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개장 직전부터 악재가 쏟아졌습니다. 지난달의 고용 지표가 공개됐는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안정적인 고용 시장이 다시 한 번 확인되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완화 가능성을 낮췄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경제가 진짜 나빠질 것(super bad)이란 느낌을 갖고 있다”며 전세계 직원의 10%를 감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휘발유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상대적 수혜를 입고 있는 세계 최대 전기차마저 감원에 돌입한다는 소식은 시장에 충격을 줬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1.63% 하락한 4,108.54, 나스닥지수는 2.47% 급락한 12,012.73, 다우지수는 1.05% 밀린 32,899.70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지난주엔 상승세로 마감했는데, 다시 주간 기준으로 하락 반전했습니다.

미 노동부의 5월 보고서는 “고용 시장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줬습니다.

5월의 비농업 일자리 수는 전달 대비 39만 명 늘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 평균(32만8000명 증가)을 웃돌았습니다. 4월 수치는 42만8000명에서 43만6000명 증가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실업률은 3.6%로, 석달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이 정도의 실업률은 역대 최저치였던 2020년 2월(3.5%)에 근접한 겁니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3.6%로, 3개월 연속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3.6%로, 3개월 연속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달 대비 0.3% 상승했고, 전년 대비로는 5.24% 뛰었습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워낙 높기 때문에 실질 임금은 1년 넘게 마이너스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약세론자인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전략가는 “최근 상승장은 전형적인 약세장 속 단기 상승(베어마켓 랠리)이었다”며 “Fed의 긴축이 끝날 때까지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일자리 수가 감소세로 전환해야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인 Fed가 조금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적 태도로 전환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돈 피츠패트릭 소로스펀드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결론만 말하자면 미국의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다”고 단언했습니다. 다만 침체가 오더라도 지금 사람들의 생각보다 훨씬 뒤에 닥칠 것으로 봤습니다.

올해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석하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은행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더 센 긴축’을 강조했습니다.
래피얼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가 지난달 말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수 있다"고 발언해 금리 기대치가 하락했으나 이후 다른 중앙은행(Fed) 위원들이 잇따라 긴축 강화 발언을 내놓으면서 상승 반전했다.
래피얼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가 지난달 말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수 있다"고 발언해 금리 기대치가 하락했으나 이후 다른 중앙은행(Fed) 위원들이 잇따라 긴축 강화 발언을 내놓으면서 상승 반전했다.
메스터 총재는 “물가 정점이 아직 지나지 않았다”며 “9월 통화정책 회의 때도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조짐이 없다면 50bp 더 올리거나 최소 25bp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어떤 경우이든 금리 인상 행보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부의장과 대동소이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날 미 국채 금리와 국제 유가는 또 상승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2.96%로, 전날보다 4bp(0.04%포인트) 올랐습니다. 2년물 금리는 2.66%로, 1bp 상승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0달러 오른 배럴당 118.87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2.11달러 상승한 배럴당 119.7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7∼8월에 하루 64만8000배럴씩 원유를 증산하기로 합의했으나 시장에선 실효성을 낮게 봤습니다. 어차피 다수 산유국들이 증산 쿼터를 맞추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더구나 러시아는 추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해제와 미국의 원유 수요 증가는 또 다른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11개 섹터 중 에너지를 제외한 10개 섹터의 지수가 하락했다. CNBC 제공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11개 섹터 중 에너지를 제외한 10개 섹터의 지수가 하락했다. CNBC 제공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머스크 “나쁜 직감…10% 감원” ② 메스터 “9월에도 금리 올려야” ③ 터키 도매물가 2.3배↑ 충격 ④ 항공주, 호재에도 급락 왜? ⑤ 엑슨모빌 8년래 최고가 ⑥ “대다수 코인 사라진다” ⑦ 다음주 물가·RBA·ECB 금리 주목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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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