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로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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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경기에 대해 진짜 안 좋은 느낌(super bad feeling)이 든다"며 "직원을 10% 줄이고 대신 더 많은 시간제 근로자에게 의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같은 내용의 메모를 테슬라 전 직원에게 보냈다. 제목은 '전 세계의 고용을 일시 중지하라'다.

머스크는 메모에 "많은 분야에서 직원이 (적정 수준을) 초과하기 때문에 임직원 수를 10% 줄일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자동차, 배터리팩 제조 공정 직원이나 태양광발전 장비 등을 설치하는 직원들에겐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2021년말 기준 테슬라와 자회사의 직원은 약 10만명 수준이다. 머스크의 메모 내용에 따르면 1만명 정도가 일자리를 잃게 될 전망이다.

머스크는 최근 경기 침체 위험에 대해 경고하는 메시지 등을 자주 공개했다. 인플레이션과 중국 상하이 봉쇄에 따른 공급망 혼란, 경기 침체 우려 등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감원'이란 초강수를 두려는 것으로 평가된다

테슬라 경영만 놓고봐도 상하이 기가팩토리 가동 중단 여파로 올해 생산량이 시장 기대치(연 140만~150만대)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실적설명회에서 차량 생산량이 하반기에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올 초 1200달러에 근접했던 주가는 현재 700달러 초반을 맴돌고 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12시15분 기준 8.37% 하락한 709.76달러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감원이나 고용동결은 테슬라만의 일은 아니다. 우버(차량공유 및 식음료 배달), 로빈후드(주식거래), 카바나(중고차 거래) 등이 감원을 추진 중이다. 메타플랫폼, 아마존 등 빅테크들과 코인베이스 등 유망주로 꼽혔던 업체들도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채용 시점을 연기한 상태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