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펀드를 굴리는 자산운용사 중 미국계 피델리티의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시장 강자 피델리티…50개 펀드 연평균 수익률 9.1%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소 1000억원 이상 퇴직연금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중 펀드 설정 이후 연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미국계 피델리티다. 이 회사가 운용하는 50개 퇴직연금 펀드의 출시 이후 연평균 수익률 평균치는 연 9.12%(3일 기준)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운용 규모도 빠르게 늘어났다. 2017년 1802억원이던 순자산 규모는 올해 6월 1조5628억원으로 아홉 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피델리티의 퇴직연금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건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2016년 설정 이후 연평균 19.0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동남아시아에 투자하는 ‘피델리티아세안’과 인도에 투자하는 ‘피델리티인디아’도 각각 연평균 16.49%, 11.82%의 수익을 거뒀다.

미국계 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틴(6.6%), 중소 운용사 에셋플러스(6.3%) 마이다스(6.1%) 등이 뒤를 이었다. 얼라이언스의 ‘AB미국그로스증권’(12.9%), 에셋플러스의 ‘코리아리치투게더’(20.24%), 마이다스의 ‘아시아리더스성장주’(17.29%) 펀드가 특히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베어링(5.38%) 다올(5.34%) 이스트스프링(5.23%) 트러스톤(5.12%) 등의 퇴직연금 펀드 수익률도 나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 중에선 KB자산운용의 퇴직연금 펀드가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K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221개 퇴직연금 펀드의 설정 이후 평균 수익률은 연 4.95%였다. ‘KB그로스포커스’가 27.5%, ‘KB베트남포커스’가 23.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328개 퇴직연금 펀드를 굴리는 미래에셋자산운용(4.37%)이 뒤를 따랐다. ‘미래에셋코어테크’가 21.21%,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가 15.9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356개 퇴직연금 펀드 평균 수익률은 4.03%였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7월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영제도(디폴트옵션)가 도입되면 자산운용사의 수익률에 따라 투자자 쏠림 현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