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인투자자들이 '공포에 사라'라는 주식시장의 격언처럼 폭락장 속에서 대형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개인들은 팔아치우기 보단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4일 장중 2276.63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뒤 현재 2300선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지수가 장중 2200대를 보인 것은 2020년 11월2일 이후 약 1년8개월 만이다. 지수는 최근 한달 새 14% 넘게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장중 연중 최저점(712.53)을 기록하는 등 최근 한달간 20% 넘게 지수가 빠졌다. 이후 반등에 성공하면서 현재는 75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1일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8305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8980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우려와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에 연일 폭락장이 나타나는 데도 개인투자자들은 개의치않고 저가매수에 나서는 모양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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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종목 5개는 △ 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에선 △ 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최근 주가가 급락한 종목 다수가 순매수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한달간 14.24% 빠지며 주가가 5만원대 중반까지 미끄러졌다. 이 기간 개인들은 3조8000억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

최근 52주 신저가를 연일 경신했던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뒤를 이어 2위에 안착했다. 주가 바닥권을 맴돌고 있는 카카오페이는 순매수 상위 4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들은 이들 종목은 각각 3500억원, 21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들은 소형주보다는 우량 대형주를 중심으로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4분기 이후를 겨냥한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김용구 연구원은 "불황에 강한 주식을 찾아야 한다"며 "경기둔화기 증시 포트폴리오에서는 소형주보다 대형주가 차별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시장에선 2차전지 등 신성장산업과 공모주를 중심으로 매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엘앤에프는 한달새 18% 넘게 주가가 빠졌으나 개인들은 1614억원어치 주식을 담았다. 앞서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배터리 공장 투자계획 재검토 등으로 흔들리자 2차전지 업종에 대한 투심이 위축됐다.

더군다나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자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공모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기도 했다.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범한퓨얼셀(734억원), 넥스트칩(589억원), 레이저쎌(482억원)은 지난달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새내기주이다.

최근 증권가에선 증시 조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경훈 연구원은 "지난해 8월부터 본격 시작된 국내 경기수축 사이클은 현재까지 이어지며 12개월 연속 위험 회피(Risk off)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다만 이달 위험 회피 시그널은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으며 기존 예상과 같이 올 3분기 내 경기수축 사이클의 종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초 이후 국내 증시가 하락한 것은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과 통화 긴축 등으로 유동성 축소가 예상되면서 증시 가치 평가(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크게 하락한 데 기인한다"며 "밸류에이션 축소에 따른 증시 조정은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