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이키가 드리운 어둠…마이크론, 반도체 흔드나?
주말 사이 단기 랠리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월가의 관측들이 쏟아졌습니다.

에버코어ISI의 줄리안 에마뉘엘 전략가는 "매파적인 중앙은행에서 나오는 뉴스들, 그리고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선행지수들의 급락세,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는 기업 실적(EPS) 하향 조정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주식은 랠리 했고 거래량도 강했다"라면서 "이번 베어마켓의 바닥은 유가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꺾이기 전에는 나타나지 않겠지만, 베어마켓도 언제나 일직선으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지난주 모습은 오는 27일 열릴 미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거래 가능한 랠리/바닥을 위한 토대를 만들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월말/분기 말 리밸런싱에 따른 주식 매수 유입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 기술적으로 보면 7월 첫 2주(7월 1일~7월 17일) 동안은 과거 통계적으로 연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2주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이키가 드리운 어둠…마이크론, 반도체 흔드나?
BTIG의 조너선 크린스키 기술 분석가는 "4017까지의 격차를 메워야 할 분기 말 랠리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하향하는 채널과 50일 이동평균선(4065) 등을 보면 차트상으로는 S&P500 지수가 100포인트 정도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나와 있고, 4000~4065 수준에서 저항을 만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월가에서 가장 낙관론자인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헤드는 "우리가 세계와 미국 경제의 상태가 양호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 투자자들까지 경제적 재앙을 예상한다. 그런데 만약 경기 침체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주식 등 위험자산은 상반기 손실을 대부분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향후 12개월 동안 경기 침체를 기본 사례로 보지 않는다. 사실 글로벌 성장이 가속화되어 하반기 3.1% 성장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은 4.2%까지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중앙은행이 태도를 바꾸게 만들고 경기 악화를 피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이키가 드리운 어둠…마이크론, 반도체 흔드나?
월가에서 가장 큰 비관론자로 꼽히는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도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는 최근 주식의 반등이 추가로 5~7% 더 상승할 수 있는 또 다른 베어마켓 랠리라고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전체 하락 폭의 38~50% 되돌리는 랠리는 자연스러운 것이고 이전의 베어마켓 랠리와도 궤를 같이한다"라고 설명하면서 S&P500 지수가 4200포인트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물론 윌슨은 여전히 비관적입니다. 그는 "S&P500 지수가 최근 저점보다 1배 높은 16.3배로 올라갔는데,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정당화되기 어렵다"라며 "결과적으로 이번 단기 랠리가 더 낮은 저점을 앞둔 베어마켓 랠리에 불과하다고 믿는다. 유일한 질문은 S&P500 지수가 3400~3500 근처에서 바닥을 치는 연착륙(기본 사례)이 발생할지, 아니면 지수가 3000으로 떨어지는 경기 침체(약세 사례)가 생길 것인지 여부"라고 지적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이키가 드리운 어둠…마이크론, 반도체 흔드나?
27일(미 동부 시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5%의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상승세는 유지되지는 못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이키가 드리운 어둠…마이크론, 반도체 흔드나?
이날 발표된 5월 내구재 수주는 전월 대비 19억 달러(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월(0.4% 증가) 수치나 월가 예상치(0.2% 증가)를 웃돌았습니다.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 가운에서도 비즈니스 투자가 현재까지는 오름세인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또 5월 잠정 주택 판매는 전달보다 0.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어 예상(4.0%) 밖으로 반등했습니다. 7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것입니다. 물론 모기지 금리가 급등한 만큼 이런 통계는 일시적일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13.6% 적은 상태입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월보다 펜딩 수치가 약간 늘었지만, 주택시장은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전환점을 맞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좋은 경제 지표는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경제 지표 약화→경기 침체 우려→원자재 급락→Fed 긴축 정점 가능성→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지난주 내러티브('나쁜 뉴스는 좋은 뉴스')와는 다른 탓입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전략가는 "내구재 주문 수치는 경제가 흔들리고는 있지만 아마도 시장 가격에 반영된 것보다는 더 많은 Fed의 금리 인상을 견딜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이키가 드리운 어둠…마이크론, 반도체 흔드나?
경기 침체 우려에 하락해온 미 국채 금리가 이런 좋은 지표에 반응해 상승했습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오후 3시 50분께 전장보다 6.5bp 상승한 3.20%를 기록했으며, 2년물은 5.6bp 오른 3.132%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23일 각각 3.015%, 2.880%를 찍고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이날 실시된 2년물(오전 11시 30분), 5년물(오후 1시) 입찰에서 모두 수요가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리 상승세가 더 가팔라졌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이키가 드리운 어둠…마이크론, 반도체 흔드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이키가 드리운 어둠…마이크론, 반도체 흔드나?
최근 급락해온 원자재 가격도 반등했습니다. 국제 유가는 1.6%가량 상승해 서부텍사스원유는 배럴당 109달러, 브렌트유는 114달러 수준에 거래됐습니다. 구리 등 기초금속도 상승했습니다. 코로나 봉쇄 완화로 중국 경제가 이달 다소 개선됐다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는 덕분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원자재 가격 하락이 근본적인 촉매(공급 부족 완화)에 의한 게 아니라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경제가 충분히 오랫동안 침체된다면 수요 감소로 원자재 가격도 하락하겠지만 경제는 거기(침체)에 있지 않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은 ″에너지와 원자재에 대한 우리의 낙관적 견해의 핵심은 투자 부족"이라며 "이번 하락은 매수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금리가 오름세를 지속하자 뉴욕 증시는 아래쪽으로 향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0.20%, S&P500 지수는 0.30%, 나스닥은 0.72% 하락한 채 거래를 끝냈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유가 상승세가 살아나면서 에너지가 2.79% 올랐고, 유틸리티 헬스케어 등 경기방어 업종이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지난주 급등했던 기술주와 임의소비재, 경기민감주는 급락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주식간 순환매가 급격하다"라며 "투자자들이 뭔가 확신이 있다기보다는 과매도에 의해 싸진 주식들을 주워 담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이키가 드리운 어둠…마이크론, 반도체 흔드나?
데이터트랙리서치는 올해 모든 랠리는 변동성지수(VIX)를 기준으로 표준편차가 1인 28 이상 혹은 2인 36 이상에서 발생했고, 17~24 사이는 증시의 단기 고점이 나타났다면서 VIX가 24~25에 달하면 이번 랠리의 기력이 바닥이 났다는 신호로 볼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날 VIX는 26.95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이키가 드리운 어둠…마이크론, 반도체 흔드나?
씨티와 UBS는 연말 S&500지수의 목표치를 낮췄습니다. 씨티는 연말 지수 목표치를 기존 4700에서 4200으로 낮추면서 예상보다 나은 기업 실적과 금리의 꼭지 징후 등으로 인해 하반기 주가가 지금보다 더 오를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면서 경기가 연착륙할 경우 4700, 얕은 침체가 올 경우 3650, 글로벌 침체(심각한 침체)가 오면 315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UBS는 연착륙 시나리오에서 2023년의 EPS 성장 기대치가 전년 대비 거의 비슷할 경우 S&P500은 3900선에서 올해를 마감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제 둔화로 예상 EPS가 15% 감소할 경우 3300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모두가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식이 오를 것이라고 확신하는데 필요한 요인이 아직 불확실한 탓입니다.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정점을 찍고 내려오거나(그렇다면 Fed가 긴축 행보를 바꾸겠지요), 아니면 기업 실적이 최소 현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란 게 확인이 되어야 지금의 주가가 싼지, 비싼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물가는 오는 7월 13일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CPI)가 매우 중요합니다. Fed의 7월 FOMC가 열리기 직전 마지막으로 발표되는 물가 지표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이키가 드리운 어둠…마이크론, 반도체 흔드나?
기업 실적을 알 수 있는 2분기 어닝시즌은 오는 14일 금융주를 시작으로 막을 올립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는 S&P500 기업의 이익이 올해 10.7%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전월 10%, 연초 8.7%에서 더 늘어난 수치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이키가 드리운 어둠…마이크론, 반도체 흔드나?
CNBC의 짐 크레이머는 지난 24일 이번 주가 다가오는 어닝 시즌이 어떤 모습일지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기업이 일이 잘 돌아가지 않고 있음을 인정해야 하는 사전 발표를 지켜본 게 오래됐다. 인건비 상승, 공급망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것들은 기업 매출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을 수 있다. 일부는 실적 보고서를 제출하기 전에 예측을 낮출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주를 잘 지낼 수 있다면 7월이 우리가 올해 상반기 겪었던 것만큼 나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생길 것이고 나는 더 낙관적으로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이키가 드리운 어둠…마이크론, 반도체 흔드나?
이날 나이키가 정규장 마감 이후 최근 분기 실적(~5월 31일)을 발표했습니다. 중국 봉쇄의 영향, 달러 강세로 인해 실적이 악화했을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최근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전망치를 상당 폭 낮췄습니다. 때문에 주가도 올해 들어 32.9% 급락했고, 52주 고점에서는 40%가량 내렸습니다.

나이키의 분기 매출은 122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해 월가 예상(120억 6000만 달러)보다 많았습니다. 또 주당순이익(EPS)을 90센트를 기록해 예상(0.81달러)을 넘었습니다. 정규장에서 2.13% 내린 나이키는 발표 직후 시간외에서 주가가 3%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지만, 콘퍼런스콜이 끝난 뒤 3% 가까운 내림세로 돌아섰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이키가 드리운 어둠…마이크론, 반도체 흔드나?
① 추정 실적이 낮아져서 그렇지 사실 실적 자체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전년 동기에 비하면 매출은 -1%, 순이익은 -5% 감소했습니다.

② 순이익이 예상보다 좋았던 것은 일회성 이익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나이키는 지식재산권의 미국 내 이전에 따른 일회성 세금 혜택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이번 분기 실효 법인세율은 9.1%로 전년 동기 14.0%에 비해 대폭 낮았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이키가 드리운 어둠…마이크론, 반도체 흔드나?
③ 재고가 84억 달러에 달해 전년 동기보다 23%나 급증했습니다. 월마트, 타겟에서 나타난 재고 급증세가 나이키도 덮친 것입니다. 공급망 혼란이 영향을 준 데다 중국 매출이 19%나 감소한 탓입니다. 문제는 가장 큰 시장인 북미 매출도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④ 총마진도 45%로 예상(46.8%)보다 낮았습니다. 전년 동기에 비해 0.8%포인트 줄어든 것입니다. 물론 이는 제조업체로는 기록적으로 높은 것이며, 동종 업계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⑤ 나이키는 콘퍼런스콜에서 다음 분기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비슷하거나 약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통화 중립을 기준으로 연간 매출은 낮은 두 자릿수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해상 운송 비용 상승, 제품 생산비 증가, 공급망 투자 및 높은 수준의 가격 인하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⑥ 나이키는 향후 4년간 18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시가총액의 10%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헤지펀드 텔레메트리의 토마스 쏜튼 설립자는 "나이키의 전반적 수치는 그리 좋지 않다"라면서 "EPS가 예상을 웃돈 것은 세금 혜택 덕분이고 마진은 예상보다 1.6%포인트 적었다. 중국 위험은 잘 알려진 것이지만, 북미 시장에서도 매출이 부진했다. 게다가 미국의 소매판매는 둔화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는 목요일, 29일에는 마이크론이 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마이크론의 예상 EPS는 2.46달러, 예상 매출은 86억 7000만 달러입니다. 짐 크레이머는 "마이크론은 중국 봉쇄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그 불행이 전체 반도체 주식에 즉시 전염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이키가 드리운 어둠…마이크론, 반도체 흔드나?
모두가 2분기 어닝시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전까지 랠리가 이어진다 해도 강력한 상승세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전략가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이번 주와 다음 주 증시의 향방을 정해줄 재료가 부족하다"라며 "투자자들이 2분기 어닝시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