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에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가 사라졌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시작되면서 주가 하락이 이어진 탓이다. 반면 1000원 미만 ‘동전주’ 숫자는 1년 새 60% 넘게 증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서 주당 100만원이 넘는 종목은 하나도 없다. 주가가 가장 높은 종목은 99만6000원의 태광(12,550 +3.29%)산업이다. 1년 전만 해도 태광산업은 120만8000원으로 대표적인 황제주였다.

그다음으로 주가가 높은 건 77만원의 삼성바이오로직스(809,000 -2.65%)다. 이 종목은 작년 8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백신 수요 증가 기대로 100만원대를 기록한 바 있다. 세 번째로 주가가 높은 종목은 LG생활건강(671,000 +7.88%)으로 69만2000원이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부터 작년 말까지 100만원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올 들어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둔화된 모습을 보이며 주가가 1년 새 반 토막 났다.

1년 전 주가가 80만원을 웃돌며 황제주 후보에 올랐던 LG화학(550,000 +1.29%)엔씨소프트(426,000 -2.07%) 역시 한 해 동안 주가가 급락하며 각각 50만원대, 42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작년 스판덱스 호황에 황제주 입성이 유력시됐던 효성티앤씨도 현재 주가가 37만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반면 동전주 수는 63% 증가했다. 현재 1000원이 안 되는 종목은 총 83개(상장지수펀드 제외)로 전년 동기(51개)에 비해 1.6배 늘었다. 2019년 이후 만년 동전주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던 SK증권은 작년 동학개미운동의 혜택을 받고 1000원 이상으로 주가가 올랐다가 다시 800원대로 떨어졌다. 티웨이홀딩스(555 +4.13%) 역시 지난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 기대감에 주가가 1700원대까지 상승했다 유상증자 결정 등의 악재가 나오며 700원대로 주저앉았다. 연예기획사 판타지오(605 +2.20%)는 K팝의 글로벌 흥행에 2020년 주가가 20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뚜렷한 호재 없이 하락하더니 700원대의 동전주 신세가 됐다.

동전주 후보도 적지 않다. 상상인(9,050 +2.38%)증권은 최근 증시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주가도 하향세를 나타내 11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대명소노시즌(926 +4.28%)은 알짜사업을 매각한 뒤 렌털사업에 진출했으나, 이후 적자폭을 키우며 주가가 1100원대로 하락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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