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가 2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앰버서더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KIF) 2022'에서 전기식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 '버터플라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가 2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앰버서더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KIF) 2022'에서 전기식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 '버터플라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출근 시간에 서울 여의도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택시를 탈 경우 1시간 가량이 걸린다. 일반택시를 이용하면 6만원, 모범택시는 9만원 정도의 요금이 나온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2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KIF) 2022' 첫 강연자로 나서 "4년 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전기식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를 이용하면 11만원을 내고 소요 시간을 13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며 "eVTOL이 대중화되면 '에어택시'(하늘을 나는 택시) 운임이 모범택시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미국 도심항공교통(UAM) 업체인 오버에어와 eVTOL '버터플라이'를 개발 중이며 2026년 출시 예정이다.

eVTOL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도심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헬리콥터와 비슷하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과 환경적인 측면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만큼 차이가 크다고 했다.

어 대표는 "헬기는 엔진으로 가동하고 수십만개 부품이 들어간다"며 "소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부품이 많아 고장이 어디서 일어날지 모른다"고 했다. 이어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대당 가격은 1000만~2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eVTOL은 추진 시스템과 전기 제어 장치로 이뤄진 단순한 구조다. 어 대표는 "작은 로터(회전 날개) 여러 개를 전기 모터로 돌리기 때문에 소음이 헬기에 비해 4~5배 적다"며 "가격은 1~2인승은 20만~30만 달러, 4~6인승은 30만~65만 달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 중인 eVTOL은 최대 속도가 시간당 322km에 이를 전망이다. 10분 이내 고속 충전이 가능하며 운항 거리는 서울부터 대전까지 갈 수 있는 160km다. 한화시스템은 eVTOL 개발 기술을 보유한 오버에어에 2019년 2500만 달러를 투자했고, 최근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1억15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한화시스템은 오버에어의 지분 약 30%를 보유하고 있다.

버터플라이는 국토교통부가 2024~2025년 실시 예정인 UAM 실증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어 대표는 "2025년에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승인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UAM 시장 규모가 내년 61억 달러에서 2030년 615억 달러로 10배 늘 것으로 예상했다. 2040년에는 그보다 10배 증가한 609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어 대표는 "eVTOL 등 UAM이 대중화돼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면 에어택시 운임도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UAM 시장 조성 초기인 2025년에는 운임이 km당 3000원, 성장기인 2030년에는 2000원, 성숙기인 2035년에는 1300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화시스템이 UAM 외에 미래 먹거리로 삼은 사업은 위성이다. 어 대표는 "개발 중인 저궤도 위성통신 안테나를 통해 '우주 인터넷'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지상을 거치지 않고 전세계 통신 위성망을 연결하면 오지와 비행기 내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고, 군사용으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