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하반기 조선주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수요가 늘면서 조선사들의 일감은 늘었지만, 수주 고점을 이미 지났다는 분석이다.

13일 한화투자증권은 하반기 조선업종에 대해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투자등급을 하향했다고 밝혔다. 주요 조선소들의 수주 잔고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조선업 경기가 전반적으로 ‘다운사이클’에 접어들었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컨테이너선의 발주 감소로 올해 전체 선박 발주량은 전년 대비 33%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증권도 일부 국가들의 식량수출 금지, 상반기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등이 선박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전세계 선박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34%가량 감소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조선업 경기를 살펴볼 때 업황이 우하향하기 시작하면 1년 반에서 2년 가까이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며 “개별 선박의 건조 가격도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어 4~5개월 뒤엔 하락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반면 LNG선박의 수요는 당분간 견조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LNG선박은 5월까지 50척이 발주됐다. 올해 전체로 보면 작년 전체 발주량인 85척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LNG선 발주가 늘어도 전체적인 선박 발주 감소세를 만회하기엔 역부족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2023년부터는 선박들의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CII) 등급제가 적용되는데 이 시기에 맞춰 친환경추진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며 “2025년이 되면 경제적 수명을 다하는 선박들이 늘어나는 만큼 이 시기 이후 조선업이 다시 호황을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