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발표 후 3%대 급등…"우려 대비 선방"
삼성전자가 증권가 예상치를 소폭 밑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워낙 컸던 탓에 오히려 안도할 만한 숫자라고 평가했다. 주가 역시 반등에 성공했다.

7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3,01% 오른 5만8100원에 거래 중이다. 간밤 미국시장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0.66% 오르긴 했지만 이를 뛰어넘는 큰 폭의 상승세다.

이날 장 전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이 77조원, 영업이익은 14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94%, 11.38% 증가한 규모다. 다만 영업이익 기준 증권가 예상치 평균(14조7000억원)을 소폭 밑았다. 증권가 예상치를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증시가 안도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우려 대비 선방했다는 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실적발표를 직전에 보고서를 낸 애널리스트들은 예상치 평균을 훨씬 밑도는 실적을 예상하기도 했다. 지난 5일 보고서를 낸 다올투자증권만 해도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3조237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 국내 펀드매니저는 "미국 빅테크 기업이 최근 긴축경영에 나서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있었다"며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했지만 그만큼은 나쁘지 않았다는 게 숫자로 증명되며 주가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실적이 한국 증시의 단기 바닥은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봤다. 다만 중장기 추세 전환을 만들어 낼 수 있을 만큼의 실적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장은 "한국시장에서 반도체 역할이 중요하긴 하지만 결국 시장 전반의 추세전환을 만드는 건 글로벌 경기의 반등여부"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팀장은 "물가 상승률의 정점 통과가 지연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강도가 강해졌고 이로 인한 수요 충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 둔화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년 1분기에 진바닥을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