,772.79로 각각 거래를 마쳤습니다.

올 6월의 CPI는 전달 기록했던 8.6%를 크게 웃돈 수치입니다. 시장 예상치(8.8%)도 넘어섰습니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동기 대비 9.1%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동기 대비 9.1%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시장에선 오는 26~27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꺼번에 100bp(1bp=0.01%포인트)를 올릴 가능성이 대두됐습니다. 시장의 금리 인상 전망을 반영하는 Fed워치에 따르면 이달 말 통화 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100bp 올릴 확률이 76.2%로 평가됐습니다.

하루 전만 해도 이 확률은 7% 정도에 머물렀습니다.

앞서 캐나다 중앙은행은 높은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1%포인트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캐나다의 기준금리는 종전 연 1.5%에서 2.5%로 높아졌습니다. 한꺼번에 1%포인트를 올리는 건 1998년 후 23년여만입니다. 캐나다중앙은행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캐나다중앙은행은 13일(현지시간) 1998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100bp 인상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다.
캐나다중앙은행은 13일(현지시간) 1998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100bp 인상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다.
Fed 위원들은 9%대에 달한 인플레이션 수치에 대해 놀라워했습니다. 강력한 조치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는 “6월의 CPI 수치가 걱정스럽다”며 “물가 경로가 긍정적이지 않은 방향”이라고 했습니다. 1%P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잠재우려는 포석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연은 총재도 “물가가 너무 높다”며 “2년 내 실질 금리가 플러스로 바꾸는 걸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단기간 내 침체 위험이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간 역전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침체 우려 속에서도 기준금리는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간 역전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침체 우려 속에서도 기준금리는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월가에선 “Fed가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스티븐 블리츠 TS롬바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착륙은 끝났다”고 단언했습니다. 물가가 시장 예상보다 너무 많이 뛰었다는 겁니다.

블리츠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말 기준금리를 75bp(0.75%포인트) 올릴 게 확실시된다”며 “Fed는 가급적 빨리 연 4% 금리에 도달하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4% 금리도 최소한으로 잡은 것”이라며 “이 정도 금리까지 연내 도달하려고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블리츠 이코노미스트는 “Fed는 정말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이클 슈마허 웰스파고 거시전략 책임자는 “시장은 이미 75bp를 넘어서는 금리 인상을 기대하기 시작했다”며 “실질적으로 한꺼번에 1%포인트를 올리는 게 어렵다고 보지만 Fed가 시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실질금리는 15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임금이 꾸준히 오르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이 워낙 거센 탓이다.
미국의 실질금리는 15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임금이 꾸준히 오르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이 워낙 거센 탓이다.
그는 “이제 7월에 50bp를 올릴 가능성은 사라졌다”며 “9월 통화정책 회의 때도 50bp보다 더 큰 폭으로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리즈 앤 손더스 찰스슈왑 최고투자전략가(CIS)는 “Fed는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수요도 파괴해야 한다”며 “결국 경기 침체를 유도할 것이며 침체는 불가피한 가정이 됐다”고 했습니다. 그는 “미국은 이미 침체로 진입했을 수 있다”며 “침체 땐 뉴욕증시가 평균 32% 하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손더스 CIS는 “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문제가 아니다”며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에너지값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는 엇갈린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큰 폭으로 떨어졌으나 2년물 금리는 상승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큰 폭으로 떨어졌으나 2년물 금리는 상승했다.
10년물 금리는 연 2.91%로 전날 대비 5bp 떨어졌으나 2년물 금리는 연 3.13%로 오히려 10bp 뛰었습니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전이 심화한 겁니다. 두 국채간 금리 차이는 22bp로, 2000년 이후 가장 많이 벌어졌습니다.

국제 유가는 소폭 상승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6센트 오른 배럴당 96.3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8센트 상승한 99.57달러였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캐나다, 충격적 1%P 인상 ② 보스틱 Fed “1%P↑ 가능성” ③ 항공사들 “비용·운항 부담 급증” ④ 족집게 힌덴버그 “트위터 사라” ⑤ 심각한 임차료 등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