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는 12월부터 ‘펀드 방문판매 활성화법’이 시행됨에 따라 투자권유대행인을 통한 펀드 가입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일부 금융지주사들은 시장 변화에 발맞춰 금융상품 판매 전문회사를 출범시켰다. 투자권유대행인을 대거 보유한 투자자문사는 ‘방판 플랫폼’까지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방문판매법 개정안에 따르면 올 12월부터 투자성 상품, 대출성 상품 등 금융상품은 방문판매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방문판매법은 고객의 단순 변심만으로도 14일 이내에 환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방문판매를 통해 펀드에 가입한 고객이 14일 이내에 수익률이 하락하면 일방적으로 가입을 철회할 수 있었다. 이에 따른 손해는 금융회사들이 떠안는 구조라 펀드 방문판매가 활성화하지 못했다.

법 개정에 따라 앞으로 투자권유대행인이 고객을 찾아가 모바일 등을 통해 펀드 가입을 도와주는 식으로 판매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모바일을 이용하면 은행이나 증권사 영업점에서 가입하는 것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이후 강화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며 영업점에서는 펀드 가입에 한 시간 안팎이 걸려 고객들의 불만이 많았다.

일부 금융지주사들은 12월부터 방문판매를 통한 펀드와 보험 가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금융상품 판매 전문회사를 만들었다. 이달 초 KB금융지주가 ‘KB라이프파트너스’를 출범시킨 게 대표적이다.

국내 투자자문사 중 가장 많은 투자권유대행인(850명)이 소속된 골든트리투자자문은 올 12월 방문판매에 쓰일 자문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대부분의 투자권유대행인들은 고객 정보를 액셀 파일에 정리하는 식으로 고객 관리를 하고 있다. 골든트리투자자문은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손잡고 고객 정보와 상품 정보 등을 정리한 플랫폼을 내놓을 예정이다. 월 사용료를 받고 골든트리투자자문 소속 뿐 아니라 모든 투자권유대행인이 사용할 수 있게 해 ‘구독 서비스’를 새 비즈니스 모델로 삼겠다는 것이다.

김유상 골든트리투자자문 대표는 “펀드 방문판매 시장이 커지면 플랫폼 구독 사업도 활성화될 것”이라며 “글로벌 펀드를 찾는 고객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해 전세계 70개 자산운용사의 3만5000개 펀드 사용권을 확보한 홍콩 프리베와 제휴를 맺었다”고 했다.

골든트리투자자문은 해외 펀드를 국내 도입하는데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해 가상펀드(Virtual Fund) 사업도 준비 중이다. 가상펀드는 해외 펀드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뒤 가장 유사한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 주식, 채권을 조합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가상펀드를 이용하면 자문사들이 자신의 투자 철학을 반영한 차별적인 글로벌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