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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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은 날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상승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시장이 이미 전날 반영한 데다 중앙은행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7% 오른 2328.61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 역시 1.65% 오른 763.18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시장에서 개인은 2567억원, 외국인은 995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356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마감에 성공했다. 개별종목으론 신공장 건설을 발표한 현대차(2.51%)를 필두로 자동차주가 강세를 보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한은은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올렸다. 사상 첫 3연속 인상이자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래 첫 '빅스텝' 인상이다. 보통 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엔 악재로 작용한다. 무위험 국채를 사도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증가해 주식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까닭이다.

그럼에도 이날 주가가 오른 건 시장이 이미 빅스텝을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금통위를 앞둔 지난 12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0.96%, 2.12% 하락 마감했다. 금통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중앙은행 통화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도 또 다른 요인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화가 소폭 강세를 띈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5원20전 내린 1306원90전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변동성 확대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강한 매파 기조로 환율이 반락하며 시장은 안정된 모습"이라면서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을 앞둔 상황이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